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노화를 막아 줄, 세포 간 소통
피부를 위한다면 세포 간 대화가 필요해. 노화를 막아줄 ‘세포 간 소통’에 대하여.
느닷없이 찾아온 사소한 피부 트러블, 처진 턱살, 건조함과 각질까지. 누구나 겪을 법하지만 반갑지 않은 일임은 분명하다. 어렵사리 유지되던 피부가 망가진 원인은 바로 ‘노화’. 나이 들면서 각종 유해 환경이나 자외선 등 여러 요인에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항상성 유지 기능이 떨어져 세포가 손상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회복이 어렵다는 데 있다. 제아무리 귀한 음식을 먹고 좋은 제품을 발라도 소용없다. 노화로 인해 세포가 손상되면 세포 내 주요 신호 경로와 기능이 복합적으로 상실되고, 세포 간 상호 소통을 통해 신호 전달계가 변화한다. 세포 간 소통에 장애가 발생하면 면역 시스템 기능이 저하한다. 세포 본래의 기능을 잃고 염증 반응이 활성화돼 염증성 호르몬이 분비되기도 한다. 또 세포 소통에 문제가 생기면 노화한 세포가 신호를 잘못 전달해 기능을 무너뜨리며 악순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도대체 세포는 어떤 대화를 하길래 피부를 망가뜨리는 걸까?
세포가 말할 때 세포는 듣는다
무심한 세포와 이별할 시간. 피부 나이를 거꾸로 돌릴 열쇠, 답은 ‘소통’에 있다.
1 피부세포 #소통 #맞팔 해요
생물학자는 인간의 몸을 하나의 도시에 비유하고는 한다. 인체를 구성하는 세포는 약 60조 개. 노동 인구가 60조 명이나 되는 큰 도시라는 것. 적혈구나 백혈구 같은 혈액세포는 핏줄을 따라 온몸을 돌아다니고 두뇌세포는 생각하고 느낄 수 있게 해주며 근육세포는 몸을 움직이게 한다. 인체라는 도시에서 세포마다 직업을 갖는 셈이다. 우리 몸은 여러 세포가 어우러져 조성된 유기적 공동체나 마찬가지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 세포가 서로 어우러져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뜻이다. 세포는 살아 있다. 살기 위해 밥도 먹고 숨도 쉬고 에너지를 만들며 여러 가지 일도 한다. 사는 게 그렇듯 세포가 사는 세상 역시 혼자만 잘한다고 모든 게 돌아가지는 않는다. 한 사회나 조직이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소통’이 중요하다. 그래서 세포는 서로 신호를 보낸다. 세포와 세포 사이에 설치된 첨단 신호 전달 시스템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생명 유지를 위해 에너지를 생산하고 외부 침입에 대처한다. 걸어갈 때 뇌가 방향을 파악하고 속도를 조절해 다리를 움직이는 작업 역시 소통의 산물이다.
2 메시지는 단백질로 쓰세요
세포는 세포끼리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일종의 공용어가 있다. 동일한 역할을 하는 세포 혹은 연계된 신체 기관을 담당하는 세포는 화학적 언어를 통해 의사소통하며 여러 신호를 주고받는다. 여기서 세포의 메신저가 바로 단백질이다. 단백질은 세포에 가장 중요한 분자기도 하다. 세포의 몸이 되기도 하고 세포가 온갖 일을 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세포는 종류마다 표면에 서로 다른 종류의 단백질을 가지고 있는데, 표면 단백질 차이 일부가 발생 중 조직과 기관 구조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체내 세포의 복잡한 정보 전달 과정에 많은 단백질이 개입한다. 단백질은 세포의 유전자 발현을 변화시키는 신호 전달 분자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세포 내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단백질 수리공의 기능을 최대한 돕거나 개선시키면 비교적 편리하게 세포의 정상적인 기능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다른 세포와의 소통으로 신호를 받은 세포가 단백질을 활성화해 세포 활동을 조절하고 잘 억제하면 신체 대사를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피부 노화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3 대화 단절의 끝, 노화
노화는 세포 수준에서 일어나는 변화뿐 아니라 세포 사이의 소통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기본적으로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노화한 세포가 분비하는 신호에 의해 주변 세포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때가 많다. 이는 노화를 촉발하는 계기로 작동해 시간에 따라 손상이 축적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결국 세포의 유전자가 불안정해지면서 여러 효소 및 구조물이 변화해 일정한 단백질 항상성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고, 세포는 영양소 감지 능력이 저하된다. 에너지를 형성하는 미토콘드리아 기능 감소를 유발하고 세포의 노화가 촉진된다. 줄기세포 고갈이 유해 혈액 생성이나 적응 면역세포 수의 감소를 초래한다면 세포 사이의 신호 전달 조에 오류가 생기고, 악성 세포에 대한 방어 기전도 줄어든다. 세포 간 소통이 변화하면 조직 기능이 무너진다. 각 조직과 기관의 노화한 세포가 이웃한 세포에 활성산소를 전달하며 일종의 전염성 노화를 발현시키는데, 이 때문에 멀리 떨어진 조직에서도 세포가 변형되고 면역 기능이 무너진다. 결과적으로 피부가 외부 환경에 대응하는 능력이 약화하고 재생에 어려움을 겪는다.
4 시그널을 보내는 방법
다행히 이를 막기 위해 우리에겐 쉽게 접할 수 있는 장비, ‘화장품’이 있다. 첫 번째, 특정 신호 전달을 위한 성장인자를 활용하자. 성장인자는 다양한 방식으로 표적세포의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데, 표피성장인자(EGF)는 골형성 분화를 촉진하고, 섬유아세포성장인자(FGF)와 혈관내피성장인자(VEGF)는 혈관의 분화와 신생을 유도한다. 그중 EGF 및 베타글루칸 같은 재생 성장인자는 신호 전달 물질인 사이토카인 생성을 유도해 면역력이나 염증, 혹은 혈액 생성 등의 조절에 도움을 준다. 진세노사이드, 사포닌, 레티놀, 레스베라트롤, 커큐민, 플라보노이드 등 신경 전달 경로를 조절하는 성분으로 산화 반응에 따른 손상과 활성산소 생성을 방해하고 감소시켜 세포 노화를 지연시키는 방법도 있다. 우리 몸에서 생성되는 산화 물질과 항산화 물질 사이 불균형으로 체내에 과도한 활성산소가 발생하면, 생체 구성 물질의 기능과 구조를 변형시켜 세포와 조직에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킨다. 항산화 성분으로 세포의 에너지대사를 활성화해 피부를 비롯한 모든 기관의 재생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세포 간 소통을 유도해야 한다.
EDITOR’S PICK
해조류·버섯·귀리·보리 등에서 찾을 수 있는 베타글루칸과 콩단백질이 가진 제니스테인, 홍삼과 고삼의 진세노사이드, 미나리·양배추·파슬리에 함유된 사포닌, 커큐민과 각종 플라보노이드까지. 피부세포 소통 속도의 답은 성분 속에 있다.
사진 김태선
모델 메구
메이크업 정지은
헤어 박수정
스타일리스트 임지현
도움 김홍석(보스피부과) 문득곤(미파문피부과)
참조 <세크로 코스모스 탐사기>(남궁석, 에디토리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