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차트를 재습격한 루시

아침 햇살이 쏟아지는 거리에서 마주한 밴드 루시.

밴드 루시의 원상과 상엽의 뷰티쁠 화보
원상 니트 톱 프레드 페리, 팬츠 이티스, 스니커즈 컨버스. 상엽 셔츠 타미힐피거 진, 쇼츠 디어마일러, 스니커즈 반스.

데뷔 초에 멤버들이 막내 광일은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 예찬은 귀여움 담당, 원상 씨는 견주의 역할, 상엽은 팀의 선함을 담당한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아직도 유효한가요?
광일 예찬이 형이 귀여운 것 빼고는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원상 예찬이 형은 철이 좀 많이 들고 어른스러워졌어요. 귀여운 건 그대로인데, 듬직함이 살짝 추가됐어요. 광일이는 우리가 편해져서인지 애교도 많고 장난도 치고 살가워졌어요. 이젠 진짜 막내 느낌이 나요.
예찬 그리고 광일이는 형들이 아프면 잘 챙겨줘요. 최근에 발목을 다쳤는데 사골을 끓여줬어요.
광일 거창한 건 아니고 레토르트식품을 끓여서 그냥 줬어요. 상엽이 형 얘기를 하자면, 선했는데 이젠 조금 악으로 간 것 같아요.(웃음)
원상 예전엔 저희끼리 ‘엽마미’라고 부를 정도로 멤버들을 많이 챙겨줬는데 그런 이미지는 내려놓은 지 오래됐고요. 오히려 우리를 위해 쓴말을 해주기도 해요. 그리고 대체로 사람이 무관심해진 것 같아요. 나쁜 무관심이 아니라 멤버보다는 자기 스스로를 케어하기 시작했어요.
광일 원상이 형은 음악적으로는 여전히 견주예요. 생활적으로는 상엽이 형이고요.
상엽 원상이는 참 손이 많이 가는 친구예요. 뚝딱뚝딱 혼자 되게 열심히 뭔가를 항상 준비하기는 하거든요? 그런데 “우리 내일 몇 시에 어디서 보자” 하면 만나는 시간이나 장소를 잘못 알고 있다든지. 그런데 본인은 엄청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원상 노력은 하는데 머리가 안 따라가요.
예찬 그리고 원상이는 사랑이 많은 친구예요. 많이 주기도 하고 받고 싶어 하기도 하고 자신의 인생에 그런 걸 엄청 중요하게 생각해요.

루시 예찬과 광일의 뷰티쁠 화보
예찬 후디 라코스테 라이브, 쇼츠 코스, 스니커즈 프레드 페리. 광일 보머 재킷, 볼캡 모두 프레드 페리, 티셔츠, 팬츠 모두 코스, 스니커즈 반스.

<슈퍼밴드2>가 한창 방영 중이에요. <슈퍼밴드> 출신 밴드로서 방송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나요?
예찬 저희는 직접 겪어봤잖아요. 그 힘듦을 아니까 짠하기도 하고, 무대를 즐기는 걸 보면 재미있겠다 싶기도 해요. 광일 다시 돌아가고 싶어요?
예찬 돌아갈 필요가 없다면 굳이 안 가고 싶고요.
모두 (웃음)
예찬 힘들었지만 그 시간과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이 있는 거죠.
원상 개인적으로 친분 있는 분들이 많이 나와요. 양장세민, 김성현, 변정호. 그분들이 저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고요. 성현이 형에게는 그냥 형 모습 그대로 보여주라고 했어요. 이미 너무 잘하고 있고 마인드 자체가 어른스럽고 중심이 서 있는 분이거든요. 정호 형한테는 음악적인 조언을 좀 해줬고요.
상엽 전 <슈퍼밴드>랑 크게 인연이 있지는 않아서 시청자 입장에서 즐기고 있어요.
광일 ‘저렇게 음악 잘하는 사람이 또 있구나’ 하며 보고 있어요.

원상의 뷰티쁠 화보. 조원상, 루시,
트렌치코트 인스턴트펑크, 셔츠 디어마일러, 쇼츠 스투시, 스니커즈 컨버스.

