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우팻 다이어트의 함정
다이어트에 좋다고 맹신하며 섭취해온 저지방(로우팻) 푸드. 하지만 어떤 저지방 음식은 살을 찌우기도 한다는데, 똑똑하고 건강하게 저지방 음식을 섭취하는 법.
다이어터, 저지방을 맹신하다
다가올 여름휴가를 위해 속성으로 다이어트하는 이들이 급증하는 요즘, 체중 감량을 위해 다이어터가 눈길을 돌린 곳은 로우팻 푸드, 즉 저지방 음식이다. 시중에서 저지방 요거트나 저지방 우유, 저지방 치즈 등 다양한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데, 이런 저지방 아이템은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최근 에디터가 다녀온 청담동 S마트에서도 저지방 우유나 요거트를 진열한 선반만 텅 빌 만큼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런 열풍의 원인은 저지방 라벨이 붙은 제품이 다이어트에 도움을 준다고 철석같이 믿는 소비자 때문. 그런데 저지방이라고 해서 무조건 저칼로리를 뜻하는 것만은 아니라는데, 이게 무슨 청천벽력 같은 소리일까?
저지방 음식, 당분 주의보
미리 말하자면 모든 저지방 음식이 다이어트에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무분별한 저지방 음식 섭취를 지양해야 한다는 것. 실제로 지방은 1g당 칼로리가 높은 편이라, 지방의 양을 줄인 음식의 경우 칼로리가 낮아지는 건 사실이다. 문제는 지방을 뺀 대신 맛이나 풍미를 더하려고 당 함량을 높여 칼로리가 오히려 높아지는 경우다.
유튜버 ‘살빼남’으로도 활동 중일 만큼 다이어트에 박식한 청주나비솔한의원 김희준 원장은 “지방은 1g당 9kcal, 탄수화물과 단백질은 1g당 4kcal여서 같은 음식이라면 지방을 뺀 쪽이 칼로리가 줄어드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당질입니다. 저지방이더라도 당질 성분이 높다면 다이어트에는 불리할 수 있습니다. 당질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데, 인슐린이 분비되면 우리 몸의 세포는 에너지를 받아들이기만 하는 일방통행으로 변해 지방 합성이 촉진됩니다. 지나친 당질 섭취는 건강과 다이어트에 해로울수 있으니 단순히 저지방 여부만 따질 게 아니라 당분 함량과 전체 칼로리도 고려해야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당=탄수화물인 만큼 당이 많이 첨가된 저지방 음식을 먹으면 탄수화물 섭취량이 늘어나고 칼로리도 높아진다. 단순히 저지방이라는 단어만 보고 무턱대고 많이 섭취했다가는 오히려 체중이 증가할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할 것. 저지방 음식을 구입할 때는 영양 분석표에서 당분 함량과 칼로리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자.
저지방 음식은 단백질과 함께!
저지방 음식을 본격적으로 먹기 전 참고하면 좋을 팁이 있다. 혹자는 저지방 음식을 먹으면 허기가 빠르게 진다고도 한다. 그래서 포만감을 느끼지 못해 오히려 탄수화물 과다 섭취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이런 ‘카더라’에 대해 속 시원한 답변을 듣고 싶어 김희준 원장에게 추가로 물었다. “저지방 음식을 먹는다고 해서 반드시 허기가 빨리 지는건 아닙니다. 다만 탄수화물보다 지방의 소화 흡수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같은 음식을, 같은 칼로리로 섭취한다는 조건 아래 지방을 뺀 쪽이 포만감이 덜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3대 영양소 중 포만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단백질이므로 저지방 음식을 먹더라도 단백질을 충분하게 섭취하면 포만감은 보충될 수 있습니다.”
즉 저지방 음식과 적당한 양의 좋은 단백질을 함께 섭취한다면 공복감 없이 쉽게 다이어트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저지방 음식과 함께 곁들이기 좋은 단백질로는 달걀, 귀리, 아몬드, 닭 가슴살 등이 있으니 저지방 음식을 먹을 때 기억해두면 도움이 된다.
저지방 음식과 함께 좋은 지방 먹기
저지방 음식을 섭취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건강과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는 ‘좋은 지방’을 함께 먹는 것. 지방은 신경 세포 연결과 세포막 형성, 호르몬 형성 등 신체 대사의 재료가 되거나 영향을 미치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라서 과도한 무지방·저지방 식이는 위험할 수 있다. 전체 칼로리의 15~30%를 지방으로 먹는데, 최소 15% 섭취량은 지키길 권장한다.
그렇다면 어떤 지방을 먹는 게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까? 김희준 원장은 포화지방산보다 불포화지방산을 추천한다. “포화지방산은 적색 고기인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함유된 지방이고, 불포화지방산은 견과류와 아보카도, 생선 등에 풍부합니다. 불포화지방산 위주로 섭취하되, 고온으로 가열하면 당 독소 등이 생성될 수 있으니 가급적 튀김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조언했다.
그 외 올리브나 올리브 오일 등을 함유한 샐러드를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저지방 음식과 건강한 저지방 식단과 함께라면 다이어트가 훨씬 수월해질 거다.
사진 김태선
도움말 김희준(청주나비솔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