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커의 선택, 다이어트엔 #레몬커피?
다이어트에 좋은 레몬과 커피. 둘을 섞어 마시면 살이 두 배로 빠질까요?
요즘 다이어트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미디어는 SNS 아닐까? 보디 프로필이 그랬고 프로아나가 뒤를 이었다. 그리고 지금 틱톡에서 새로운 다이어트 챌린지가 떠오르며 다이어터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바로 ‘레몬 커피’다. 레시피도 단순하다. 커피 한 컵에 레몬즙을 넣으면 끝! 이렇게 간단한 음료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레몬 커피를 마시고 살이 빠졌다는 생생한 후기들 덕분인지, 레몬 커피 영상은 ‘지방을 태우는 물약’이라는 이름으로 750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다이어터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재료 두 가지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접근성이 낮지만, 커피와 레몬을 섞어 마셔본 사람은 드물 터. 시작은 두 재료의 건강상의 이점에 주목했다. 레몬즙은 탄수화물 흡수 속도를 늦춰 혈당 상승을 억제한다. 따뜻한 물에 레몬즙을 섞어 마시면 칼로리를 많이 섭취하지 않고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커피는 어떠한가? 커피의 카페인은 탄수화물과 지방을 대사하는 갈색 지방 조직을 자극해 체중 감량을 유발한다. 또 식욕억제제의 역할 뿐만 아니라 커피는 신진대사를 빠르게 증가시켜 칼로리 소모 양도 증가시킨다. 그러나 섞어 마신다고 두 음식의 효과가 시너지를 내는 건 아니다.
일단 사람들이 기대하는 만큼 이 둘의 조합이 체중 감량을 더 빠르게 촉진시킨다는 사실을 증명할 과학적 증거가 없다. 커피와 레몬즙을 섞으면 지방을 태우는 영양소가 만들어진다는 생각 또한 어불성설. 커피와 레몬은 궁극적으로 지방을 녹일 수 없다. 전문가들은 이 레몬 커피가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기보단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답한다. 카페인의 섭취가 하루 권장량을 넘어서면 두통과 과민성, 심장 박동 증가, 불면증을 유래할 수 있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더욱이 구연산이 다량 함유된 레몬즙은 치아의 에나멜을 부식시킨다. 산성도가 높아 역류성 식도염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그런 둘을 섞는다면? 최악의 상황이 될 수 있다. 카페인은 일부 비타민과 미네랄 흡수를 차단할 수 있어 레몬즙의 효과마저 떨어뜨린다. 즉 두 가지를 결합했을 때 건강에 대한 이점보단 손실에 대한 염려가 더 크다는 것.
틱톡커들의 후기가 거짓말이라는 게 아니다. 레몬 커피를 마심으로써 살이 빠진다고 단언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단순히 맛으로 레몬 커피를 즐기고 싶다면 추천한다. 국내에선 아직 생소하지만 커피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는 ‘카페 로마노’라는 이름으로 오래전부터 마셔왔던 커피의 한 종류이며, 홍콩과 마카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메뉴다.
무언가를 마시거나 먹어서 살을 빼겠다는 요행은 바라지 말자. 누군가는 레몬 커피를 마시고 살이 빠졌다고? 한 사람에게는 효과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다른 이에게는 정반대의 영향을 줄 수도 있는 게 음식의 특성이다. 우울한 결과지만 이로써 다시 한번 확실해졌다. 살을 빼는 방법은 오직 식단 조절과 운동뿐이라는 사실을.
사진제공 www.shutterstoc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