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 IN SCENT

MZ세대가 열광하는 새로운 K-향기 브랜드, 모두 남자의 손에서 태어났다. 지금 가장 주목해야 할 향기를 만드는 남자들.

  CONCURE
윤승환

윤승환

BRAND NAME ‘완전히’ ‘모두 함께’라는 뜻의 접두어 ‘con’과 ‘치유하다’는 뜻의 ‘cure’, 두 단어를 합쳐서 지은 이름. ‘향기로 완전히 치유하다’ 같은 의미를 담았다.

HISTORY 어린 시절, 부모님의 향수를 몰래 뿌려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터. 나 역시 그렇게 향수를 처음 접했다. 시간이 흘러 대학생 때 친구에게서 엄마의 향수와 똑같은 향을 맡았는데, 그 순간 바로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올랐다. 좋은 향기는 그림이나 음악처럼 시간이 흘러도 사랑받는다는 걸 실감했다. 그 신기한 경험을 한 뒤로 누군가에게 그런 기억을 선물하고 싶었다.

PHILOSOPHY 좋은 원료를 사용해 새로운 향을 개발하는 것에 집중한다. 베이스 조합도 각 원료 특성에 맞춰 적용하고, 제품마다 숙성법과 제조법도 다르게 한다. 향기를 개발하고 만드는 과정 중 느낀 내 즐거움이 제품에 고스란히 담기기를 바란다.

ITEM OF CONCURE ‘브레스 오브 네롤리’. 늘 모든 노트를 빈틈없이 꽉 채운 향을 만들다가 처음으로 여백을 두어 안락함과 여유로움을 표현한 향이다. 이름처럼 네롤리를 메인 어코드로 산뜻한 베르가모트, 레몬, 자몽의 향에 재스민과 라벤더의 향과 포근함까지 더했는데, 따스하게 안겨오는 향 덕분에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두루 사용하기 좋다.

FAVORITE 10년 넘게 사용하는 제품이 하나 있는데, 바로 조향사 도미니크 로피옹이 만든 에디션 드 퍼퓸 프레데릭 말의 ‘베티베 엑스트라오디네르’다. 나를 포함한 누군가가 하나의 제품을 10년 이상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이 제품이 명작임을 방증하는 것 아닐까?

2023 PLAN 인공 향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은 천연 제품과 맞춤형 화장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매장 오픈도 준비 중이니 빠른 시일 내에 만나볼 수 있을 것.

  WRITTEN ON WATER
박창용

박창용

IDENTITY 향을 만드는 과정부터 이야기를 덧붙여 구체화한다. 단순히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 혹은 멋내기용으로 향을 만들거나 이름을 짓고 싶지 않았다. 예를 들어 ‘러브송’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꽃집을 방문했을 때 느껴지는 기분과 감정, 꽃을 포장하며 기다리는 동안 흥얼거리는 사랑 노래를 연상시킨다. 영문은 영국 록 밴드 ‘더 큐어’의 1989년 곡에서 본떠 띄어쓰기 없이 ‘lovesong’이라고 명명했다.

PHILOSOPHY 리튼온워터는 ‘자연’을 중심으로 향을 고민하는 브랜드다. 자연은 가장 간단하면서도 위대한 향의 레퍼런스라고 생각한다. 꽃을 한가득 피울 수도 있지만 때로는 꽃이 꺾이게 하거나 또 모든 것을 얼어붙게도 하니까. ‘대가가 만든 향’ ‘사용할 때마다 젊어지는 포뮬러’가 아닌 내가 직접 느낀 삶의 아름다움, 시와 노래의 환희, 추억과 낭만을 떠올리게 하려고 노력했다. 때로는 삶의 정체와 좌절, 상실 같은 위로가 필요한 하루를 어루만져주기도 하면서 말이다.

ITEM OF WRITTEN ON WATER 첫 제품인 ‘뉴데이 핸드워시’. 그야말로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천연의 구성물로만 향을 완성한 제품인데 그 과정이 정말 험난했다. 조향을 몇 차례 거듭해도 단조로운 향으로 귀결되어 좀 더 추상적으로 접근했다. 새로운 날에 대한 기대와 흥분, 그 속에 담긴 쌉쌀한 불안까지 담은 덕에 내추럴 오일만 블렌딩해 만들었지만 풍성한 향을 자랑한다.

FAVORITE 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인센스. 모든 향을 다 사랑하지만, 하나를 고르자면 ‘팔레 드 도쿄’다. 즐겨 쓰는 향수는 꼼데가르송과 ERL이 함께 만든 ‘선스크린 EDT’. 여름에 쓰는 태닝 오일에서 영감을 받아 파우더리한 코코넛 바닐라 향을 뽐내는데, 마치 LA 해변에 온 것 같은 생동감을 전한다.

