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미처 몰랐던 리노의 또 다른 얼굴

진지한 모습도, 장난스러운 얼굴도 모두 리노다. 리노 얼굴에 숨은 리노 찾기.

스트레이키즈 리노의 뷰티쁠 화보, 스키즈, 스트레이키즈, 리노, leeknow, skz, stray kids , CASE143
재킷, 티셔츠, 볼캡 모두 버버리, 셔츠 엘리엇 에밀.

단독 화보는 처음이죠? 맞아요. 혼자 화보를 찍은 건 오늘이 처음이에요. 멤버들도 없고 평소에 주로 하던 저희 팀의 강하고 센 콘셉트가 아니어서인지 처음에는 걱정했는데, 촬영하면서 모니터를 보니 사진이 잘 나온 거 같아요. 만족합니다. 하하.

일요일 아침부터 촬영장에 불러내서 미안해요. 오늘 촬영이 없었으면 지금 뭘 하고 있을까요? 글쎄요. 원래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스타일인데, 요즘 생활 패턴이 바뀌었거든요. 어제도 늦게 잠들었으니까 오전 11시쯤 일어나서 점심을 먹고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했을 거 같아요. 오후에는 회사에서 뒹굴뒹굴하며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까요?(웃음)

회사에서 뒹굴뒹굴해요? 일단 회사에 가면 춤이라도 한 번 더 추고, 노래라도 한 번 더 부르게 되니까 되도록 일정이 빌 때는 회사에 있으려고 해요. 쉬는 날이라고 특별한 걸 하지는 않아서 차라리 스케줄 있는 날이 좋아요. 일정이 빡빡해서 피곤한 게 집에서 심심하게 있는 것보다는 낫거든요.

의외네요. 리노가 ‘집돌이’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집에 있으면 심심한데 밖에 나가기는 귀찮아요. 그래서 한번 밖에 나가면 최대한 많은 일을 하고 집에 들어가려고 해요. 집돌이와 외향성의 중간 지점에 있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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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셔츠 지방시, 벨트 루이 비통, 슈즈 로스트가든.

요즘 바쁘죠? 신인 때와 비교하면 어때요? 스케줄은 많아도 훨씬 수월해졌어요. 신인 때는 매 순간이 긴장의 연속이었거든요. 지금은 오히려 긴장을 즐길 수 있을 정도가 됐어요. 무대도 ‘일’이라는 생각보다 그냥 ‘재미있게 놀고 온다’는 느낌이에요.

어제 골든디스크 ‘본상’을 받았죠? 축하해요! 그러고 보니 지난해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에서도 대상 중 하나인 ‘올해의 퍼포먼스’상을 받았어요. 감회가 남다를 거 같아요. 포털 사이트에 본인 이름을 검색해봤겠죠? 시상식에서 상을 받으면 ‘많은 사람이 우리 음악을 듣고 있구나’라고 생각 돼 기뻐요. 잘하고 있다고 인정받은 격이니까 추구하는 방향에 대한 확신도 생기고요. 무대가 끝나면 모니터링 개념으로 제 이름을 검색해요. 직캠을 확인하거나 댓글을 읽으면서 다양한 피드백을 받죠. 팬들이 남긴 좋은 댓글이 많은데, 거기서 다음 무대를 준비하는 힘을 얻기도 하고요.

스트레이 키즈가 이만큼 오기까지 퍼포먼스 역할이 컸어요. 장르와 콘셉트가 확고한 팀이고요. 그 가운데에 중심을 잡아주는 리노가 있어요.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그 부담은 저만 갖는 게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 쓰리라차는 작곡에 대한 부담이, 보컬라차는 보컬에 대한 부담이 있을 거고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퍼포먼스에 대한 부담감을 갖는 게 스트레이 키즈의 팀원으로서 당연하겠죠. 그렇다고 부담감이 스트레스로 이어지는 건 아니에요. 무대는 노는 곳이지 스트레스 받으면서 벌을 받는 곳이 아니니까요. 그냥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걸, 보여줄 수 있는 걸 보여주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런 마인드가 무대의 완성도를 높이는 거 같아요. 연말 무대도 인상 깊었어요. 특히 ‘98즈’와 함께한 ‘호랑이’ 무대요. 댄서 리노의 모습이 익숙했는데 고음 파트를 소화하는 새로운 모습도 봤고요. 점점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리노의 문을 열어가고 있어요. 늘 즐기자는 마음으로 무대를 해도 아쉬움이 남는 무대가 있어요. 그래도 지나간 일에 대해서는 절대 자책하지 않아요.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걸 잘 아니까요. 자책보다는 반성의 시간을 갖죠. 그걸 계기로 더 성장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요. 실수에 계속 매여 있으면 그 자리에만 머무르는 사람이 될 것만 같아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앞만 보고 나아가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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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언티지.

