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츠인마이하우스, 양유완
유리로 작품을 만드는 유리공예가 양유완. 그의 작품을 쏙 빼닮은 공간은 늘 투명하게 빛난다.
MEANING OF SPACE

CONCEPT 명확한 쓰임새 공간의 용도가 명확하게 드러나 보이는 게 특징이다. 크고 둔탁한 기계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찬 작업실은 기능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 그 대신 미팅이나 식사를 하는 응접실은 대화를 나누기 좋은 온기와 무게감을 주었다. 차가워 보일 수 있는 유리와 대비되도록 따듯한 무드의 빈티지 가구로 공간을 채웠다.

PHILOSOPHY 빛과 향으로 공간의 온도와 그날의 기분, 함께 있는 사람과 나눈 대화 내용까지. 모름지기 공간은 빛과 향처럼 보이지 않는 무형의 것들로 완성된다. 따사롭게 들어온 작은 빛 하나는 너울거리며 유리에 반사돼 공간 가득 형용할 수 없는 밝음을 선사한다. 공간의 분위기를 구성하는 가장 강한 힘은 향이다. 움직임이 없어도, 눈을 감아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감각이기 때문이다.

COLOR 유리의 색 사람들이 내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작품의 컬러에 대한 거다. 그런데 사실 유리는 한복과 같다. 어떤 컬러와 매치해도 유치하지 않다. 예를 들어 도저히 시도할 수 없을 정도의 엉뚱한 색 조합도 유리에 배치되면 또 다른 아름다움을 내뿜는다. 그래서 오히려 유리 본연의 색을 돋보이게 하고 싶었다. 공간을 따뜻하고 밝은 베이지 톤으로 마무리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TEXTURE 다양한 텍스처 텍스처는 컬러만큼 중요하다. 텍스처가 가진 고유의 무늬가 빛을 만나 살아나는 모습을 보는 게 즐겁다. 색과 톤이 같아도 텍스처가 다르면 분위기가 확 달라지는 것처럼 과한 가구나 오브제보다 잔잔하고 미세한 텍스처의 차이가 주는 공간의 매력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TERRACE 나의 작은 정원 체력 소모가 크고 고된 작업이 많은 일을 하는 만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필수다. 그래서 마련한 확 트인 공간인 테라스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 기분 전환을 위해 테라스 한쪽을 야외에서 누릴 수 있는 생기 넘치는 꽃과 식물로 꾸며놓았다. 요즘은 날이 풀리면 피어날 튤립을 기다리는 재미에 산다.
ABOUT ME

MOTO MY WAY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특정한 것에 영향을 받는 사람이 아니다. 추구하거나 이상향이 있지도 않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나는 그저 내가 좋으면 그만인 사람이다. 스스로 만든 길, 어떤 것에서도 영향을 받지 않는 오로지 ‘나’의 작업만이 내 것이라고 생각한다.
INTEREST 음악 감상 인간은 오감이 만족할 때 비로소 행복을 느낀다. 행복을 위한 작은 첫걸음으로 음악을 늘 가까이 한다. 정신이 맑아야 몸과 마음도 건강하다는 말이 있듯, 매일 아침 음악으로 잠을 깨우고는 한다. 그날의 기분에 따라 음악을 바꿔 들으면 작지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긴다. 요즘 즐겨 듣는 음악은 류이치 사카모토의 ‘철도원(Poppoya)’.
SPECIAL MOMENT 고사 다사다난했던 작업실 이사를 마치고 잘 되게 해달라고 고사를 지냈다. 우리가 생각하는 ‘고사’와 조금 다른 비주얼이지만 내 식대로 차린 고사상 앞에서 앞으로 좋은 운이 들어오기를 바라며 기도했다. 유난히 맑은 푸른 하늘과 선들거리는 바람까지. 무얼 해도 좋을 것 같은 그런 날이었다.
MY FAVORITE

PLATE 멋진 한 상을 위해 유학 생활을 오래해서 직접 음식을 차려 먹는 데 익숙하다. 다양한 음식을 만드는 데 거리낌이 없으니 요리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플레이팅에 흥미가 생긴 이유기도 하다. 작은 그릇 하나에 음식을 담더라도 좀 더 신경 써서 담으면 훌륭한 요리를 즐길 수 있음을 깨달았다. 소박하지만 잘 차려낸, ‘나’를 위한 음식을 완성하는 일이 요즘 느끼는 큰 기쁨 중 하나다.
FURNITURE 덴스크의 가구 이사를 하며 유난히 기억에 남았던 하루가 있다. 작업실 공사로 몸도 마음도 지친 날이었다. 마침 그날 덴스크에서 본체어가 배송됐는데, 그 순간 울컥하는 감정이 쏟아졌다. 세상에서 가장 편한 가구를 받은 것 같았다. 애초 마음에 들어서 들여놓은 가구지만 그 이후 더욱 사랑하게 됐다.
COLLECTION 작은 갤러리 공간을 구성할 때 가장 많이 신경 쓴 방이 있다. 바로 완성한 작품이 모여 있는 곳이다. 적당한 채광과 아늑함, 그리고 곳곳에서 모은 오브제와 가구로 구성한 방이기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작품을 돋보이게 해줄 분위기로 구성했다.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만큼 내게 가장 소중한 공간이기도 하다.
BENCH 작업 벤치 정확히는 작업하는 벤치에 앉아서 바라본 풍경을 좋아한다. 유리를 세공할 때 창을 통해 우연히 스며 들어온 채광에 유리가 반짝이며 빛을 내는 순간 말이다.
ITEM

1 이솝 허벌 데오드란트 롤-온 향수를 뿌리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자연스러운 체향이 좋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사용하는 데오드란트다. 인위적이지 않은 향이 은은하게 오래 남는다.
2 파스타델 카피타노 1905 클래식 칫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대화할 때 당당한 얼굴이 아닐까? 그 대화의 시작은 입 안 청결에서 시작 된다고 생각한다.
3 슈에무라 포어피니시2 사쿠라 리프레싱 클렌징 오일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게 더 중요하다는 말, 모두 잘 알고 있겠지? 얼굴에 펴 발라 부드럽게 문지르면 자극 없이 강한 세정력을 자랑한다. 즐겨 사용하는 아이템인데 브랜드가 국내에서 철수해 아쉬움이 크다.
4 산타 마리아 노벨라 토니코 페르라 펠레 자기 전 화장솜에 적셔 얼굴에 가볍게 두드린다. 은은한 장미수 제품으로 피부에는 물론 숙면에도 도움을 준다.
Cooperation 양유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