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받은 피부 #광노화주의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한번 시작되면 속절없이 계속된다. 피부에 울리는 자외선 봄볕 주의보.
봄과 여름을 오간다. 어제는 따뜻했고 오늘은 더우며 내일은 뜨거울 듯. 매일 기온이 쉴 새 없이 오른다. 지구온난화로 여름의 시작이 더 빨라진 걸 감안하면 때 이른 더위가 새삼스럽지는 않다. 원인은 하나. 강하게 내리쬐는 자외선 탓이다. 우리 몸에서 자외선으로부터 자유로운 건 없다.
피부도 마찬가지다. 자외선 차단제를 챙겨 발라야 한다는 건 이제 누구나 아는 사실 아닌가? 자외선은 파장 길이에 따라 A, B, C로 나뉜다. 피부에 가장 치명적인 C(UVC)는 오존층 구멍이 확대되며 위험성 또한 커지고 있지만 오존층과 대기권을 통과한 뒤 피부에 직접 닿기 전에 대부분 오존에 흡수된다.
일상에서 문제가 되는 건 주로 자외선 A(UVA)와 B(UVB). UVA는 피부 면역 체계에 작용해 피부 노화와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고, UVB는 프로비타민 D를 비타민 D로 변환시키기도 하지만, 피부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 3년간 통계를 보면 총 자외선 지수가 가장 높았던 달은 한여름이 아닌 5, 6월로, 장마가 있는 여름과 달리 맑은 날이 이어지며 일사량이 제일 많다. 태양의 고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땅에 닿는 태양에너지 양도 늘어난다.
피부 노화는 자외선과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며 일반적으로 진행되는 자연 노화보다 광노화로 입은 손상도가 더욱 심각하다. 문제는 피부의 자외선 적응력. 자외선의 양이 적은 겨울에 적응한 피부에 봄철 자외선은 두려운 존재다. 자외선 자극이 계속되면 표피의 멜라닌 세포를 활성화하고 활성산소를 증가시켜 눈에 띄는 흔적이 나타난다.
강렬한 빛과 열기 아래에서 피부는 치명적 손상을 입음과 동시에 노화하는 것이다.
‘열’받는 피부, 광노화의 시작
자외선의 가장 큰 문제는 침투력이 뛰어나다는 것. 광노화는 자외선이 피부의 진피 깊숙이 침투해 피부에 탄력을 주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에 손상을 입히면서 발생한다. 자외선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파괴되면서 피부는 탄력을 잃고 주름이 생긴다. 또 자외선을 장시간 쬐면 피부 속에 열에너지가 쌓이며 피부 세포의 기능이 저하한다. 표피 각질 세포의 턴오버 주기가 지연되며 피부가 거칠어지고, 색소침착도 생긴다. 게다가 경피 수분 손실(TEWL)로 피부 장벽과 면역 기능이 떨어지면서 활성산소 농도가 증가해 피부 손상을 가속화한다. 세포 간 소통 역시 원활하지 못하게 된다. 세포 증식 과정에 영향을 미쳐 피부 자체 복원 체계가 망가지거나, 열감을 동반하는 자극이나 일시적으로 발적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자외선이 피부에 흡수될 때 각질 형성 세포에서 분비하는 혈관 확장 물질이 늘어나며 진피의 혈관층이 넓어졌기 때문. 이런 증상은 피부 장벽이 손상되었음을 방증한다.
S.O.S 광노화 철벽 방어 솔루션
피부에 가해지는 강렬한 자외선을 방치하면 피부 겉뿐만 아니라 속까지 망가지게 된다. 피부색이 붉어졌다면, 이미 염증 전 단계까지 왔다는 증거. 광노화가 도미노처럼 무너뜨린 피부의 치명타는 시간이 흐를수록 심화한다. 자외선으로 망가진 피부 컨디션을 되돌릴 방법은 없는 걸까?
CASE 1
얼굴이 붓고 얼굴 근육 움직임이 무거워요.