지금 대화를 나누다 보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말과는 별개로 감정이 절제된 듯한 인상을 받아요. 감정 표현에 더딘 편이에요. 슬픈 영화를 봐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스타일이고요.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닌데 그냥 눈물이 안 나요. 그래도 표현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상황에 몰입하면 감정의 폭도 키울 수 있다고 해서 슬픈 영화를 추천받기도 해요. 가장 최근에 한이가 추천해준 임윤아, 박정민 선배님 주연의 영화 <기적>도 봤고요.

그래서 울었나요? 아니요. 눈물은 흘리지 않았지만 굉장히 흥미롭게 잘 봤어요.

반면 무대에서는 감정의 표현력이 꾸준하게 높아지는 거 같아요. 그 무대가 어디든, 퍼포먼스를 보여줄 때는 진심이랄까? 무대는 또 달라요. 콘셉트가 명확하기 때문에 퍼포먼스를 위한 감정 표현은 어렵지 않더라고요. 공감 능력의 문제라기보다는 제가 ‘슬픔’이라는 감정을 쏟는 걸 꺼리는 거 같아요. 사람이 슬픈 감정에 집중하면 마음도 힘들잖아요. 자제하려고 하다 보니 자연스레 무뎌진 거 같아요.

춤으로 커리어를 시작했죠. 댄서로서의 생활을 끝내고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을 때, 막막하지는 않았나요?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라던가요. 오히려 두근두근했어요. ‘이제껏 쌓아온 내 커리어가 끝났다!’ 그런 생각보다는 ‘그동안 배워온 걸 바탕으로 뭔가 더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컸어요. 직업을 바꾼다고 제가 바뀌는 건 아니니까요. 어차피 제 인생은 하난데 그냥 이어서 사는 거죠.

다른 멤버들에 비해 연습 기간이 짧았던 건 그런 마음가짐 덕분일까요? 그만큼 준비 과정이 혹독했을 거 같아요. 기다리고 기다리던 데뷔 무대가 기억에 남겠죠? 사실 기억이 선명하지는 않아요. 2018년 3월 25일 장충체육관에서 쇼케이스를 했는데, 그날 엄청 떨었거든요. 그래도 처음 무대 위에 올라갈 때 환호성을 들은 순간이 아직도 생생해요. 현진이와 곰돌이 젤리를 먹으며 긴장을 풀었던 기억도 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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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 세터, 슈즈 로스트가든.

만약 춤을 추지 않았다면 무슨 일을 했을 거 같아요? 춤이 없었다면 댄스 동아리에 들어가지 않았을 거고, 그러면 고등학교도 인문계로 갔을 거예요. 하지만 세상에 공부를 잘하는 사람은 많고 저는 공부가 그렇게 하고 싶은 사람은 아니어서요.(웃음) 아마 특공 무술을 전공하거나 경호원이 되지 않았을까요? 당시 특공 무술 사범 자격증을 따기 위해 연수를 하고 있었거든요.

리노는 알면 알수록 더 모르겠어요. ‘스키즈’에서 가장 아이 같은 얼굴을 가졌지만 사고방식은 가장 어른스러운 것 같아요. 저 자신을 잘 다루는 방법을 알아요.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다면 몸도 마음도 다치게 되거든요. 무슨 일을 하든 건강이 우선이니까요. 스트레스를 받지 말자는 모토로 스트레스 원인을 다 차단했더니 이렇게 되었답니다.(웃음)

독특한 캐릭터인 건 확실해요. 주변에서는 리노가 시니컬해 보여도 사람들을 잘 챙긴다고 하던데요? 자신이 우선순위에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거든요. 저는 남이 뭘 하고 살든 저만 잘 살면 되는 사람이에요. 그렇지만 알게 모르게 우리는 조금씩 주변의 영향을 받잖아요.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 영향은 제가 그들에게 줄 수도 받을 수도 있죠. 그런 의미에서 전 곁에 있는 사람들이 좋은 사람이기를 바라요. 그래서 조금이나마 더 챙기게 되는 거 같고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는 건 이미 알고 있어요. 유니세프 후원 반지, 북극곰 후원 귀고리, 소수를 향한 폭력과 차별을 반대하는 의미의 피어싱을 한 리노의 사진을 봤거든요. 어차피 액세서리를 살 거라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걸 사고 싶었어요. 저도 지금 순이, 둥이, 도리라는 반려묘 3마리와 함께 살아요. 얘네들도 저랑 만나기 전까지는 힘든 환경에 놓여 있었고요. 여전히 많은 동물이 그런 환경에서 살고 있어요. 그들이 조금이나마 더 나은 세상에서 살기를 바라요. 후원 제품이지만 디자인도 예쁘고, 퀄리티도 높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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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터 시그니처, 셔츠 디벨, 터틀넥 톱 프라다.