2023 PLAN 삶과 공간에 어우러지는 향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제품은 반려견을 위한 보디 케어 라인. 반려견이 사용해도 무해하고, 반려견도 좋아할 향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

  TIGERLILY
최건

최건

BRAND NAME 백합과 야생화인 타이거릴리는 장미나 벚꽃처럼 널리 알려진 꽃은 아니지만, 약용으로 쓰이는 유용한 꽃이면서그 자체로 아름다운 꽃이다. 디즈니 <피터팬>에 나오는 아주 매력적인 인물의 이름이기도 한데, 타이거릴리의 정체성과 의미가 통하면서도 그 아름다움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HISTORY 영국에서 유학할 당시 피부가 예민해졌는데 마땅한 제품을 찾지 못했다. 소위 말하는 ‘화장품 유목민’이었던 것. 그러던 중영국 러쉬 본사에서 근무하는 친구와 친해지며 핸드메이드 화장품에 관심이 생겼다. 화장품 원료를 공부하며 샴푸바와 비누, 간단한 기초 화장품을 만들어 쓰니 피부가 맑고 건강해지는 걸느꼈다. 후각이 예민한 편이고 어릴 때부터 향에 대한 관심이 많아 좋아하는 향도 직접 조향했다. 내가 만든 제품을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 타이거릴리를 시작했다.

PHILOSOPHY 과도한 마케팅보다 직접 쓴 글과 음악, 소품, 향과 같은 타이거릴리의 취향을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다. 타이거릴리에는 세계관이 있는데 제품마다 짧은 에피소드와 스토리, 인물, 공간에 담긴 이야기를 향으로 표현했다. 스토리를 알고 시향하면 더 재미있는 타이거릴리를 경험할 수 있다.

ITEM OF TIGERLILY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며 론칭한 ‘쿼트 노엘’. 론칭 전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가장 많은 반응을 얻은 제품이다. 센슈얼한 우디 계열 살냄새로 우디 향조를 좋아하는 사람과 살냄새를 좋아하는 사람 모두에게 추천한다.

FAVORITE 우연히 맡게 된 키엘의 ‘오리지널 머스크’. 기억 속 인물과 함께 각인돼 가장 좋아하는 향이었다. 하지만 동물성 원료를 이용해 머스크 향을 만드는 걸 알게 된 이후 식물성 원료로도 매력적인 향을 구현해보려고 고민했고, 원료뿐 아니라 모든 존재를 존중하며 향을 선보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2023 PLAN 기존의 향 중 몇 가지는 리뉴얼할 계획이며 론칭한 향을 바탕으로 새 제품 라인업도 준비 중이다. 타이거릴리 쇼룸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꼭 방문해볼 것.

  BORNTOSTANDOUT®
임호준

임호준

BRAND NAME 향을 뿌리는 행위도 개인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행위이며 돋보이고 싶은 욕망을 나타낸 것이다. 조직이나 주변 사람 눈치 보지 말고 개인의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내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HISTORY 외국계 증권사 내 화장품 산업 애널리스트이자 ‘코덕’ ‘향덕’이었던 내가 할 수 있는 일종의 ‘덕업일치’. 생각해보니 K-뷰티를 떠올렸을 때 색조 메이크업과 스킨케어 브랜드는 많지만, 쉽게 떠오르는 향 브랜드는 없었다. 이왕 재미있게 살고 싶다면 위험과 위기도 감수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K-뷰티를 대표하는 향수’의 대표 브랜드에 도전하려 한다.

RECOMMENDATION “사랑하는 존재를 오래도록, 다정하고, 부드럽게, 미친 듯이 껴안고, 닳도록 애무하고, 약탈이라도 하듯 격렬하게 끌어안고, 올라타고, 파고들고, 뜨겁게 호흡하고, 마시고, 또 얼싸안고, 관통하고, 다시 관통하고, 서로 녹아서 하나 될 때까지, 그의 안에서 나 자신을 잃을 때까지, 그에게 안긴 채 그의 품 안에서 죽을 때까지 포옹하는 것, 순수하고 단순하게, 이것이야말로 경이 가운데 경이가 아닐까요?” 위의 리디 살베르 <관능수업> 문단에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우리 제품이 잘 맞을 것.

ITEM OF BTSO 중독성 강한 오리엔탈 향조의 프래그런스 태그 ‘이태원’. 여러 나라 사람들이 모이는 곳인 만큼 다양한 사람의 체취와 이태원만의 정취가 섞이면 무슨 향일까 궁금해서 만든 향이다. 집 안과 차에 걸어두고 하루 종일 킁킁거릴 정도다.

FAVORITE 도전적인 브랜드를 존경하고 좋아한다. 그중 이매지너리 오서즈(Imaginary Authors)의 ‘인 러브 위드 에브리띵(In Love With Everything)’은 향덕이라면꼭 경험해봐야 할 아이템 영순위.

2023 PLAN 최소 10개국에서 BTSO 제품을 만날 수있을 것이다. 카테고리의 확장과 아티스트 협업도 계속 진행하며 글로벌한 ‘병맛’ 브랜드가 될 준비 중이다.

Similar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