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 영양제로 없어져?
피부 건조가 심해지기도, 오히려 여드름이 악화되기도 하는 여드름 영양제와의 ‘눈치 싸움’.
화장품만으로 여드름을 없앨 수는 없다. 이에 많은 사람이 피부 근본에 집중하며 여드름 영양제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영양제 역시 도움을 줄 수 있을 뿐, 근본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누리꾼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국군수도병원 피부과 전문의 천동욱 과장은 “영양제는 약이 아니기 때문에 효과가 적은 편이다. 하지만 근거 수준이 높은 영양제는 프로바이오틱스와 아연이다”라고 말한다.
장 건강이 원활하지 않을 때 여드름이 발생하는 걸 보면 알 수 있듯 프로바이오틱스는 여드름균과 염증 반응을 줄이고, 피부 면역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아연은 피부과 영역에서 오랫동안 다양하게 사용하는 성분으로 항염·항산화 작용에 효과적이다. 남성호르몬 대사에 관여해 여드름 발생 빈도를 낮추기도 한다. 천동욱 과장은 “여드름 환자가 정상인보다 아연 수치가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과연 우리는 여드름 영양제를 올바르게 복용하고 있을까? 여드름을 완화하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복용해야 할까?
CASE 1
심해진 피부 건조
QUESTION
여드름과 피지 억제를 위해 피부과에서 이소티논과 니메겐을 처방받았어요. 그런데 입술이 바싹 마를 정도로 피부 건조와 약화가 심해 휴약기가 필요했는데, 어떻게 해야 이런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까요?
DOCTOR SAYS
이소티논과 니메겐은 소위 ‘피지샘을 말리는 약’이라고 한다. 이런 약은 피지샘의 피지 분비를 떨어뜨리고, 그 결과 피부의 수분이 날아간다. 이때 달맞이꽃종자유라는 감마리놀렌산과 함께 복용하면 피지 분비가 원활해지면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 역시 효과는 미미한 편이다. 다시 말해 약과 영양제의 줄다리기에선 ‘힘 싸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그러니 보습 효과가 있는 영양제보다는 바셀린 같은 강력한 보습제를 수시로 바르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CASE 2
더딘 여드름 제거 효과
QUESTION
달맞이꽃종자유, 즉 감마리놀렌산을 복용하는데, 뚜렷하고 빠른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꾸준히 먹기 어렵습니다. 과연 효능이 있는 건지, 또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어떻게 섭취해야 하나요?
DOCTOR SAYS
감마리놀렌산은 불포화지방산으로 항염 효과가 뛰어나 여드름 제거에 좋다. 실제로 2~3개월간 꾸준히 복용해 효과를 본 사람이 많다. 하지만 오히려 여드름이 심해질 때가 있는데, 이는 활발해진 피지 분비에서 기인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니 본래 피부의 피지가 과다하게 분비된다면 감마리놀렌산 선택에 신중을 기할 것. 피지가 많지 않고 건조한데 여드름이 생기는 거라면 감마리놀렌산이 적합한 선택일 수 있다. 이럴 때는 최소 2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CASE 3
비오틴의 배신
QUESTION
여드름 제거에 효과가 있다고 해서 비오틴을 꾸준히 복용하는데, 오히려 여드름이 돋는 것 같아요. 실제로 비오틴을 섭취하면 여드름이 생기는지, 그렇다면 어떻게 예방하는 게 좋을까요? 비오틴, 계속 복용해도 되나요?
DOCTOR SAYS
비오틴을 복용한 후 여드름이 생긴다는 탈모 환자가 많다. 명확한 의학적 연구는 부족하지만, 비오틴으로 인해 각질이 과다하게 발생해 여드름이 악화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비오틴과 같은 비타민 B군이 각질세포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 비오틴의 하루 권장량은 30μg인데, 시중의 비오틴은 5000μg에서 1만 μg에 달한다. 고용량을 섭취해도 소변으로 배출돼 몸에 이상은 없으나, 여드름이 심해진다면 비오틴 용량을 줄이거나 복용을 중단한다.
사진 김태선
도움말 천동욱(국군수도병원 피부과)
어시스턴트 안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