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피부를 위한 마스터피스, 페이셜 솝
사용도, 보관도, 가격도 만만치 않은 페이셜 비누가 다시 돌아온 이유.
몇 시즌 전, 여자 솔로 아티스트와 <뷰티쁠> 커버를 찍으면서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다. 디올의 뮤즈로 활동하던 시절, 그는 대부분의 디올 뷰티 제품을 실제로 사용해봤다고 했다. 그가 최고로 꼽은 아이템은 프레스티지 르 사봉. 이 비누가 본인의 피부 컨디션을 얼마나 끌어올렸는지를 아주 상세하게 설명했다. 디올 프레스티지 라인에는 륄드로즈 같은 우월한 제품이 많음에도, 그는 이 비누를 최고로 편애한다는 거다. 또 다른 이야기로, 한때 스킨케어 브랜드 피토메르의 홍보를 맡았던 PR 디렉터가 있다. 그는 타고난 좋은 피부와 여럿 럭셔리 스킨케어를 섭렵한 것으로 업계에서도 유명하다. 그는 ‘최고의 뷰티템’을 꼽을 기회가 올 때마다 끌레드뽀 보떼의 페이셜 비누를 반복해서 언급했다. 표면이 무르기 쉽고 청결하게 관리하기 힘든, 15만원이나 하는 비누가 최고라고? 또 얼마 전에는 설화수에서 1941년 당시 최고의 스파였던 ‘인삼장’을 요즘 스타일로 재해석한 시그니처 비누를 출시했다. 이쯤되면 모두가 궁금할 듯하다. 어째서 관리도 까다롭고 가격도 저렴하지 않은 비누에 이렇게 주목하는 걸까? 키엘의 홍보 담당은 “세정력이 강한 기존 클렌저는 자칫하면 피부 속 수분까지 빼앗아버릴 수 있다”고 설명하고, 뽀아레의 프로덕트 담당은 “폼 클렌저 대신 질 좋은 세안용 비누를 장기적으로 사용하면 피부 표면의 질감을 비롯해 전반적인 피부 건강 상태가 좋아진다”고 말한다. 이 지면에서는 ‘마스터피스’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은 하이엔드 비누 6개의 핵심 성분과 제조 과정을 체크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여기서 어떤 비누를 선택해도 본전 생각이 날 일은 결코 없어 보인다.
15년을 기다려야 완성되는 비누
디올 스킨케어의 정수, 로즈 드 그랑빌에서 피어난 장미를 비누에 듬뿍 담았다. 오롯이 디올 스킨케어만을 위해 탄생한 장미로 4만여 종 가운데 15년 동안 숱한 개량 과정을 거쳐 만든 꽃이다. 노르망디 그랑빌의 해안 절벽에 피는 야생 장미는 생명력이 강한데, 이는 피부 저항력을 높이고 본연의 회복력을 키워 건강하고 아름다운 피부로 가꾼다. 디올만의 독자 기술로 장미 성분과 함께 3개월간의 섬세한 숙성 과정을 거쳐 완성했으니 프레스티지 르 사봉의 성분과 품질, 효능의 우수성을 더 설명하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세안부터 집중 스킨케어
수분, 진정, 모공의 3가지 피부 고민별 케어가 가능한 페이셜 클렌징 바 라인의 제품이다. 아마존 화이트 클레이 성분과 미세 숯가루 스크럽 입자가 각질 제거와 모공 케어를 한 번에 돕고 보송한 마무리감을 선사한다. 키엘만의 기술력으로 탄생시킨 조밀하고 미세한 거품은 세안 후에도 땅김 없이 촉촉한 피부 결을 선사한다.
중독적인 캐시미어 버블
클렌징의 핵심은 피부 속 묵은 노폐물을 부드럽게 제거하는 것. 이때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이 바로 거품. 캐시미어 거품이라고 할 정도로 보들보들한 시나끄티프 사본의 거품은 모공 속 피지와 메이크업 잔여물을 깔끔히 지우고 다음 단계의 유효 성분이 피부 깊숙이 흡수되도록 돕는다. 수작업으로 제조 기간만 5.5개월이 소요되는데, 이는 피부에 보습 성분을 오래도록 가둬두기 위함이라고. 시나끄티프 사본에 담긴 슈가 스쿠알렌과 에델바이스 추출물은 세안 후에도 속땅김 없이 촉촉한 마무리감을 선사하는 것이 특징. 오로지 시나끄티프만을 위해 프랑스 오베르뉴 청정 지역에서 10년간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장미로 향을 구현했다.
자극 제로의 꿈
좋은 성분을 담아낸 것뿐 아니라 에센셜 오일, 드라잉 알코올, 실리콘,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 향료 등 모든 피부를 민감하게 하는 성분을 과감하게 없애 탄생시켰다. 피부 표면에 묵은 각질과 노폐물, 유분기를 부드럽게 제거하고 수분은 유지한다. 크리미한 제형의 거품이 날 때까지 충분히 문지른 뒤, 풍성한 거품으로 마사지하고 세안하면 된다.
비누도 숙성이 되나요?
낮은 온도에서 건조하고 숙성하는 등 60일간의 엄격한 제조 과정을 거쳐 탄생한 싸봉 뿌흐 르 비싸쥐. 그 결과 제품의 효능을 최대치로 끌어낼 수 있었다. 또 촘촘하고 쫀쫀한 마이크로 버블 폼이 피부 자극을 덜고 모공 속 미세 잔여물도 깔끔히 없애 맑고 투명한 피부로 가꿔준다. 오리스 뿌리 추출물을 함유해 미세먼지로부터 자극받은 피부를 빠르게 진정시키고, 장미에서 추출한 로즈 워터와 로즈 힙 오일이 기분 좋은 향을 더한다.
20세기부터 전해진 고대 뷰티
김탁환의 소설 <나, 황진이> 속 몇 대목을 보면 “인삼꽃이 필 무렵, 꽃심 부분을 따서 목욕물에 넣으면 살결이 부드러워진다고 해 인삼탕을 애용했으며, 조선 시대 궁녀 역시 왕의 눈에 들기 위해 인삼물로 목욕했다”는 기록이 있다. 또 20세기 초 당대 최고급 스파인 ‘인삼장(人蔘莊)’의 주재료는 인삼 잎과 껍질이었으며, 세안용 비누에도 인삼을 넣어 사용했다고 한다. 진생 페이셜 솝은 이로부터 영감 받아 탄생한 비누다. 인삼꽃 추출물이 피부 장벽을 강화해 피부를 견고하고 탄탄하게 만들며, 약알칼리성 비누라 자극 없이 높은 세정력을 자랑한다. 브랜드 연구진이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쫀쫀하고 조밀한 거품은 피부 보습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줘 극건성 피부에 보다 유용하다.
사진 김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