자기 자신에게는 어때요? 스스로를 잘 챙기는 편인가요? 엄격할 때는 엄격한데 풀어줄 때는 마음껏 풀어줘요. 스스로 그은 선에서 어긋나지만 않는다면 특별히 제재하는 것도 없고요. 단순하게 살아요. 하고 싶은 거 하는 게 가장 좋은 삶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래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죠. 지켜야 할 건 지켜야 합니다.

팬들이 리노를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라고 부르던데, 알고 있어요?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라니…. 좋은 의미라고 생각할래요. 따뜻한 걸 좋아하는 사람과 차가운 걸 좋아하는 사람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의미일 테니까요.

음료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요리를 잘하는 멤버로도 유명하죠? 닭 손질도 잘하고,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생선회 손질까지 마스터했다고요? 회를 실제로 떠본 적은 없는데 할 수 있을 거 같아요.(웃음) 회를 뜨는 영상을 자주 봤더니 머릿속에서는 순서에 맞게 착착 진행할 수 있을 정도예요. 말은 이렇게 해도 실제로 하라고 하면 못하겠죠? 하하. 피를 빼고 내장을 손질하는 게 보통 일은 아니거든요. 그래도 한 번쯤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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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셔츠 디올, 점프슈트 언티지, 슈즈 오프화이트.

이제 3년 차죠? 큰 상도 받았고, 음악 프로그램 진행도 맡고 예능 프로에도 많이 출연했어요. 이제 방속국에 가면 마음이 편한가요? 친한 동료나 후배도 좀 생겼어요?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는 타입이라 아는 사람은 많아요. 활동 시기가 겹치며 인사를 하고 지내는 다른 그룹 친구들도 있고, 팬이라고 말해주는 후배들도 생겼어요. 그런데 방송 활동이 늘면서 익숙한 얼굴은 많아졌지만 막상 밖에서 만나는 건 고향 친구들이 대부분이에요. 휴가를 받거나 밥을 먹으러 가고, 여행을 갈 때도 늘 그 친구들과 함께해요.

그 친구들과는 스트레이 키즈 리노가 아닌 ‘이민호’로서 오롯이 함께하겠죠? 스물다섯 살의 이민호는 어떤 사람인가요? 스물다섯이라는 숫자가 아직 낯설어요. 머릿속의 저는 여전히 열아홉에 멈춰 있거든요. 해가 지날수록 시간이 더 빨리 가는 거 같아요. 그만큼 저도 모르는 사이 성숙해지는 느낌이에요. 서른이 되면 진짜 ‘어른’이 된 느낌을 받을 수 있을까요?

곧 알 수 있겠죠? 시간은 매우 빠르게 흐르거든요. 서른의 리노는 ‘어른’이 되길 바라요? 그냥 지금처럼 변함없는 이민호였으면 해요. 사람은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까요. 저는 지금의 제 모습이 나쁘지 않거든요. 인간관계든, 맴버들과의 관계든, 삶의 마인드든, 전부 다요. 서른 살이 되면 정신연령도 스물다섯 정도로는 성장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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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 티셔츠, 벨트, 볼캡 모두 버버리, 셔츠 엘리엇 에밀, 스니커즈 컨버스, 이어링 스켈레토.

공식 SNS 채널에 올라온 ‘2022년 프로젝트’를 보면 올해도 바쁠 거 같아요. 전 좋아요. 바쁘면 몸과 마음이 힘들어지기는 하는데, 그럴 때마다 스스로를 달래는 방법이 있거든요. 작년 연말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어요. 시간마다 새로운 일정이 추가되고 해야 할 일이 늘어가는 와중에도 늘 ‘오케이’를 외쳤어요. 언제 또 이렇게 바쁘게 살아보겠어요? 그렇게 생각해보니 저절로 마인드컨트롤이 되더라고요.

아이돌이라는 직업 때문에 날카로운 시선을 받기도 할 텐데 마음이 굳건하고 건강해 보여요. 보는 사람이 안심될 정도로요. 완벽한 사람은 없어요. 대신 누구나 잘하는 건 하나씩 있죠. 그래서 저는 완벽한 사람보다는 완벽하게 해내려고 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요.

믿는 게 있어요? 리노를 변화하게, 움직이게 하는 게 있다면요? 삶에는 끝이 있다는 거요. 누군가는 끝이 있다는 사실에 괴로워하거나 추진력을 잃기도 하지만 저는 아니에요. 오히려 더 긍정적으로 살게 해주는 거 같아요. 그 끝이 언제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현재를 더 즐길 수 있고요. 팬들이랑 일상생활을 소통하고 진심을 나누고 장난치고 의지하고. 그렇게 재미있게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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