거꾸로 먹으면 살이 빠져요?
먹는 순서만 바꿔도 살이 빠진다?
언젯적 거꾸로 식사법?
다이어트 ‘고인물’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거꾸로 식사법’. 간단하게 설명하면, 한 끼 식사를 영양소별로 나눠 식이섬유, 단백질, 탄수화물 순으로 섭취하는 것. 먹는 음식의 종류를 크게 바꾸지 않고, 식사량을 과도하게 줄이지 않아도 체중 감량 효과를 낼 수 있는 거꾸로 식사법이 큰 이슈가 되지 못한 이유는 한식의 특성에 있다. 밥과 반찬에 섞여 있는 각종 영양소를 분리해서 먹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 그렇지만 달라진 식이 트렌드로 거꾸로 식사법이 다시금 주목받는다. 배달 샐러드, 조리된 닭가슴살, 과일 도시락 등 간편한 다이어트 식단을 준비할 수 있게 된 것. 일반 식으로도 살이 빠지는 거꾸로 식사법, 그래서 실제로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고?
작심삼일 다이어트, 안녕
단순히 먹는 순서만 바꾼다고 살이 덜 찔까? 정답은 ‘그렇다’. 음식을 섭취하고 나면 몸에서 인슐린이 분비되는데, 빵이나 쌀밥 등 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먹으면 인슐린 분비가 급격하게 늘어난다. 인슐린은 혈중 포도당을 지방으로 바꿔 몸에 축적해 혈당을 낮추기 때문에 인슐린이 과다분비되는 상태가 지속되면 몸속에 지방이 쌓인다. 이런 이유로 다이어터에게 탄수화물은 외면받는데,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배제하는 식단은 허기가 빨리 지고, 다음 식사 때 폭식하기 쉽다는 단점이 있다. 결국 다이어트 식단을 쉽게 포기하게 되는 것. 그런데 거꾸로 식사법은 식사량을 억지로 줄이는 것이 아니고, 포만감이 든 후 탄수화물을 섭취해 자연스럽게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포인트다.
“식이섬유와 단백질처럼 당지수가 높지 않은 음식부터 먹으면 인슐린이 급격하게 분비되지 않아 이후 섭취하는 탄수화물이 몸에 흡수되는 정도 역시 달라져요.” 고정아 대표 원장의 설명이다. 거꾸로 식사법은 다이어터뿐 아니라 일반 식보다 혈당 지수를 낮출 수 있어 당뇨의 위험을 감소시키고 불규칙한 식사를 하는 이들의 식습관을 개선하는 데도 좋은 식사법인 셈. 순서를 고려하지 않고 먹을 때보다 탄수화물에 대한 중독성을 크게 줄이면서 포만감이 오래 지속되는 거꾸로 식단, 어떻게 먹으면 되는지 알아보자.
거꾸로 식단 리스트
STEP 1 식이섬유로 포만감 UP
양상추, 양배추, 오이, 셀러리 등 생채소나 팩으로 판매하는 샐러드를 가장 먼저 먹는다. 위장 장애가 있다면 데치거나 찌는 등 간단한 조리 과정을 거쳐 섭취하는 것을 추천한다. 식이섬유는 소화나 흡수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천천히 꼭꼭 씹어 먹고, 식사 전후로 물을 충분히 마시자. 디저트로 즐기는 요거트나 과일 역시 이 단계에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단, 망고나 포도, 배 등 당이 많은 과일은 삼가고 딸기, 키위, 오렌지, 아보카도 등 당이 적은 과일을 선택한다. 같은 의미에서 체중 감량 효과를 높이고 싶으면 채소에 드레싱을 뿌려 먹는 것도 자제하자.
STEP 2 필수 영양소, 단백질 채우기
식이섬유가 든 채소와 과일로 포만감을 채웠다면, 두부나 삶은 달걀, 닭가슴살, 갈빗살, 생선류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으로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킨다. 단백질은 신체를 이루는 주성분으로, 다이어트 식단에도 포함되는 필수 영양소다. 단백질 지렛대 이론에 따르면, 과도한 식단 조절로 충분한 양의 단백질을 섭취하지 않으면 단백질 필요량이 채워질 때까지 폭식할 확률이 높다. 샐러드로만 식사를 하는 등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쉽게 포기하게 되는 이유다. 단백질은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게 돕기 때문에 다이어트할 때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STEP 3 식사 마침표, 탄수화물
일반적인 다이어트 식단과 가장 다른 부분이 있다면 바로 탄수화물 섭취로 식사를 끝내는 것. 탄수화물을 일정량 섭취하면 식사 후 다른 음식에 대한 요구도가 높아지는 걸 막을 수 있다. 다만, 거꾸로 식사법이라 해도 한계가 있다. 아무리 식이섬유와 단백질로 배를 채웠다고 해도 체중 감량 효과를 크게 기대한다면 빵이나 밥, 면 등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는 것에 신경 써야 한다. 일반 식으로 마무리할 때 쌀밥보다는 현미나 잡곡밥을 반 공기 이하로 섭취하되, 나물이나 두부 등 식이섬유와 단백질이 든 반찬과 함께 먹도록 한다.
사진 김태선
도움말 고정아(고정아클리닉) 김희준(청주나비솔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