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보이즈 선우의 홀리데이

선우는 방 안에 청춘, 혼돈, 꿈을 가득 채웠다. 혼자이고 싶지만 외로운 건 싫어서.

더보이즈 선우의 뷰티쁠 화보
재킷 르메르, 셔츠 보테가 베네타, 티셔츠 스트라일리스트 소장품, 팬츠 커미션.

가장 바쁠 시기에 만났어요.
그러게요.(웃음) 매일 바빠요. 콘서트 연습도 있고 연말 무대 연습도 해야 하거든요. 어제도 일정이 늦게 끝나서 새벽 3시 넘어 잠들었어요.

매년 이 시기 같은 루틴을 반복할 만큼 어느덧 멤버들과 함께한 시간도 오래됐어요. 처음 더보이즈 멤버들을 만났을 때 기억나요?
그럼요. 잊을 수 없죠. 열일곱 살에 멤버들을 처음 봤는데요. 그렇게 잘생긴 사람들을 한데 모아놓고 볼 기회가 많지 않잖아요.(웃음) 가장 처음 본 건 영훈이 형이에요. 당시 영훈이 형이 아이오아이 선배님들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던 터라 말 그대로 ‘연예인’을 본 것 같았어요.

서로를 만나서 한 그룹이 된 것 자체도 우연이고, 인연이고, 행운이죠. 한 그룹의 멤버라는 어떤 사이예요? 단순한 직장 동료라고 말하기엔 특이한 관계잖아요?
제가 중학교 다닐 때까지 축구를 했거든요. 그래서 축구부 소속으로 학교를 다녔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함께 생활하는 거나 함께 트레이닝받는다는 게 꽤 비슷하더라고요. 또 같은 목표를 향해 달린다는 것도 똑같고요. 그래서인지 전 단체 생활이 너무 익숙했어요. 오히려 즐거웠죠. 팀 내 경쟁은 축구가 훨씬 심하거든요. 제 경기력에 따라 제가 주전으로 뛰지 못할 수도 있고요. 그런데 더보이즈는 ‘같이’ 활동하는 걸 전제로 하다 보니 멤버들에게 더 많이 의지하게 돼요. 축구할 때는 저를 바라봐주는 팬들이 없었잖아요. 하하.

더보이즈 선우의 뷰티쁠 화보
재킷 프라다, 점프슈트 슈프림, 셔츠 투르사르디, 타이 셀린.

때때로 플레이 리스트가 그 사람의 취향을 대해준다고 생각하는데요. 지금 선우의 플레이리스트에서 재생 중인 곡은 뭐에요?
‘틀어놓기만 하면 인싸 확정, 100분 외힙 리스트’요.

‘인싸’가 되고 싶어요?(웃음)
‘인싸 확정’이라는 단어에 끌렸나 봐요.(웃음) 그런데 이 플레이리스트도 1년 전에 담아놓은 거예요.(웃음) 아, 제가 사실 음악을 잘 안 듣거든요. 좋은 음악을 들으면 머릿속에서 그 곡이 계속 맴도는데, 오히려 곡을 쓸 때는 그게 독이 되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그 곡을 따라 할까 봐 오히려 안 듣게 되는 거 같아요.

그럼 더보이즈 노래는 자주 들어요?
아마 저희 멤버들 중 제가 가장 많이 들을걸요? 활동이 끝난 앨범을 통째로 듣다 보면 새롭게 애착이 가는 곡이 생기더라고요. 은근히 좋은 곡이 많아요, 저희가.(웃음)

그럼 활동한 곡 중 녹음할 때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돌이켜보니 정말 좋았던 곡 하나 추천해주세요.
‘줄리의 법칙’요. 들을 때마다 좋아서 감탄하게 돼요. 사실 그전 앨범을 들으면 ‘와 어떻게 이렇게 했지? 우리 정말 열심히 했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저희 곡 중 ‘타투’라는 곡이 특히 그래요. 진짜 긴 호흡으로 이어지는 랩 파트가 있는데, 그걸 원테이크로 녹음했거든요. 들을 때마다 그때 그 에너지가 고스란히 느껴져요. 지금 다시 녹음하라고 하면 못할 거 같아요.

