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안티에이징
주름과 탄력만 보던 시대를 지나 세포 에너지, 재생, 회복, 장벽까지. 달라진 안티에이징의 기준을 성분으로 읽었다.

안티에이징의 기준이 달라졌다
한때 안티에이징의 공식은 비교적 단순했다. 묵은 각질을 걷어내 피붓결을 매끈하게 만들고, 칙칙한 색소를 관리하며, 콜라겐 생성을 자극해 주름과 탄력을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레티놀과 비타민 C, AHA처럼 오랫동안 검증된 성분이 이 공식의 중심을 지켜온 이유다. 하지만 지금의 안티에이징은 표면에서 보이는 ‘노화의 결과’를 교정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 단계 더 깊이 들어간다. 피부가 왜 예전처럼 회복되지 않는지, 세포는 왜 에너지를 잃고 서로 보내는 신호가 둔해지는지, 염증과 손상은 왜 누적되는지를 살피기 시작한 것이다. 예일대 의과대학 피부과 임상교수 모나 고하라는 이런 흐름을 두고 “기존 안티에이징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피부의 건강과 기능을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까지 논의를 확장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변화는 최근 주목받는 성분을 보면 더 선명하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민텔은 2026년 글로벌 뷰티 성분 트렌드에서 세포 에너지 생성과 회복에 관여하는 NAD+와 그 전구체인 NMN, 피부 세포에 특정 신호를 전달하는 시그널 펩타이드, 세포의 성장과 재생에 관여하는 EGF 등을 차세대 안티에이징 성분으로 꼽으며, 롱제비티 과학과 정밀 전달 기술을 주요 흐름으로 제시했다. 이름은 다소 낯설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주름 하나를 줄이는 데 집중하기보다 피부가 스스로 회복하고 기능을 유지하는 과정 자체를 관리하려는 것이다.
최근 피부 노화 연구 역시 이를 단순한 콜라겐 감소가 아니라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와 산화 스트레스, 만성 염증, 세포 노화가 서로 맞물리며 진행되는 복합적인 과정으로 설명한다. 쉽게 말해 피부가 늙는다는 것은 콜라겐 감소뿐 아니라 세포가 에너지를 만드는 능력, 손상을 복구하는 속도,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기능, 염증을 조절하는 힘까지 함께 떨어지는 현상이다. 이에 따라 안티에이징 성분의 역할도 한층 세분화되고 있다. 세포 에너지 대사를 겨냥한 NAD+·NMN, 재생과 회복을 돕는 PDRN, 세포 간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펩타이드와 EGF, 장벽을 지키는 세라마이드처럼 각기 다른 노화의 경로를 겨냥한 성분들이 동시에 주목받기 시작한 것. 여기에 리포좀, 캡슐화, 스피큘처럼 유효성분을 보다 안정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기술까지 더해지면서 이제는 ‘무엇을 담았는지’뿐 아니라 ‘어떻게 전달하는지’ 역시 중요한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다만 새롭게 떠오른 성분이 더 뛰어난 안티에이징 성분이라는 뜻은 아니다. 모나 고하라는 레티노이드의 경우, 콜라겐 생성과 주름, 색소, 결 개선 효과가 수십 년간 축적된 임상 연구로 입증된 반면, 많은 롱제비티 성분은 아직 실험실 데이터나 초기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한다. 또 뉴올리언스 피부과 전문의 마미나 투레가노 역시 최신 롱제비티 성분을 자외선 차단제, 레티노이드, 비타민 C 같은 기존 루틴의 ‘대체재’가 아닌 ‘추가 옵션’으로 활용할 것을 권한다. 결국 최근의 변화는 기존 성분을 밀어내는 세대교체라기보다, 피부 노화를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각각의 원인에 맞춰 성분과 기술을 확장해가는 흐름에 가깝다. 주름과 탄력만을 좇던 방식에서 벗어나 세포 에너지, 회복력, 염증, 재생, 장벽까지 종합적으로 케어하는 것. 이제 안티에이징의 지향점은 ‘젊어 보이는 피부’에서 ‘오래 건강하게 기능하는 피부’로 조금씩 옮겨가고 있다.
이렇게 조사했다!
기간 9월 8일~11일 대상 20~40대 여성 260명 방법 <뷰티쁠> 사이트에서 설문조사







사진 김태선
모델 Myuri
메이크업 조홍근
헤어 조소희
스타일링 임지현
참고 자료 Mintel, Global Beauty Ingredient Trends, 2026 / Mintel, The Next Era of Skincare Innovation, 2026 / Skin Aging and Mitochondrial Dysfunction, 2026 / Frontiers in Medicine, Oral and Topical Peptides for Skin Aging, 2026 / Polynucleotides and Polydeoxyribonucleotides for Skin Rejuvenation, 2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