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운이 그려낸 꿈 같은 여름날

투명하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같은 듯 다른 또 하나의 하성운.

하성운이 그려낸 꿈 같은 여름날, 하성운, 뷰티쁠
니트 산드로 옴므.

<뷰티쁠>과는 지난해 8월호 이후 1년 만이네요. 그동안 잘 지냈어요? 작년 인터뷰에서 서핑을 시작했다고 했는데, 좀 늘었는지 궁금해요.
벌써 1년이나 됐어요? 시간 진짜 빠르다. 잘, 그리고 바쁘게 지냈죠. 그사이에 앨범도 내고 뮤지컬도 하고. 여러 가지 활동하느라 바쁘게 보냈어요. 아, 맞아! 작년 여름에 서핑에 한창 빠져 있었는데, 그 이후로 아직 한 번도 못했어요. 서핑의 계절이 왔는데도 갈수록 더 바빠져서 올해는 어려울 거 같아요. 아쉽게도.

뮤지컬 <태양의 노래>의 정하람도 서핑을 좋아하는 소년이죠. 한 인터뷰에서 첫 공연이 마지막 공연처럼 느껴졌다던데, 진짜 마지막 공연은 어땠어요?
마지막 공연을 끝내고 나니 이게 진짜 ‘마지막 공연’이구나 하고 깨달았어요. 하하. 진짜 마지막 공연은 달라도 다르더라고요. 커튼콜을 하고 함께한 배우들과 무대 위에 나란히 서서 소감을 이야기하는데, 정말 영화의 한 장면처럼 공연을 준비한 모든 순간이 눈앞에 스쳐 지나갔어요. 배역을 맡은 순간부터 처음 연습하던 날, 이제껏 하던 매회 공연까지 하나하나 전부 다요. 그렇게 지나가니까 또 하나를 해냈다는 생각도 들고요. 당연히 스스로도 뿌듯해요.

하성운이 그려낸 꿈 같은 여름날, 하성운, 뷰티쁠
스카프 셔츠, 팬츠 모두 누메로벤투노 by 한스타일닷컴.

그만큼 열심히 준비한 거죠. 뮤지컬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과 음악 방송에서 노래하는 건 다를 거예요. 발성부터 다르게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게다가 손목시계 같은 소품까지 디테일하게 신경 썼던데요?
저만의 하람이를 완성하기 위해 소품을 활용했죠.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해나를 만나러 가는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은 손목시계를 착용했지만, 해나가 죽고 난 뒤에는 착용하지 않는 것처럼요. 이어폰을 활용하기도 했고요. 해나가 죽고 난 뒤 녹음해둔 해나의 노래를 듣는 장면이 있어요. 하람이가 해나의 목소리를 들으려면 녹음한 음성을 듣는 방법밖에는 없었거든요. 그래서 이어폰을 끼면서 해나를 그리워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어요. 또 둘만의 꿈이었던 노르카프라는 곳에 가기 위해 새로운 언어를 공부하는 책을 소품으로 사용하기도 했죠.

신인 때는 데뷔가 다가 아니라는 걸 알았고, <프로듀스 101 시즌 2>가 끝난 뒤에는 큰물에서 놀아야 더 배울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어요. 이번 뮤지컬을 경험하면서 또 하나 배운 게 있나요?
뮤지컬 덕에 잊고 있던 나만의 호흡을 찾았고, 가사와 감정을 전달하는 방법을 좀 더 깊이 있게 배울 수 있었어요. 전에는 오로지 ‘목소리’에만 신경 썼다면 지금은 노래 가사 하나하나에 담긴 이야기와 감정에 더 신경 쓰게 되었거든요. 노래란 게 하나의 곡에 담긴 이야기란 사실을 이해하게 된 셈이죠.

하성운이 그려낸 꿈 같은 여름날, 하성운, 뷰티쁠
피케 셔츠, 팬츠 모두 이자벨마랑 옴므.

이번 작품은 특별히 메타시어터를 통해 해외 팬에게도 생중계돼 각국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독특한 형식의 공연이었어요. 동시에 여러 국가의 반응을 신경 써야 하니 긴장했을 거 같아요.
중요한 건 저 스스로도 즐겼다는 거예요. 전 타인의 평가를 신경 쓰기보다 스스로 재미있게 했는지 안 했는지에 더 집중하는 편이에요. 나부터 공연에 재미있게 임하니 자연스럽게 대중에게 좋은 이야기도 들었고요. 즐기는 만큼 집중력도 좋았어요. 결국 즐기느냐 즐기지 않느냐의 차이인 거 같아요. 당연히 안 좋은 평가도 있겠죠. 그런데 저는 처음 하는 일에 완벽을 바라는 타입은 아니에요. 열심히 재미있게 했기 때문에 후회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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