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다이어터라면 벌크업 대신 린매스업
체지방률은 낮추고 근육량은 늘리며, 체성분을 점진적으로 바꾸는 건강한 뉴 플랜.
벌크업과 살크업 사이
벌크업(Bulk Up). 운동과는 담 쌓고 지내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일상에서 벌크업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지만, 정확한 뜻은 잘 모르는 이들이 대부분. 벌크업은 영양소를 필요 이상으로 섭취해 체지방과 근육을 동시에 키우는 것을 의미하는 헬스 용어다. 체지방 증가를 감수하면서까지 근육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벌크업 후에는 지방을 덜어내는 커팅 과정이 필수다. 누구나 벌크업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운동을 막 시작한 초보자에게는 벌크업이 독이 될 수 있다. “벌크업의 기본 전제는 충분한 운동량입니다. 초보자는 운동을 통해 소모하는 칼로리가 높지 않을뿐더러 기초 근력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영양소를 필요 이상으로 섭취해도 근육량이 늘기는커녕 잉여 영양소가 체지방만 증가시키는 ‘살크업’이 되기 십상입니다.” 파프짐 한남점의 진태찬 트레이너의 설명이다. 벌크업은 기존 식단과 운동 루틴으로는 근성장이 더딘 중, 고급자에게 적합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린매스업을 아십니까?
그렇다면 이제 운동을 시작한 이들은 근육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 답은 린매스업(Lean-Mass Up)에 있다. 린매스업은 ‘군살 없는’을 뜻하는 영어 ‘린(Lean)’과 증량을 의미하는 매스 업(Mass Up)의 합성어로, 근육 합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체지방만 있는 상태를 유지하면서 근육을 늘리는 것을 뜻한다. 건강에 필요한 적정 체지방‘량’을 보유한 상태에서 근육만 늘려 체지방‘비’를 떨어뜨리는 것이 린매스업의 최종 목표다. 지방과 근육을 빠르게 증가시키는 벌크업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체성분을 점진적으로 바꿔가기 때문에 몸에 무리를 덜 준다는 이점이 있다.
초보? 오히려 좋아!
린매스업에 도전하고 싶지만, 초보 다이어터라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걱정하지 마시길. 운동 초기야말로 린매스업 황금기기 때문이다. “운동 초기 1~10주에는 근신경계가 운동에 적응하며 근력이 빠르게 향상하는 시기입니다. 몸의 변화가 가장 많은 초반에 린매스업을 하면 원하는 목표에 더 빨리 도달할 수 있습니다.” 진태찬 트레이너가 덧붙인다. 운동을 오래 쉰 후 다시 시작하거나 체지방률이 높아 살을 빼면서 근육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경우에도 린매스업이 가능하다.
린매스업, 어떻게 하는 건데?
남자는 13~18%, 여자는 18~24%의 체지방률을 유지하는 것이 린매스업의 첫 번째 단계. 현재 체지방률이 기준치 이상이라면 체지방률을 낮추는 다이어트를, 그 이하라면 체지방률을 높이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체지방률을 맞췄다면 이제 린매스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차례. 평소 본인 체중 유지에 필요한 열량(기초대사량+운동량)에서 200~300kcal를 더한 값으로 식단을 구성한다. ‘탄단지’ 비율은 40:40:20 혹은 30:45:25 유지를 추천한다. 운동 루틴은 개인의 운동 수행 능력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과체중이라면 가벼운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돌아가면서 하는 서킷 트레이닝이, 마른 비만 타입이라면 유산소 운동보다는 근력 운동 위주로 루틴을 짜서 근육량을 높이는 데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진태찬 트레이너의 조언. 체중과 근육량, 특히 체지방률의 변화를 살피며 식단과 운동 루틴을 세밀하게 조율할 것. 기간은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혹은 그 이상으로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초단기 다이어트 비법을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스럽겠지만, 아쉽게도 다이어트에 지름길은 없다. 우리 몸은 노력한 만큼의 결과만 보여준다. 제아무리 보기 좋은 몸이라도 건강을 해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나? 기억하자 아름다운 몸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건강이라는 사실을.
린매스업 플랜 예시
만년 비만 A와 종이 인간 B의 린매스업 플랜.
사진 김태선
도움말 진태찬(파프짐 한남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