<슈퍼밴드>에 처음 출연하던 때와 비교했을 때 지금은 어떤 점이 가장 성장했어요?
원상 전 <슈퍼밴드> 나갔을 때 고집이 엄청 셌어요. 작가님들이랑 상의하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고요. 이게 왜 안 멋있냐고 우기는 그런 어리광쟁이 뮤지션이었죠. 다양한 경험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고집이란 걸 버리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좀 더 시간이 지나니 버렸던 고집의 반 정도를 가져와서 중간을 찾게 됐어요. 그게 음악적 색깔이 됐고요.
예찬 <슈퍼밴드>에 나가기 전에는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했다면 지금은 어떤 게 멋있어 보일 수 있는지 멤버들한테 많이 배웠어요. 저희 그리고 저한테 어떤 게 잘 어울리는지 많이 알게 된 것 같아요.

조원상의 뷰티쁠 화보. 루시, 원상, 조원상
트렌치코트 인스턴트펑크, 셔츠 디어마일러.

개인적인 성격이나 생각은 바뀌었나요?
예찬 예전엔 제가 어떤 사람인지를 제대로 돌아보지 않았는데, 지금은 늘 제가 한 행동과 생각을 자주 되돌아보는 것 같아요. 더 좋은 사람이 되길 바라면서요. 광일 저는 제가 다 옳다고 생각했는데 수많은 사람과 소통하며 음악을 하다 보니 내가 틀릴 수도 있고 남의 의견에 좀 더 귀 기울일 줄 알게 됐어요.
상엽 저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게 무엇인지를 연구하고 더 노력하게 됐어요. 이전에는 음악을 하더라도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걸 하려 했거든요. 원상 전 셋이 말한 것 전부 해당되는 것 같아요.

밴드 상엽의 뷰티블 화보, 루시, 최상엽, 상엽
맨투맨 렉토, 스트라이프 티셔츠 라코스테, 팬츠, 스니커즈 모두 스투시×나이키.

<슈퍼밴드>에 다시 나가게 된다면 어떨까요?
광일 드럼으로 한 번 나가봤으니 이번엔 보컬로 도전하고 싶어요.
상엽 전 절대 1라운드에서 떨어지지 않을 거예요.
원상 1등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실력이 훨씬 많이 늘었거든요.
예찬 전 정말 똑같이 다시 도전하는 기분일 거예요.

밴드 상엽의 뷰티블 화보, 루시, 최상엽, 상엽
맨투맨 렉토, 스트라이프 티셔츠 라코스테.

지난 6월부터 진행 중인 첫 단독 콘서트 [LUCY ISLAND : First Landing]에 이어 [from. LUCY]를 통해 팬들을 만났어요.
상엽 에너지를 확실히 받았어요. 그리고 단독 콘서트때 선공개했던 ‘동문서답’이 싱글 앨범으로 나와요. 팬분들이 이 무대를 너무 좋아해주셨거든요.
원상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알고 싶어 전전긍긍하는 이야기를 담았어요. 주제를 잘 표현하기 위해 빠른 템포로 구성했고요. 특히 인트로에 기타와 바이올린, 일렉 베이스 연주 그리고 중간중간 토라진 듯한 의성어가 이 곡의 포인트니 유심히 들어주세요.

신예찬의 뷰티쁠 화보, 루시 신예찬. 예찬
셔츠 라코스테 라이브, 티셔츠 엘리오트, 쇼츠 매스노운, 볼캡 타미힐피거 진, 스니커즈 반스.

도쿄 올림픽에서 3관왕을 달성한 양궁 선수 안산이 예찬 라이브 방송에서 언급했던 노래죠? 안산이 팬이라고 밝힌 덕에 루시가 다시 한번 주목받게 됐어요.
예찬 맞아요. 안산 선수님이 제 라이브 방송에서 흔히 말하는 주접 댓글 많이 달아주셨거든요. 살면서 언제 올림픽 금메달 딴 분이랑 이야기를 해보겠어요. 가능동 밴드 때부터 알고 있었다고 말씀해주시니 더 감사했어요. 안산 선수님이 활을 통해 저희 모두에게 감동을 주셨잖아요. 저희도 앞으로 선수님에게 감동을 드릴 수 있는 음악을 많이 만들고 싶어요.
광일 얼떨떨했어요. 웹툰을 보는 느낌? 현실감이 떨어졌나 봐요. 하나도 아니고 금메달 3개를 딴 분이잖아요. 감사한 건 당연하고 덕분에 저희가 검색어에도 오르고 차트에도 들어갔어요. 너무 자랑스러워요. 루시의 자랑이자 한국의 자랑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신예찬의 뷰티쁠 화보, 루시 신예찬. 예찬
셔츠 라코스테 라이브, 티셔츠 엘리오트, 볼캡 타미힐피거 진.

