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지 마, 굳지 마, 방어할 거야!
겨울 날씨의 매서움이 예사롭지 않다. 딱딱하게 얼어붙은 피부를 말랑하게 녹여줄 피부 저항력을 높일 시간이다.
어느 때보다 면역력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기. 적정 체온을 유지하자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름엔 적정 체온인 36.5℃보다 높고, 겨울엔 현저히 낮다고 한다. 폭염이 기승을 부린 올여름, 뜨거운 햇볕 때문에 올라간 피부 온도로 고생한 사람이라면 잘 알고 있을 터. 피부 적정 온도인 31℃보다 높아지면 문제점이 빠르게 나타난다. 그런데 피부 온도가 너무 낮아져도 문제가 발생하는 건 마찬가지다. 온도가 낮아지면 혈액순환이 둔화되어 피부 재생 주기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그 때문에 각질이 정상적으로 탈락하지 않으면 피부 온도는 또다시 적정 온도를 벗어나게 되고, 곧 피부가 거칠고 푸석푸석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게다가 피부 톤이 칙칙해지고 화장품의 흡수력도 떨어진다. 추운 겨울을 대비해 두툼한 옷을 꺼내듯, 추위로 굳은 피부를 녹여서 피부를 유연하게 해줄 피부 저항력이 필요한 때다.
멈춰! 콜드 스트레스!
겨울은 피부가 이래저래 고생하는 시기다. 24시간 칼바람을 직접 맞으며 야외에 서 있는 경우는 드물지만, 겨울 스포츠의 대중화와 과도한 난방 때문에 피부는 점점 지쳐간다. 문제는 얼고 녹는 걸 반복하며 떨어지는 피부 면역력. 추운 곳에 있으면 우리 몸은 표면적을 적게 하여 열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피부와 혈관을 수축한다. 반대로 따뜻한 곳에 있으면 혈관은 팽창한다. 따라서 추운 곳에 있다가 갑자기 따뜻한 곳으로 가면 갑작스레 혈관에 흐르는 혈액의 양과 속도가 증가하며 피부 표면적도 넓어진다. 특히 아토피피부염을 앓을 때는 온도와 습도에 예민하게 반응해 더욱 악화한다. 여름보다 까다롭고 아프기까지 한 겨울철 콜드 스트레스,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까?
1 피부 간지러움이 지속되며 찢어질 듯한 고통을 동반해요
낮은 온도 탓에 자극받은 피부는 잔뜩 예민해진 상태. 장시간 차가운 바람을 쐬거나 실내외 급격한 온도 차로 혈관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고 세포 활동이 둔해진다. 이것저것 시도하기보다는 가장 먼저 민감한 피부를 진정시켜 피부가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2 얼어버린 피부 때문에 무엇을 발라도 흡수가 안 돼요
피부가 빳빳하고 딱딱하게 굳어버린 이유는 피부 온도가 지나치게 낮아지며 지질이 단단해진 탓이다. 이럴 때는 아무리 화장품을 여러 겹 촘촘하게 발라도 흡수가 더디다고 느낄 것이다. 게다가 체내 영양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며 피지막 내부의 수분을 잃게 되는데, 이는 곧 피부 재생 기능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3 각질이 하얗게 일어나며 피부가 생기를 잃었어요
겨울철 혹한기에 과잉 생성된 각질과 피지. 피부를 방어하는 지질과 천연 보습 인자 생성에 필요한 효소 활동이 둔화하고 피부 재생을 위한 각질 분해 효소 프로테아제의 분비가 줄었기 때문이다. 하얗게 일어난 피부를 복구하지 못하면 유해물질이 침투하거나 피부가 예민해져 피부염이 나타날 수도 있다.
4 차가운 바람에 탱탱해질 것 같던 피부가 오히려 축 처져요
겨울철 냉동고 같은 날씨는 ‘크라이오테라피’ 같은 냉찜질 요법과는 다르다. 인간의 혈관과 피부는 고무줄과 유사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잡아당김과 놓는 동작이 반복되면 탄력이 저하되어 원위치로 돌아오는 힘이 떨어지고 잔주름으로 연결된다. 냉노화가 고착되기 전, 파괴된 콜라겐과 엘라스틴 생성을 도와줄 성분으로 복원시켜야 한다.
DOCTOR’S SOLUTION
Q. 추위로 잔뜩 움츠러들어 뻣뻣하게 굳은 피부, 유연하게 만들 성분은?
비타민 K는 체내 칼슘을 운반하는 성분으로, 혈액순환을 촉진해 혈관 벽을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혈류, 혈액순환에 좋은 또 하나의 성분으로는 카페인이 있다. 피부 세포에 더 많은 수분과 영양을 공급하며 확장되고 붉어진 혈관을 일시적으로 잡아줘 붉어진 피부나 염증을 완화하기도 한다.
Q. 예방이 최고의 치료법! 추운 날씨에 피부 저항력을 길러줄 방법은?
피부와 몸 모두 건강하려면 실내외 온도 차가 5℃ 이상 나지 않는 것이 좋다. 실내 온도는약 22℃ 내외, 습도는 40~60%를 유지하며 급격한 온도 변화를 겪을 때는 양 손바닥을 비벼 따듯하게 만들어준 뒤 얼굴을 가볍게 두드려 피부가 적응하기 쉽도록 도와준다. 세안할 때도 피부 온도와 비슷한 온도의 미온수로 세안할 것을 추천한다.
사진 김태선
모델 아카리
메이크업 박수지
헤어 이영재
도움말 김홍석(보스피부과), 문득곤(미파문피부과)
어시스턴트 도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