더보이즈 선우의 뷰티쁠 화보
재킷 프라다, 터틀넥 꾸레쥬.

촬영하기 전부터 주위에서 선우에 대한 칭찬을 많이 들었거든요. ‘그 친구 포즈나 표정 디렉션이 필요 없을 정도로 끼가 많고 잘한다’고요. 이런 의견에 동의하나요?(웃음)
정말요? 감사해요. 제가 칭찬을 자주 받는 사람은 아니라서요.(웃음) 칭찬을 받았다는 사실조차 신기하네요.

칭찬을 부끄러워하는 타입인가요?
음…. 칭찬에 연연해하지 않는 편이에요. 칭찬이 고픈 타입도 아니고요. 저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해요. 그래서 그런가? 제 귀에 칭찬이 자주 안 들리네요.(웃음) 제가 자만할까 봐 그런 건지 아니면 진짜 별로여서인지 모르겠지만요.

너무 당연해서 그런 거 아닐까요? 선우가 잘하는 게 당연해서. 칭찬하는 것조차 입 아플 정도로.
와. 정말요? 이런 촬영장에서 칭찬받는 게 가장 기뻐요. 진짜로요. 물론 팬분들이 해주시는 칭찬도 많은데, 그런 건 ‘칭찬’이라기보다는 더 발전할 수 있는 ‘피드백’처럼 받아들이는 거 같아요.

지금의 선우는 어떤 사람 같아요?
모르겠어요. 현재의 제가 자유롭지 못하거나 제게 불만이 있는 건 아니에요. 다만 미래에 대한 고민이 점차 깊어져요. 누군가 제게 정답을 알려줬으면 하고요. 어른이 되는 과정인가 봐요.(웃음)

심오한 고민이네요.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고 생각하나요?
하나하나 기억을 더듬어보면 시간이 느린 거 같은데, 또 오늘만, 오늘만 하면서 며칠을 살면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러요. 전 아직도 제가 열아홉 살처럼 느껴지는데 제 나이는 벌써 스물네 살을 향해가고 있는 거죠. 서른이 돼도 똑같을 거 같아요. 그런데 인생은 모험과 도전의 연속이잖아요. 솔직히 말하면 철들고 싶지 않아요. 시작하기 전부터 재고 싶지 않아요. 축구를 시작했을 때나 음악을 시작했을 때처럼 약간의 무모함이 제게 계속 남았으면 해요.

완벽한 출발을 위해 준비하고 계획하기보다 무작정 앞만 보고 나아가고 싶은 거죠?
네, 맞아요. 계획을 세우면 오지도 않을 것에 대한 두려움부터 생기니까요. 계획이 틀어지면 어쩌지, 예측하지 못한 일이 발생하면 어쩌지 하면서 겁부터 먹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미래에 대해 예측하는 것도 싫어요. 재미 삼아 점 보는 것도, 사주 보는 것도요. 성공할 거라는 말을 들으면 나태해질 거 같고, 안 된다는 말을 들으면 지금 잘 가고 있는데도 불안해서 길을 틀어버리거나 어긋날 수도 있을 거 같아서요. 큰 미래보다 지금 눈앞에 있는 것만 생각하는 거 같아요. 내일 할 것, 오늘 할 것, 당장 해야 할 것들요. 이런 것부터 하나씩 헤쳐가면 앞날은 알아서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내년에 이루고 싶은 버킷 리스트를 물어보고 싶었는데, ‘현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선우니까 질문을 바꿀게요. 지금 당장, 이번 달 안에 해내고 싶은 게 있다면요?
이번 달 안에 할아버지, 할머니랑 부모님 찾아 뵙기. 그래서 가족들 자주 보는 게 ‘지금’의 할 일이랄까요? 내년까지라면 동생 차 사주기!(웃음)

더 자세한 인터뷰와 화보는 <뷰티쁠 12월호>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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