DOCTOR’S ADVICE 갑작스러운 열로 인해 피부가 부은 상태다. 눈썹이나 광대, 턱, 귀, 목 부위에 위치한 림프를 부드럽게 자극해 미세 순환을 촉진하는 것에 집중하자. 피부 방어 시스템을 활성화하는 데 주력하는 것 또한 방법. 부기 개선에 도움을 주는 카페인 성분이나 피부 유익균의 밸런스를 맞춰주는 프로바이오틱스 성분을 활용해 피부 속부터 다스려야 한다.
CASE 2
피부가 차갑고 축축하며 얼굴색이 창백해요.
DOCTOR’S ADVICE 피부 온도가 과도하게 올라 피부를 통해 열이 발산하며 체온이 떨어졌을 때 열성 경련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피부에 탈수 증상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수분을 충분하게 보충해야 한다. 냉각 특성을 가진 라벤더나 캐머마일 에센셜 오일을 보습제에 섞어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단, 체온이 쉽게 낮아지지 않을 경우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CASE 3
규칙한 모양의 발적이 올라오고 열 때문에 피부가 후끈거려요.
DOCTOR’S ADVICE 자외선에 의한 발적이나 팽진이 나타났을 때 피부를 빠르게 진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얼음주머니를 수건 등에 싸서 냉찜질을 하거나 심할 때는 전문의와 상담해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칼라민이나 시카처럼 진정과 보습에 도움을 주는 성분의 제품을 사용하면 열로 인해 피부가 후끈거리는 걸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
CASE 4
피부가 단단하게 뭉쳐서 제품을 발라도 하얗게 일어나요.
DOCTOR’S ADVICE 높은 기온, 잦아지는 야외 활동으로 땀과 피지가 방출되기 시작하면 메마른 피부와 유분이 충돌해 제품을 흡수시키기 어렵다. 가벼운 포뮬러로도 충분한 보습이 가능한 제품을 바른 뒤 흡수시킨 수분을 밀폐해 오랫동안 촉촉함을 머금는 것이 중요하다. 수화 작용을 돕는 히알루론산과 동시에 수분 보유력을 높이는 세라마이드가 대표적인 예.
BEAUTY+ says
광노화 예방은 가장 좋은 치료법. 그 1단계는 단연 자외선 차단제 사용의 습관화다. 자외선 차단제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 어떤 자외선 차단제를 고를지 고민이라면 <뷰티쁠>의 팁을 참고해 자신의 피부에 맞는 차단제를 선택할 것.
오일이나 지용성의 고형 크리스털 원료인 에칠헥실메톡시신나메이트, 에칠헥실살리실레이트, 옥토크릴렌, 벤조페논-3, 아보벤존 등은 제품을 만들 때 다량의 오일 성분을 사용한다. 해당 성분의 자외선 차단제는 자외선 차단 지수가 높을수록 기름지고 끈적거릴 가능성이 높다. 피지 분비량이 많거나 여드름이 난 피부라면 삼가는 것이 좋다.
징크옥사이드나 티타늄디옥사이드 같은 성분은 끈적임이 적고 건조한 특성을 띠고 있어 지성 혹은 여드름성 피부에 도움을 준다. 이때 모공을 막을 수 있는 스틱 제형보다 가벼운 오일프리 젤 타입을 사용하길 추천한다. 자외선 차단제 역시 화장품의 하나이므로 성분의 종류가 적을수록 피부에 가해지는 자극도 약하다.
미세먼지가 심하거나 민감해진 피부라면 자외선 차단제만으로도 자극을 느낄 수 있다. 이럴 때는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가 아닌 물리적 차단제나 ‘피지컬(Physical)’이라고 표기된 제품을 고를 것. 민감한 피부에는 바르는 과정 자체가 피부에 손상을 줄 수 있으니 부드러운 로션이나 크림 타입을 바르길 권한다.
사진 김태선
모델 기예지
메이크업 정지은
헤어 정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