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민감러를 위한 성분은 따로 있다

‘프로민감러’라면 주목. 같은 이름 아래 다른 효과를 보았다면? 성분 때문이 아니다.

 나체, 1064스튜디오, 피부 민감한 사람에게 좋은 성분
볼레로, 슬리브리스 톱 모두 나체, 네크리스 1064스튜디오.

언제부터인가 피부 타입에 한 가지 카테고리가 더해졌다. ‘민감성’이다. 기존의 지성, 건성, 복합성과 달리 은근슬쩍 합류한 민감성 피부는 어느새 현대인의 대표 피부 고민으로 자리 잡았다. 겨울엔 춥고 건조하고 여름엔 덥고 습한 환경과 사계절 내내 불어오는 미세먼지, 거기다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스트레스 등 민감성 피부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자극은 수없이 많다. 예민한 피부를 달래기 위해 화장품에 많은 돈을 써보았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무향료 등 안전한 성분을 강조한 제품을 사용했는데도 피부가 뒤집어진 적이 있다.

T존 부위는 울긋불긋하게 올라와 살이 벗겨지고 입가 주변의 피부 결은 오돌토돌해졌다. 분명 주의할 성분이 없었음에도 병원에서는 화장품 성분이 문제라고 했다. 그 뒤부터 화장품을 살 때는, 라벨을 더욱 꼼꼼하게 살피고 구매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몇몇 제품 때문에 피부에 트러블이 생기거나 붉게 달아오르거나 벗겨지는 증상이 나타났다. 왜 그런 걸까? 성분 때문이 아니다. 피부 때문이다.

  ‘안전 성분’ 표기, 진짜 믿어도 될까요?

‘안전 성분’ 표기, 진짜 믿어도 될까요?

  허투루 넣은 것은 없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기 직전까지 우리가 사용하는 화장품의 수는 얼마나 될까? 색조 메이크업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클렌저부터 샴푸, 토너, 모이스처라이저까지 생각보다 많은 제품을 사용한다. 화장품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게 구성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분류에 따르면, 기초화장품에 사용되는 원료는 물, 유성원료, 색소, 계면활성제, 효능원료, 착향제, 보존제, 점증제, 보습제의 9가지로 나뉜다. 각 원료는 효능을 위해서라기보다는 화장품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

대한화장품협회 측에 따르면, 화장품 원료는 최초 개발 단계에서 독성시험, 인체적용시험, 안정성시험 등 각종 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 품질관리를 위한 기준 및 시험 방법을 확보해 제조 단계에 공급된다. 새로 개발한 원료는 미국의 화장품 성분 사전, 국내 화장품 성분 사전 등에 공개한 뒤 제조에 쓰고, 사용 중 발생한 문제는 다시 개선해 검증한 뒤 사용한다. 특정 성분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면 정부가 제품에 대한 정보를 신속하게 파악해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

  유해 성분 ‘없음’의 함정

소비자가 성분 표시와 같은 정보로 받을 수 있는 도움은 무엇일까? 오히려 제품에 대한 의심과 공포심을 조장하기도 한다. 그런데 유해 성분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특정 성분이 피부에 악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체내에 많은 양이 흡수되어야 하는데, 각 성분은 화장품의 품질을 유지하는 데 극미량만 함유하기 때문이다. 화장품에 들어 있는 성분의 인체 흡수율도 매우 낮다. 같은 성분이라도 모든 피부에 통용되는 것도 아니다.

파라벤이 좋은 예다. 파라벤은 한때 호르몬계를 교란시켜 여성의 유방암 발병률을 높이는 원인으로 지목되어 ‘유해 물질’이라는 꼬리표가 달렸다. 그러나 이름에 ‘파라벤’이 들어간다고 다 같은 파라벤이 아니다. 파라벤은 7종류로 나뉘는 데다가 과학적 연구를 통해 파라벤이 발암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알려졌다. 미국식품의약국은 파라벤이 함유된 화장품 사용에 대해 소비자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으며, 대부분의 과학자도 파라벤이 포함된 제품이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데 동의한다.

  화장품, 제대로 알고 씁시다

유해 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화장품을 사용한다고 해서 100% 안전한 건 아니다. 일부 제품은 파라벤을 대체하기 위해 더 자극적인 성분을 사용하기도 한다. 결국 피부 민감도는 성분의 이름이 아닌 오로지 피부에 의해 결정된다. 다시 말해 극소량의 유해 성분을 포함한 화장품보다 자신의 피부와 맞지 않는 다량의 성분 하나가 피부를 망치는 원인일 수 있다는 것. 화장품 성분의 안전성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연구를 바탕으로 증명되기 때문에 전문가마다 견해가 다르다.

주의 성분으로 유명한 것일지라도 모든 피부에 부적합하지 않다. 안전한 성분이라고 광고에 쓰여 있어도 누구에겐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같은 성분이 적혀 있어도 어떤 제품은 좋다고 느끼지만, 어떤 제품은 피부를 예민하게 한다. 피부가 예민하다면 제품의 구성 성분을 미리 파악해야 한다. 수많은 성분이 제각기 다른 특징을 갖는다. 화장품 성분의 안전성에 대한 단편적인 정보보다 사용 목적과 피부의 흡수 정도, 사용량에 따른 종합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DOCTOR’S TIP

제품 하나만 바꿔도 예민해지는 피부라고? 그렇다면 화장품을 고를 때 이것만은 주의하자.