데뷔 2년 차,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 많아요. 밴드 루시가 사람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나요?
상엽 밴드의 대표 주자가 되고 싶어요. 음악을 막 시작하는 분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는 거죠.
예찬 음악으로 감동을 줄 수 있는 팀이 되기를 원해요. 저희 음악으로 많은 분들이 더 좋은 영향을 받고 행복하면 좋겠어요.
광일 늘 새로운 밴드가 되고 싶어요. 장르적으로도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게 많아요. 발라드나 힙합이나 라틴, 클래식까지. 저희 멤버들이 서로 다른 음악 인생을 살아와서 각자의 개성을 살린 음악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원상 세계적으로 밴드 음악을 이야기할 때 저희 이름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그런 밴드가 되고 싶어요. 최근에 <신서유기>를 봤는데 거기서 인물 퀴즈, 음악 맞히기 퀴즈를 하잖아요. 그런 곳에 나올 만큼 모두가 알 만한 성공한 팀이 되고 싶어요.

광일의 뷰티쁠 화보, 신광일, 루시
셔츠, 코듀로이 팬츠 모두 라코스테 라이브, 니트 베스트 타미힐피거 진, 스니커즈 반스.

그럼 밴드 루시가 아닌 신예찬, 최상엽, 조원상, 신광일의 꿈은 뭔가요?
원상 주변 사람들 모두 자랑스러워할 만한 ‘네임드’가 되고 싶어요. 밴드 루시로서도 조원상으로서도 음악 신에 족적을 남기고 싶어요.
광일 일상생활에 쫓기지 않는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어요. 아까 영상 인터뷰에서 낚시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느긋하게 보내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지고 싶어요. 낚싯대만 보고 있다가 배고프면 라면 끓여 먹고요.
예찬 언제까지라도 버스킹하는 게 꿈이에요. 큰 무대 위에 서는 것도 좋지만 버스킹 자체의 매력이 있거든요. 관객들과 가까이에서 소통할 수 있고요. 그게 제가 추구하는 음악 스타일이에요.
상엽 전 유명한 사람보다는 어딘가에서 열심히 음악을 계속하면 좋겠어요. 영상, 공연, 드라마 OST 등 음악적으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는 것도, 관련된 다른 일을 하는 것도 좋아요.

광일의 뷰티쁠 화보, 신광일, 루시
셔츠 라코스테 라이브, 니트 베스트 타미힐피거 진.

마지막으로 잡지 이름이 <뷰티쁠>이라서 물어볼게요. 최근에 아름답다고 느낀 게 있나요?
상엽 밤에 조깅을 시작했어요. 어느 날 길을 잘못 들어서 한 30분만 뛰려고 했는데 1시간 반 정도를 돌아온 적이 있어요. 한강 다리를 혼자서 건너는데 그때 봤던 서울의 야경이 아름다웠어요.
예찬 제 손톱요. 원래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이 있었어요. 어느 날 내기에 져서 밥을 사야 했는데 상엽이가 계산을 하더니 2주 동안 형이 손톱을 안 물어뜯으면 돈을 안 줘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 후로 버릇을 고쳐서 상엽이에게 고마워요.
광일 최근에 가족사진을 찍었어요. 리마인드 웨딩 콘셉트라 어머니가 웨딩드레스, 아버지가 슈트를 입으셨는데 두 분이 함께 서 계신 모습을 보니 엄청 아름다워 보이더라고요.
원상 구름요. 가을이 오려는지 구름 모양이 황홀할 정도로 예뻐요. 최근에 안개가 뿌옇게 낀 하얀 하늘 위로 뭉게구름이 있는 거예요. 그 순간 너무 신비로워서 다른 행성에 온 것 같았어요. 원래 꿈이 기상학자였거든요. 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하늘을 보는 게 낙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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