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 제대로 숨 쉬고 있나요?
지금부터는 그냥 숨 쉬지 말고 제대로 숨 쉴 것. 매 순간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 안에 몸과 마음의 회복력이 숨어 있다.

정확한 호흡만 해도 통증이 사라진다
아픈데 병원 갈 정도는 아니고, 그렇다고 그냥 넘기기에는 계속 신경 쓰이는 통증이 있다. 목은 늘 뻐근하고, 어깨는 자꾸만 올라가 있고, 배는 이유 없이 더부룩하다. 스트레칭도 하고, 마사지도 받지만 컨디션은 늘 들쭉날쭉. 이런 상태가 반복된다면, 문제는 근육도 장기도 아닌, 바로 ‘호흡’일 수 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만 번 숨을 쉰다. 그런데 정작 ‘어떻게’ 쉬는지는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현대인의 호흡은 대부분 얕은 흉식호흡, 가슴만 들썩이는 방식이다. 몸은 제대로 이완되지 못한 채 계속 긴장 모드에 놓이고, 뇌는 그걸 정상으로 착각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몸은 항상 ‘비상 대기 상태’에 들어간다. 별일이 없어도 피곤하고, 작은 자극에도 예민해지는 이유다. 다행히, 호흡은 우리가 직접 조절할 수 있는 유일한 자율신경의 스위치다. 심장 박동, 소화, 호르몬 분비처럼 대부분의 생리 기능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돌아간다. 하지만 호흡만큼은 예외다. 숨을 빠르게 쉬면 몸은 교감신경 우위, 즉 긴장 상태로 돌입하고, 느리고 깊게 쉬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이완과 회복 단계로 접어든다. 이렇게 교정한 의식적인 호흡 리듬은 뇌파를 안정시키고, 수면과 집중력, 심지어 피부 회복 속도까지 높여준다.
호흡이 제대로 작동하면, 몸은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숨을 깊게 들이쉴 때, 단지 배만 부푸는 것이 아니라 갈비뼈가 옆과 앞, 등까지 360도로 팽창한다. 이때 횡격막이 충분히 상하로 움직이면서, 목과 어깨에 들어가 있던 쓸데없는 힘이 풀린다. 호흡만 했을 뿐인데, “아, 왜 이렇게 시원하지?”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되는 것. 또 올바른 호흡은 장기까지 직접 자극한다. 횡격막이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위장 운동이 활발해지고, 그 결과 소화불량이나 아랫배 가스 같은 증상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처음부터 너무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숨을 코로 들이쉴 때 갈비뼈 양옆이 벌어지는지 느끼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변화가 시작될 거예요. 생각이 날 때마다 의자에 앉아 등받이에 등을 기댄 채 4초 들숨-6초 날숨을 3분간 반복해보세요. 과도한 근육 긴장과 통증 완화에 드라마틱한 변화를 느낄 수 있게 됩니다”라고 <호흡 혁명>의 저자이자 홍콩의 저명한 척추전문의 음슈옌은 조언한다. 우리는 늘 결연하게 다짐하고, 대공사처럼 몸을 뜯어고치려 든다. 더 대단한 무언가를, 더 획기적인 솔루션을 찾아 헤맨다. 하지만 가장 간단하고, 가장 빠르게 바꿀 수 있는 건 이미 우리 몸속에 있다. 올바른 호흡만으로도, 몸은 생각보다 훨씬 쉽게 긍정의 방향으로 선회한다.
몸이 편하지 않은 이유, 어쩌면 ‘호흡’ 때문
얕은 호흡이 지속되면 몸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
1 몸의 긴장 상태가 ‘기본값’이 된다
현대인이 흔히 하는 흉식호흡은 주로 가슴 위쪽만 사용하는 얕은 호흡 방식으로, 횡격막의 움직임이 거의 없다. 이런 호흡이 반복되면, 신경계는 몸이 지속적인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고 오인하게 된다. 이는 교감신경(긴장을 유발하는 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긴장 상태가 유지되고, 반대로 회복과 이완을 담당하는 부교감신경의 개입은 점점 줄어든다. 그 결과 작은 소리에도 쉽게 놀라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수면의 질이 저하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만약 스트레스에 과도하게 반응하고, ‘내가 예민해졌다’고 느끼는 날이 잦다면, 그 원인은 얕은 흉식호흡으로 인해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무너진 상태일 수 있다.
2 목·어깨 등의 만성 통증
피지오본 정봉길 대표에 따르면, 목과 어깨의 만성 통증은 잘못된 호흡 습관이 오랜 시간 누적된 결과일 수 있다고. “얕은 흉식호흡은 횡격막을 충분히 쓰지 못하기 때문에 보조 근육인 사각근, 흉쇄유돌근, 상부 승모근 같은 목과 어깨 근육을 끌어다 약한 횡격막의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이는 최소 하루 2만 번 이상 목과 어깨를 으쓱거리며 숨을 쉬는 꼴이니, 아무리 마사지를 받아도 풀리지 않는 만성적인 어깨 결림과 목의 불편함을 유발합니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두통과 턱 통증, 안면 긴장감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단순히 근육을 푸는 것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숨을 어떻게 쉬는지를 점검하고 교정하는 것이 통증 완화의 핵심일 수 있다.
3 복부 순환 정체 & 소화 기능 저하
횡격막은 단순히 호흡만 담당하는 근육이 아니다. 제대로 작동할 경우, 흡기 시 하강하면서 복부 장기를 부드럽게 누르는 ‘내장 마사지’ 역할을 한다. 이는 위장 운동을 촉진하고, 장내 순환을 원활하게 해 소화불량이나 가스, 변비 같은 문제를 줄여준다. 하지만 얕은 호흡이 지속되면 이 움직임이 거의 일어나지 않아 복부 장기가 정체된 상태에 머물게 된다. 위산 분비가 줄고, 장운동이 느려지면서 ‘식후 더부룩함’과 ‘만성 가스’ ‘복부 팽만감’ 같은 증상이 쉽게 나타난다. 이처럼 얕은 호흡은 단순한 산소 공급 부족을 넘어, 복부 장기 기능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전신적인 문제로 이어진다.
SMART BREATHING ROUTINES
짧은 시간 안에 자율신경의 균형을 회복하고, 수면의 질 향상과 집중력 강화, 긴장 완화까지 도울 수 있는 ‘즉각 실행형’ 호흡법을 소개한다.