1 #자외선차단제
자외선차단제는 자외선을 흡수하는 것과 반사하는 것이 있다. ‘유기자외선차단제’ 또는 ‘화학적자외선차단제’는 자외선을 흡수해 화학반응을 일으켜 열을 배출하며 분해하는데, 간혹 알레르기접촉피부염이나 트러블을 일으키기도 한다. 반면 자외선을 반사해 피부에서 흩어지게 하는 ‘무기자외선차단제’는 무기화합물 성분이 막을 형성하고 자외선을 반사해 자극이 적다. 따라서 민감한 피부에는 무기자외선차단제 사용을 추천한다.

IN 티타늄디옥사이드, 징크옥사이드 OUT 옥시벤존, 에칠헥실메톡시신나메이트

2 #계면활성제
계면활성제는 기름과 물이 섞이지 않게 하는 ‘표면장력’을 없애는 물질이다. 이온성 계면활성제는 피부세포막을 손상시켜 건조, 습진, 발진을 유발할 수 있으며 다른 위험 성분의 흡수를 돕는 역할을 해 피하는 게 좋다. 레시틴이나 사포닌 등 천연 물질에서 추출한 천연 계면활성제나 비이온성 계면활성제는 세정력은 약하지만 생분해 특성이 우수하다. 독성이 낮아 친환경적이며 자극성이 적어 부작용이 발생할 확률도 낮다.

IN 알킬폴리글루코사이드(APG), 폴리글리세린지방산에스테르 OUT 소듐라우릴설페이트(SLS), 디에탄올아민(DEA)

3 #보습제
식물의 뿌리처럼 우리 피부에도 수분을 흡수해 운반하는 통로가 있다. 바로 ‘아쿠아포린’이다. 아쿠아포린이 많을수록 화장품 성분 흡수력이 높아진다. ‘글리세릴글루코사이드’는 아쿠아포린의 활성화를 촉진하는 대표 성분이다. 글리세릴글루코사이드는 강렬한 태양이 내리쬐는 사막의 식물이 갖고 있는 성분으로, 비가 오지 않는 건조한 환경에서도 자체 활력 세포를 유지하게 한다. 피부 내 항산화 요소를 증가시키고 피부 노화까지 방지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IN 글리세릴글루코사이드 OUT 프로필렌글라이콜

4 #미백제
여드름성 피부 또는 예민한 피부의 소유자라면 환한 피부를 희망해도 고함량 비타민 C 제품은 삼가는 게 좋다. 비타민 C의 함량이 많아질수록 제품의 pH는 산성에 가까워 피부에 큰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브라이트닝 효과를 원한다면 ‘나이아신아마이드’ 성분이 포함된 제품을 추천한다. 나이아신아마이드는 항염과 진정 작용 효과도 뛰어나 예민한 피부에는 물론, 피부 장벽 회복을 도와 손상된 여드름 피부에도 개선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IN 나이아신아마이드b OUT 고함량의 비타민 C

5 #항산화제
항산화제로 유명한 레티놀은 콜라겐과 엘라스틴 생산을 촉진한다. 피부 탄력을 높이고 색소 개선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자극성이 높고 빛에 예민한 성분이라 전문가들은 밤에만 사용하는 것을 권한다. 또 적응 기간 동안 따가움, 홍반 등 불편함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성분이 ‘바쿠치올’이다. 식물성 성분으로 광과민반응이 없어 민감한 피부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주름과 피부 탄력, 저항력을 높이고 싶으면 주목하자.

IN 바쿠치올 OUT 레티놀

앤드에이치 유스 테라피 화이트 퍼밍 세럼, 다비네스 엘리베이팅 마사지 오일, 피브 하이퍼-인리칭 크림, 러쉬 풀 오브 그레이스, 폴라초이스 스킨발란싱 포어-리듀싱 토너, 예화담 마일드 비건 여성청결제

1 앤드에이치 유스 테라피 화이트 퍼밍 세럼 자연 발효를 통한 자연친화적인 성분과 나이아신아마이드 성분으로 피부를 가꿔준다. 50ml 9만8000원.

2 다비네스 엘리베이팅 마사지 오일 파라벤 등 유해 성분은 배제하고 97.2% 천연 성분으로 구성한 오일. 두피, 보디, 핸드 등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100ml 8만3000원.

3 피브 하이퍼-인리칭 크림 세라마이드, 지방산, 판테놀 등 피부 진정 및 장벽 개선에 도움을 주는 성분으로 피부 결을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50ml 2만8000원.

4 러쉬 풀 오브 그레이스 피부 재생을 돕는 징크옥사이드의 주요 성분인 칼라민을 함유해 수분과 영양 공급에 도움을 준다. 20g 2만2000원.

5 폴라초이스 스킨발란싱 포어-리듀싱 토너 캐머마일-나이아신아마이드 복합 성분 함유로 피지 생성을 조절하고 모공까지 한 번에 관리한다. 190ml 3만2000원.

6 예화담 마일드 비건 여성청결제 설페이트계 계면활성제를 비롯한 10가지 유해 성분 없이 피부 유사 pH 포뮬러로 Y존을 케어한다. 200ml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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