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장벽 #새로고침
널뛰는 피부 컨디션을 단단히 바로잡아줄 철벽 장벽 세우기.
폭염이 기승을 부린 올해. 여름 막바지까지 불볕더위가 이어지더니 장마와 태풍으로 인해 습한 날씨가 지속됐다. 기나긴 폭우가 지나간 뒤에 찾아오는 ‘처서’의 마법을 보는 듯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고는 했지만, 여전히 따가울 정도로 내리쬐는 햇볕에 피부는 그야말로 백난지중. 어제는 피지와 기름이 가득한 피부 때문에 생긴 여드름으로, 오늘은 바싹 메마른 피부 때문에 찢어질 듯한 따가움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처럼 계절과 날씨가 변할 때는 피부를 단단히 바로잡아야 한다. 피부 속 빈틈을 채우는 동시에 피부 구성 요소를 강화해 피부 본연의 힘을 기르는게 중요하다. 이미 모두가 알고 있듯 피부는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일수록 컨디션 유지가 어렵고 세균 감염에 취약한데 이런 증상을 무작정 막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증상 하나만을 위한 치료가 아니라 피부 전체에 맞춰 튼튼한 장벽을 다시 세워야 한다.
피부 장벽이 뭐길래
출퇴근 시에는 카디건을 입지만 일과 중에는 반소매도 더운 계절이 왔다.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클 때는 피부 관리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건조한 날씨에 강한 자외선, 큰 일교차는 피부 장벽을 쉽게 무너트리기 때문이다. 피부 장벽은 각질층과 지질로 구성되는데, 각질층 사이를 세포간 지질이 메워주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끈끈하게 연결된 피부는 내부 수분 증발이 억제되며 외부 환경의 영향을 덜 받는다. 피부 자체 보호 기능은 물론 장벽 기능과 방어 기능, 보습 기능까지 스스로 갖추고 있는 셈이다. 피부 장벽이 무너지면 각질이 일어나거나 건조함, 따가움, 습진성 병변 등 질환으로 번지며 노화를 빠르게 촉진시킨다. 장벽이 무너지는 초반부터 집중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피부 장벽 강화는 요원한 일일 수도 있다. 정상적인 30대 피부의 표피 재생 주기는 30일 정도, 손상된 피부 보호막은 최적의 보습 상태에서 72시간 이내 회복된다. 회복 단계에서는 자연스럽게 다량의 각질이 탈락되는데, 이때 각질을 무리하게 제거하려 하거나 제거 과정에서 자극이 될 만한 성분과 접촉하면 회복은 더뎌진다.
도전! 철벽 피부 장벽 쌓기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지방산. 흔히 피부 장벽을 위한 3대장이라고 부르는 성분이다. 그런데 최근 나오는 제품은 이외의 성분을 더욱 부각한다. 대표적인 것이 스쿠알란이다. 스쿠알란은 표피 성장 촉진 인자를 활성화하고 유해산소를 제거해 손상된 피부세포 재생에 도움을 준다. 피부 표피지질의 12%가 같은 성분으로 구성된 만큼 피부 친화력이 높고 피부 자극과 알레르기 반응을 줄이는 역할도 한다. 항산화 작용과 살균 작용 등다양한 역할을 해 피부 장벽 회복에 도움을 주는 고마운 성분이다. 또 하나는 바로 나이아신아마이드다. 비타민 B₃, 니코틴아마이드로 알려진 성분으로 항염·항산화 효과가 있으며 염증을 조절하고 피지 분비를 억제한다.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역할을 해 피부 노화 방지 효과가 탁월하고, 피부가 얇아지는 현상도 막아준다. 마지막으로 ‘트라넥사믹애씨드’라는 트라넥삼산이 있다. 트라넥삼산은 손상된 기저막을 회복할 뿐 아니라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 피부 장벽을 탄탄하게 하는 데 일조한다. 즉, 피부 장벽을 위한 성분은 침투적인 기능성 성분보다는 장벽 회복과 향상력이 중요하다.
DOCTOR SAYS
장벽 공사의 유망주, 엑소좀 피부 본연의 에너지 활성화를 돕는 ‘엑소좀’. 아직까지 화장품으로만 허가가 났기 때문에 직접 주사 시술은 할 수 없다. 엑소좀은 미용 목적으로잘 알려졌지만, 원래는 중추신경계 질환이나 암세포의 유무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했다. 이런 원리에서 착안해 ‘스킨부스터’를 완성했는데, 줄기세포 배양액의 핵심 성분을 추출해 세포로부터 피부의 근본적인 재생을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피부가 민감하거나 손상됐을 때 빠르게 회복시키고 세포 정상화 과정에 도움을 주기에 엑소좀 연구에 대한 기대가 크다.
‘겉촉속촉’ 피부를 위한 스킨 리질리언스 강화 루틴
망가진 피부 컨디션.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없다면 화장대 점검이 시급하다. 증상에 맞는 아이템으로 피부 장벽 케어에 집중할 것. 외부 요인에 저항하며 피부 본연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탄력성을 기르기 위한 첫걸음을 도와줄 것이다.
1 따끔따끔 민감성 유발자 pH 밸런스 피부 표면 산성도를 망가뜨리는 주된 요인이 바로 부적절한 클렌징 사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정력이 강한 알칼리성 클렌저를 사용하면 피부를 약산성 상태로 되돌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될 뿐 아니라 피부 장벽을 이루기 위해 존재하는 지질 성분과 상재균까지 모두 제거된다. 클렌징 시간이 너무 길어지는 것 역시 pH 밸런스가 무너지는 원인일 수 있으니 주의하자.
2 컨디션 악화의 고질적 원인, 유수분 불균형
너무 무겁지 않은 산뜻한 제형의 제품이나 수분 공급을 증가시키기 위한 휴멕턴트가 포함된 제품을 사용해 흡수율을 높여 수분을 충전하는 것이 포인트. 마무리 단계에 보습막을 형성해줄 밀폐력 높은 크림이나 오일로 부족한 유분을 한 번 더 보충하길 추천한다. 유분이 피부에 절대 악이라는 편견을 버리자. 유분이 부족한 피부는 가려움증 같은 피부 질환을 동반하기도 한다.
3 올라갔다 내려갔다, 무너진 피부 온도
피부 온도는 한 번에 맞추기보다 단계적으로 조절해야 한다. 피부 온도를 맞추기 위해 피부에 직접적으로 얼음이나 차가운 물을 닿게 하면 피부에서는 오히려 열을 발생시키는 리바운드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 쿨링이나 진정·수딩 효과를 가지는 제품을 하나씩 쌓아가면서 온도를 내리는 게 중요하다. 피부 온도를 낮춘 후 보습제를 꼼꼼하게 바르는 것도 잊지 말 것.
4 예민한 피부를 순하게 토닥토닥
낯선 환경에 노출된 피부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피부 지질막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한다. 그 결과 세포 재생이 느려지고 활성산소나 박테리아, 독성 성분이 쌓일 가능성이 높다. 스트레스 받은 피부를 보호하는 성분이 함유된 제품으로 자극을 완화하고 수분 보유력과 피부 복원력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 무거운 제형보다는 빠르게 흡수시킬 수 있는 가볍고 묽은 제형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