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실러 하나로 메이크업 끝
결국 우리가 컨실러에 기대하는 건 지극히 내 피부처럼 보이는 자연스러운 맛.
단순한 치장이라기에는 베이스 메이크업은 그 어떤 것보다 사회상을 반영하는 카테고리다. 지난 1960년대와 1970년대를 비해 봐도 그렇다. 경제 호황기를 거쳐 페미니즘이 힘을 얻으면서 많은 여성이 자신의 결점을 과감하게 드러내고 메이크업은 자연스러워졌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최근 사회적 흐름을 보면 ‘있는 그대로 사랑할 것’ ‘근본의 가치를 존중할 것’이라는 2가지가 눈에 띈다. 그러면서 베이스 메이크업이 가벼워졌다. 여기에 예상치 못한 ‘코시국’까지. ‘베이스 미니멀리즘’이라는 단어 말고는 도저히 정의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그렇다고 마냥 맨얼굴로만 다니겠다는 게 아니다. 본래 피부를 강조하며 시선을 빼앗는 결점만 가린 채 우리가 익숙한 효과와 효능을 요구하기 때문. 요즘 단어로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이랄까. 이렇게 우리 시선은 파운데이션에서 쿠션을 넘어 컨실러로 옮겨갔다. 많은 브랜드는 이런 흐름을 빠르게 파악해 우리에게 고도화된 컨실러를 선보이는데, 흥미로운 건 이들의 공통점이다.
섬세하게 나뉜 수십 가지 셰이드
컨실러 하면 우리에겐 21호와 23호 2가지 선택지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많은 소비자가 자신의 피부는 생각만큼 밝지 않다는 걸 인정하고, 억지로 뽀얗게 표현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최근 들어 21호와 23호 사이, 23호 이후의 셰이드가 줄지어 나오며 다크 브라운이 익숙해지기까지 했다. 덕분에 피부와 딱 맞는 컬러를 선택할 수 있음은 물론, 섬세한 컨투어링도 가능하다. 이제 피부 자체의 빛을 살리며 정확한 컬러로 보기 싫은 결점만 가리자.
1 메이크업포에버 매트 벨벳 스킨 멀티-유즈 컨실러 총 10가지 셰이드로 구성해 다크서클과 결점 커버는 물론, 피부 톤 정리와 컨투어링까지 가능하다. 9ml 4만2000원.
2 나스 래디언트 크리미 컨실러 빛을 분산시켜 피부 결점을 자연스럽게 가리는 것이 특징. 크리미한 제형과 가벼운 마무리가 돋보인다. 셰이드는 총 14가지. 6ml 4만원.
얇은 ‘겹’에 집중한 텍스처
요즘 ‘터치 한 번으로 완벽한 커버’라는 메시지를 찾기는 힘들다. 대세는 자연스러운 커버를 위한 여러 번의 터치. 그러면 컨실러의 본질이 바뀐 걸까. 기능은 그대로지만 얇은 텍스처에 초점을 맞춰 커버 농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한다. 쉽게 말해 트러블 자국은 한 겹, 다크서클은 두세 겹을 바르는 식. 이러면 대상의 컬러만 가릴 수 있기 때문에 피부 결이 더욱 매끄럽게 보인다. 심지어 오히려 효율적이다. 프라이머, 파운데이션, 컨실러까지 모두 다 사용해서 베이스 메이크업을 하던 시절은 이제 곧 잊혀질지도 모른다.
1 로라 메르시에 시크릿 카뮤플라지 브라이튼&코렉트 듀오 미세한 파우더 입자가 피부의 요철을 매끈하게 채워 커버와 블러 효과를 함께 경험할 수 있다. 1g×2개 4만5000원.
2 힌스 세컨 스킨 커버 컨실러 텍스처가 피부처럼 얇아서 겹겹이 쌓아 진한 잡티도 가릴 수 있는 데다 뭉치는 것도 덜하다. 웨어러블한 5가지 셰이드로 구성. 6.5g 1만7000원.
여기에 더한 스킨케어 기능
본디 컨실러는 피부에 바로 닿지 않았다. 하지만 흐름이 변하면서 컨실러는 스킨케어 기능까지 갖추고 기존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의 자리를 대신한다. 컨실러에 피부 속 깊숙이 수분을 공급하는 성분과 피부를 유연하게 하는 성분 등을 넣어 피부 근본까지 아우르겠다는 것. 색조 제품과 기초 제품의 경계가 모호해지는데, 굳이 칼로 자르듯 나누지 않겠다는 의미기도 하다. 결국 가장 빛나는 건 타고난 피부고, 이를 돋보이게 도움을 준다는 게 시대 흐름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1 디올 포에버 스킨 코렉트 삼색제비꽃 추출물을 넣어 피부를 오랜 시간 촉촉하게 유지할 수 있음은 물론 커버력도 뛰어나다. 한마디로 올인원 멀티 컨실러. 11ml 5만5000원.
2 크리니크 이븐 베터 올 오버 컨실러+이레이저 지친 피부를 촉촉하고 맑고 생기 있게 만들 수 있도록 히알루론산, 비타민 C, 카페인 성분을 함유했다. 총 4가지 셰이드. 6ml 3만4000원.
사진 김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