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푸보다 스킨케어 #스키니피케이션
두피도 피부처럼 관리해야 한다. 뉴 트렌드 스키니피케이션.
풍성한 머리숱을 갖고 태어났다. 탈색과 염색 등 각종 헤어 시술을 밥 먹듯 하던 때마저 ‘두피가 강철 같다’는 말을 들었을 정도. 이마 위쪽으로는 관리의 필요성을 걱정한 적도 없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샴푸를 바꿀 때마다 두피가 따끔거리더니 미용실에서 두피가 빨갛다고 피부과에 가보라는 말까지 들었다. 비단 나만의 일은 아닐 터. 사람들은 두피도 피부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않은 채 살고 있다. 대부분의 두피는 얼굴과 피부 타입이 같거나 유전적으로 타고나는 편이다. 그러나 가끔 환경의 영향도 받는다. 즉 두피 타입도 변한다는 것. 피지와 각질이 쌓이면 모공이 막히거나 세균이 번식하기도 한다. 또 두피의 피부 장벽이 손상되면 피부염이 생길 수도 있다. 게다가 두피의 노화 속도는 얼굴 피부보다 6배나 빠르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전백승! 두피를 관리하기 전, 자신의 두피 타입부터 먼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두피 유형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는 피지량과 수분량이다. 전문가의 검사를 통해 두피 타입을 알아보는 게 제일 정확하지만, 집에서도 손쉽게 확인할 방법이 있다. 보통 샴푸를 한 뒤 3시간 정도 지난 후부터 피지가 분비된다. 이때 손가락 두 마디로 정수리를 20회 정도 두드린다. 두피를 두드린 손가락을 확인했을 때 번들거리거나 냄새가 난다면 지성 두피, 가렵거나 각질이 나오면 건성 두피, 따끔거리면 민감성 두피일 확률이 높다. 물론 예외는 있다. 비듬이 있다고 무조건 건조한 두피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비듬은 지성 두피에게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얼굴 피부가 지성인 사람에게도 각질이 생길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그래서일까? 최근 출시되는 두피 관련 제품은 스킨케어 제품만큼 정교하고 섬세하게 개발된다. 두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독성이나 화학 성분은 최대한 배제하고 유기농이나 비건 성분처럼 자극이 적고 순한 성분을 앞세우기도 한다. 히알루론산, 글리콜산, 세라마이드, 살리실산 등의 성분으로 마케팅을 하기도 한다. 헤어 케어가 스킨 케어의 연장선이 된 것. 피부를 관리하듯 모발과 두피를 관리하면서 헤어 케어 방식이 점점 고도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트렌드를 ‘스키니피케이션(Skinification)’이라고 명명했다. 그럼 내 두피에 맞는 관리법, 어떤 게 있을까?
CASE 1 산유국 두피 #지성
K의 피부는 기름 가득한 ‘지성 피부’로 9시 출근과 동시에 얼굴에 기름이 겉돌기 시작한다. 두피 역시 마찬가지. 정수리 부근까지 기름져서 점심시간 즈음엔 소위 말해 ‘떡’이 된다. 기온이 오르며 더워지는 요즘은 불쾌한 냄새까지 풍겨 사무실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눈치 보인다.
DOCTOR’S SOLUTION
지성 두피는 일주일에 한 번은 두피 스케일링으로 노폐물을 관리하는 게 좋다. 또 하루 중 노폐물이 많이 쌓인 저녁까지 하루 두 번 샴푸를 해 두피의 청결을 유지하기를. 추천 성분으로는 비듬 완화 및 피지 케어에 효과적인 징크피리치온과 각질 생성을 억제하는 살리실산, 두피의 열을 내려줄 멘톨, 티트리 성분이다.
EDITOR’S PICK
1 아로마티카 로즈마리 스칼프 스크럽 두피에 쌓인 각질과 모공의 잔여물을 케어하는 두피 소금 스크럽 제품. 멘톨 성분이 함유돼 개운한 마무리감을 자랑한다. 165g 1만5000원.
2 르라보 바질 샴푸 진하고 부드러운 텍스처와 풍성하고 촘촘한 거품으로 편안한 사용감이 특징이다. 500ml 5만9000원.
CASE 2 따끔따끔 #민감성
J의 어깨에는 한여름에도 소복소복 눈이 쌓인다. 두피 각질이 우수수 떨어지는 건 물론 민감한 두피가 자극받아 생긴 딱지가 아물며 벗겨진 피부 조각 때문이다. 두피에 좋다는 샴푸를 사용하면 머릿결만 건조해질 뿐 두피는 빨갛게 일어나거나 트러블이 올라오고 심하면 진물이 나기도 한다.
DOCTOR’S SOLUTION
피부 장벽이 파괴돼 민감해진 두피는 약산성 샴푸를 사용해 5분 내로 헹굴 것. 두피 장벽을 케어해줄 세라마이드 성분이나 알로에베라, 덱스판테놀 등 피부 진정 효과가 있는 제품을 사용하길 추천한다. 적절한 수분 공급을 위해 두피 보습제를 쓰거나 항염 효과가 있는 아연 성분이 함유된 제품도 좋다.
EDITOR’S PICK
1 달바 프로페셔널 리페어링 스칼프 테라피 세럼 샴푸 감, 동백나무잎, 캐럽콩 성분이 함유돼 두피 홍반 및 가려움 완화와 두피 탄력 증진에 도움을 준다. 210ml 3만6000원.
2 피지오겔 DMT 스칼프 케어 샴푸 건조에 의한 가려움 개선과 붉은 기 진정에 효과적이다. 400ml 2만9000원.
CASE 3 예방이 최선 #탈모형
겨울이면 찬 바람에 푹 죽고, 여름이면 땀에 젖어 미역 줄기처럼 달라붙는 P의 헤어. 설상가상 스트레스 탓인지 머리를 감을 때마다 한 뭉텅이씩 빠지는 머리카락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라고. 방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이 눈에 들어오는 만큼 그의 정수리가 하얗게 비워지기 시작했다.
DOCTOR’S SOLUTION
두피도 피부처럼 pH 5.5 정도의 약산성을 띠는 곳이니 탈모가 진행 중이라면 알칼리성 샴푸는 삼가는 게 좋다. 기능성 샴푸를 찾는다면 카페인 성분을 주목할 것. 머리카락은 일정한 주기로 자라고 빠지는데, 카페인이 탈모 유발을 억제해 모발 유지 기간을 늘려준다.
EDITOR’S PICK
1 닥터올가 태초 다시마 탈모 증상 완화 샴푸 다시마와 알로에베라잎수 함유로 두피와 모발 관리를 돕는 샴푸. 500ml 4만5000원.
2 려 자양윤모 탈모증상전문케어 샴푸 두피 열감을 없애줄 쿨링 효과와 피지 및 비듬까지 케어한다. 여름을 겨냥해 시원하고 청량한 향으로 완성했다. 585ml 1만9900원.
사진 김태선
도움말 김홍석(VOS피부과) 이하은(포레피부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