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NOT PRETTY

SO? 불편함의 진실을 깨달은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 ‘꾸밈 노동’을 멈춘 후 내 삶이 달라졌다.

I'M NOT PRETTY
배리나

이전 나의 모습 늘 거울 앞에서 내 모습을 보고 단점을 찾아내며 나 자신을 깎아내리기 급급했다. 이로 인해 외모에 대한 자괴감에 빠져 급기야는 외출도 꺼려졌고 중요한 인터뷰, 시험, 면접을 놓치는 경우도 허다했다.

결정적 계기 지인의 ‘탈코르셋’ 운동 여파로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처럼 외모에 대한 집착으로 상처 받는 수많은 이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 여성들이 ‘꾸밈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를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나부터라도 용기를 가지고 불필요한 꾸밈을 멈추는 것을 실천해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 실천한 것 나 자신을 인정하는 것. ‘나는 예쁘지 않습니다’라는 영상을 제작했고, 이를 통해 내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단계부터 천천히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화장을 안 하고 외출할 수 있었고 사회가 규정한 ‘여성스러움’을 표출하는 의상 또한 멀리하게 되었다.

주변 반응 지인들로부터는 ‘멋있다’ ‘너가 행복하면 된 거다’ 등 긍정적인 얘기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는 엄청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아직까지도 악플이 넘쳐나고 있을 정도. 사실 그들은 ‘탈코르셋’을 이야기하는 내가 아닌 그저 못생기고 뚱뚱한 나를 비난하고 싶어하는 이들임을 잘 알기에 이런 말들로 상처 받진 않는다. 이로 인해 오히려 멘탈이 더 강해짐을 느낄 때도 있다.

내가 생각하는 나 더 이상 스스로를 자학하지 않게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고 스트레스를 받는 일도 없어졌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불필요한 소비 또한 줄었다. 나를 아끼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 뿌듯함을 느끼고, 스스로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 자체에 큰 행복을 느끼는 중이다.

또 다른 여성들에게 우리는 아름다울 필요가 없다. 우리는 누군가가 소유한 보여주기 위한 꽃이 아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조금 이기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모든 여성들이 스스로를 더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사월

이전 나의 모습 워낙 패션을 좋아하기도 하고 보여지는 모습에 관심이 많았다. 옷에 나를 맞추기 위해 다이어트에 집착하기도 했고, 킬힐을 신는 날은 누구보다 자신감이 올라가기도 했다.

결정적 계기 공연을 앞두고 있어 ‘보여지는 것’에 대해 집착하며 스트레스가 심했었던 날이 있었다. 그러던 중 해외 뮤지션들이 무대 위에서 누구보다도 편한 모습으로 땀을 흘리며 공연하는 모습을 보았고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최고이지 않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용기를 얻었다.

가장 먼저 실천한 것 맨 처음 노메이크업으로 공연을 시작했다. 불필요한 꾸밈에 대한 스트레스를 표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립스틱을 포기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지만 숏커트로 머리를 자르고 나니 자연스러운 내 모습을 받아들이는 게 더욱 수월해졌다.

주변 반응 낯선 내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주는 게 어색했다. 심장 뛰는 소리가 밖으로 들릴 정도로 떨리는 순간이었지만, 다들 아무렇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을 보다 보면 이 전에 화려하게 꾸민 ‘셀카’나 ‘OOTD’ 게시물을 올렸을 때보다 ‘좋아요’가 적어진 것 같기도 하다. 부모님은 이전보다 예쁘지 않다고 싫은 내색을 하시기도 했다.

내가 생각하는 나 아직까지는 ‘나 스스로 하고 싶은 것’과 ‘남들에게 보여지는 나’라는 가치관이 충돌할 때가 많다. 많은 여성들이 나처럼 혼란스러운 시기인 것 같다. 내가 립스틱을 바른다고 해서 여성 인권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내가 투블럭 헤어를 한다고 해서 여성 인권이 높아지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나 자신을 찾아가는 단계지만 지금의 내 모습이 뿌듯하다.

또 다른 여성들에게 최근 남성용 속옷 ‘드로즈’를 입어봤다. 정말 편했다. ‘우리는 왜 이 편한 걸 입지 못했던 걸까?’라는 생각에 조금 씁쓸해지기도 했다. 수많은 여성들이 ‘아름다움’을 강요 받아왔다. 하지만 지금 나의 모습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자신을 위해서라고 말한다면 그 답이 진정 자신의 내면에서 나오는 것인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치도

이전 나의 모습 ‘예쁘다’라는 말에 집착했다. 이 때문에 매일같이 화장을 하고 온갖 방법으로 살을 빼기도 했다. 거울을 보며 모든 콤플렉스들을 하나씩 짚어가며 자괴감에 빠질 때도 많았다. 성형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자주 했었고, 살을 빼야만 행복할 수 있을 거란 막연한 생각에 빠지기도 했었다.

결정적 계기 내 인생 마지막 다이어트가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살을 빼기 위해 휴학까지 했지만 내가 얻은 것은 결국 강박증과 식이장애였기 때문이다. ‘어쩌다 내 인생이 이렇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충격을 받았고, 이를 계기로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가장 먼저 실천한 것 다이어트를 그만두었다. 그리고 유튜브를 개설해 노메이크업, 노브라를 주제로 영상을 찍으면서 꾸밈 노동을 줄여가는 내 모습을 담았다. 화장한 모습을 통해 자신감을 얻는 것 또한 줄여가고 있다. 내추럴 사이즈 모델로 활동하다 보니 메이크업을 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내가 느껴진다.

주변 반응 많은 이들이 영상을 통해 내가 차츰 변해가는 과정을 보았기에 큰 반응은 없다. 다만 나의 이야기를 듣고 ‘불필요한 꾸밈을 멈추게 되었다’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등의 연락이 올 때가 많다.

내가 생각하는 나 지금의 내가 좋다. 이전에는 어디를 가도 내가 제일 예뻤으면 했고, 내가 제일 눈에 띄었으면 좋겠다라는 강박에 시달렸다. 불필요한 꾸밈을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야 될 일이 줄어드니 시간도 더 많이 생겼다. 꾸밈 노동에서 벗어나니 삶 자체가 여유로워졌고, 한 단계 더 성장한 듯한 기분이 들 정도.

또 다른 여성들에게 꾸미는 것이 나쁜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강제적으로 행하는 것이 아니라면 오히려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되어주기도 하니까. 하지만 그 자체가 스스로를 힘들게 한다면 한번쯤 모든 걸 내려놓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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