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WHAT’S NEXT?
화장품의 역할이 달라지고 있다. 피부에 바르는 효능을 넘어 손끝의 감각과 감정, 환경, 몸속 건강까지 뷰티의 영역이 넓어지는 중이다. 7월 초 진행된 글로벌 화장품 원료 전시회 <2026 인-코스메틱스 코리아>에서 포착한 최신 뷰티 마켓의 흐름과 이를 빠르게 제품화하는 K-뷰티의 현주소를 7가지 키워드로 살펴봤다.

BEAUTY TEXTURE FORECAST

요즘 K-뷰티 제품을 보다 보면 성분만큼이나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다. 바로 ‘제형’이다. 예전에는 촉촉한지, 잘 스며드는지 정도를 따졌다면, 이제는 손끝에 닿는 순간 얼마나 재미있고 기분 좋은지까지 선택의 기준이 됐다. 글로벌 트렌드 분석 기관 WGSN과 인-코스메틱스 코리아는 이런 흐름을 ‘전략적 즐거움’이라고 명명한다. 바르는 순간부터 기분이 좋아야 자꾸 손이 간다는 뜻이다. 시장에서는 정반대의 두 가지 텍스처가 동시에 주목받는다. 한쪽에는 쫀득하게 늘어나는 글래스 스킨 젤이나 스트레치 마스크, 폭신한 크리미 무스처럼 존재감이 확실한 제형이 있다. 반대편에는 물처럼 가벼운 워터 타입이나 끈적임 없는 젤, 사르르 내려앉는 파우더처럼 바른 듯 안 바른 듯 편안한 텍스처가 자리한다. 만지는 재미를 확실히 즐기거나,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을 만큼 가볍거나. 요즘 취향은 이처럼 선명하다. 글로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에이전시 VML 인텔리전스의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약 45%가 ‘놀라움과 즐거움을 주는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피부가 지친 날에는 폭신하고 쫀득한 텍스처가 작은 기분 전환이 되고, 덥고 습한 날에는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듯 가벼운 제형이 반가운 것. 지금 뷰티 시장을 이끄는 제품은 효능뿐 아니라, 그날의 피부와 기분에 맞춰 골라 쓰는 재미까지 갖춘 것들이다.
GLASS SKIN 2.0: ‘광’보다 ‘모공’
한때 ‘글래스 스킨’은 물을 머금은 듯 반짝이는 피부를 뜻했다. 하지만 요즘의 글래스 스킨은 한층 정교하다. 광을 얹는 데 그치지 않고, 피붓결, 모공, 각질까지 고르게 정돈돼야 비로소 유리알 빛이 살아난다는 것. 천연 화장품 원료 전문 기업 더가든오브내추럴솔루션의 차준석 연구소장은 ‘한국 소비자가 모공을 세로형과 가로형처럼 세분화해 살피고, 각 유형에 맞는 제품을 찾기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피지로 막힌 모공, 건조해 도드라진 모공, 늘어진 모공을 하나의 고민으로 묶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시장에서도 모공을 무조건 조이는 대신 다각적으로 케어하는 제품이 늘고 있다. 글래스 스킨을 바라보는 기준이 높아진 만큼 앞으로는 모공이 도드라지는 원인과 그날의 피부 컨디션까지 고려해 제품을 고르는 소비자가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1 AHC 프로샷 포어 이레이저 세럼
모공 깊이와 세로 모공, 모공 치밀도 등 8가지 모공 고민을 개선한다. 30ml 3만6천원.

2 이니스프리 레티놀 시카 모공 흔적 앰플
모공의 부피와 개수, 면적 등 5가지 모공 고민을 종합적으로 케어하는 동시에 흔적까지 관리해준다. 30ml 3만8천원대.

3 VT 리들샷 1000 에센스
마이크로 사이즈의 미네랄 유래 미세입자 시카 리들™이 유효성분의 흡수를 도와 들뜬 각질부터 거뭇한 흔적, 늘어진 모공 부위까지 토털 케어한다. 15ml 6만3천원.
피부를 진정시키면 마음도 편안해질까?
요즘 뷰티업계가 주목하는 ‘뉴로코스메틱(Neurocosmetics)’은 피부와 뇌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피부-뇌 축’ 이론에서 출발한다. 스트레스로 피부가 예민해지듯, 피부가 편안해지는 감각이 기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발상이다. <2026 인-코스메틱스 코리아>에서 관련 세션을 진행한 넥스 스킨케어 공동 창업자 파이자 후세인 역시 “스킨케어의 미래가 웰니스와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래서 뉴로코스메틱에서는 향과 텍스처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편안한 아로마, 체온에 녹는 밤, 피부를 포근하게 감싸는 젤이 루틴에 휴식을 더하는 것. 최근에는 나이트 마스크와 슬리핑팩, 릴랙싱 향의 보디 케어처럼 수면 루틴과 결합한 ‘슬립 뷰티’ 제품도 늘고 있다. 여기에 피부 스트레스 반응을 완화하는 펩타이드와 식물 추출물까지 더해지며, 스킨케어는 점점 ‘바르는 웰니스’로 진화하고 있다. 즉, 뉴로코스메틱이 말하는 효능은 거울 속 변화뿐 아니라, 제품을 사용하는 동안 느끼는 작은 휴식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1 달바 워터풀 비건 슬리핑팩
자는 동안 수분 충전을 돕고 탄력까지 케어하는 슬리핑팩. 비건 인증과 저자극 포뮬러로 사용감이 편안하다. 4ml×12개 2만4천원.

2 록시땅 이모르뗄 오버나이트 리셋 오일 인 세럼
이모르뗄 에센셜 오일이 밤사이 피부 에너지 회복을 돕는다. 50ml 14만5천원.
CLEAN BEAUTY, HIGH PERFORMANCE
한때 클린뷰티는 비건, 자연 유래 성분, 친환경 생산 여부가 중요한 기준이었다. 하지만 요즘 소비자는 순한 성분뿐 아니라 확실한 효능과 만족스러운 사용감까지 원한다. IDLK의 정찬우 연구원은 소비자가 기능과 안전성은 물론 환경적 책임과 윤리적 생산 방식까지 함께 살핀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식물세포 배양과 미생물 발효, 실험실 재배 원료처럼 자연 훼손은 줄이고 품질과 효능은 일정하게 유지하는 바이오테크 포뮬러가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익숙하고 편안한 사용감까지 더한 하이브리드 제형이 새로운 해법으로 떠오르는 중이다. 실제로 민텔 조사에서 한국 소비자의 67%는 제품 효능을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제 클린뷰티는 무엇을 덜어냈는지보다,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가 더 중요하다.

자연 유래 성분을 편안한 사용감과 탄탄한 효능으로 풀어낸 미니멀 스킨케어 브랜드, 아비브(@abib.official).

식물 유래 성분과 첨단 포뮬러를 결합해 클린뷰티가 나아갈 고급스러운 방향성을 보여준다.(@grownalchemist)

비건 포뮬러와 감각적인 텍스처를 바탕으로, 일상의 웰니스까지 제안하는 베이지크(@beigic).
사진 김태선
모델 박하은
메이크업 조홍근
헤어 박수정
스타일링 임지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