Box Breathing
4-4-4-4 리듬 호흡
4초 들숨, 4초 멈춤, 4초 날숨, 4초 멈춤을 반복하는 이 호흡법은 불안정한 심박수와 요동치는 감정을 잠재우는 데 탁월하다. 짧은 시간 안에 집중력 회복과 스트레스 조절 효과가 커서 긴장되는 회의 전이나 감정이 흔들릴 때 반복하면 좋다.

4-7-8 Breathing
수면 유도 호흡
4초 들이쉬고, 7초 동안 멈춘 뒤, 8초에 걸쳐 가늘게 천천히 내쉰다. 이 간단한 호흡법이 부교감신경을 빠르게 활성화해 신경계의 흥분 상태를 진정시키고 수면 유도를 돕는다. 몸은 고단한데 머리는 계속 깨어 있을 때, 잠자리에 누워 이 호흡을 4~5회만 반복해도 몸의 이완을 즉각적으로 체감할 수 있다.

Alternate Nostril Breathing
교대 비강 호흡
코의 양쪽으로 번갈아 가며 숨 쉬는 이 호흡법은, 동양의 요가 호흡인 ‘프라나야마’로, 서양에서는 신경계를 안정시키는 방법으로 활용된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균형 있게 작동하게 하고, 복잡한 생각이나 감정 기복이 심할 때 마음을 빠르게 가라앉히는 데 효과가 있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는 한쪽 콧구멍을 손가락으로 막고 천천히 숨을 들이쉰 뒤, 반대쪽 콧구멍으로 내쉬는 동작을 5번 정도 반복하자.
TOOLS BREATHE BETTER
숨도 스마트하게 쉴 수 있도록 돕는 호흡 앱과 도구들.

1 복식호흡 운동기구 5단계 공기압 조절로 단계별 복식호흡 훈련이 가능하다. 심폐 기능, 복근&골반저근 강화를 돕는다.
2 PRANA BREATH 요가에서 많이 진행하는 전통 호흡법인 프라나야마를 비롯해 현대적인 호흡 패턴 40여 가지를 제공하는 앱.
3 풍선 풍선을 불 때 발생하는 날숨의 저항은 횡격막을 자극해 그 기능을 강화할 뿐 아니라 코어의 협응까지 이끌어낸다.
4 BREATING ZONE 전문의가 권하는 호흡을 바탕으로 만든 앱. 단 5분으로 숨을 조절하고 휴식을 취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5 폐활량 호흡근 운동기구 1~5단계 날숨 조절, 1~6단계 들숨 조절로, 섬세하게 조절해 개인 맞춤형 호흡 운동이 가능한 게 장점.
사진 이민섭
일러스트레이터 김예은
도움말 정봉길(피지오본 대표)
참고서적 <호흡 혁명>(음슈옌, 일요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