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피부가 감기에 걸린 거라고?

초저녁 공기가 차가워지면 자꾸 트러블이 생기고 붉어진다면? 피부도 감기에 걸린다.

피부도 감기에 걸린다는 사실, 알고 있는지. 바로 ‘콜드 스트레스’다. 실제로 피부가 감기에 걸리는 건 아니지만, 차가운 온도가 데미지를 입힌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낮은 온도, 건조한 공기, 찬 바람으로 인해 피부 표피층과 진피층이 손상을 입고 외부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각질층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것. 그뿐 아니라 피부장벽 파괴, 혈액순환 및 피부 재생 저하를 일으켜 피부 노화까지 촉진한다. 보통 감기는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반면, 피부 감기인 콜드 스트레스는 면역력이 떨어지기보다는 과한 면역반응 때문에 일어난다. 인간의 신체도 다른 동물처럼 환절기나 급격한 기온 변화에 대비하는데, 피부도 마찬가지다. 체온 조절을 위해 각질층을 두껍게 만들고, 모공을 닫아 체온 빼앗기는 걸 막는 등 콜드 스트레스에 노출되지 않도록 준비한다.

1 피부 온도, 높으면 좋을까?
콜드 스트레스를 제거하기 위해 무작정 체내 온도를 높이려 애쓰지 말자. 가장 쉽게 피부 온도를 높이는 적절한 운동은 체온 유지와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격하고 과한 운동은 신체적 균형을 깨뜨릴 수 있으니 주의한다. 특히 실외 운동은 콜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환경에 피부를 직접적으로 노출하는 것이니 자제할 것. 추운 환경에 오래 노출된 상태라면 피부를 따뜻하게 해주는 게 급선무인데,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로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홈 케어를 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차앤박피부과 광주 송인국 원장은 “시트 마스크를 활용해 얼굴을 감쌀 때도 급격한 온도 차이가 나지 않도록 미지근하게 데운 후 사용하길 권합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윤지영클리닉 윤지영 원장은 “38~40℃에서 10분 정도 하는 반신욕을 추천합니다. 반신욕을 하면 피부 혈관이 자연스럽게 확장하면서 신진대사를 촉진해 몸의 냉기를 없애고, 피부 세포를 활성화해 손상된 피부 재생을 돕기 때문이죠”라고 전했다.

2 붉은 염증, 약일까? 독일까?
감기에 걸리면 콧물과 재채기를 하듯, 콜드 스트레스 역시 바이러스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려고 면역계가 작동한다. 피부 염증을 일으키면서 말이다. 찬 바람과 실내외 급격한 온도차로 인해 피부는 쉽게 건조해지고 인체 내적으로는 항상성이 무너진다. 또 피부의 유수분 밸런스가 깨지고 피부를 보호하는 수지질막과 지질을 구성하는 지방산, 세라마이드 등이 감소하며 피부 면역력도 떨어지는데, 이를 지키기 위해 염증이 생기는 것. 피부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의 일환인 붉은 염증이 콜드 스트레스엔 약일까 싶지만, 각질층을 두껍게 하고 모공을 막으며, 건조함과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데다 냉노화마저 야기한다. 이처럼 피부를 정상적으로 되돌리기 위해 발병하는 붉은 염증이 피부에 약인지, 악순환의 고리를 반복하는 독인지 단정할 수는 없다. 분명한 건 이를 오래도록 방치하지 말고 빠른 회복을 돕도록 예방에 힘쓰는 것이 콜드 스트레스로부터 피부를 지키는 가장 빠른 방법. 외출 전이나 후에는 수분 크림이나 보습제를 꼼꼼히 바르는 등 피부를 챙기는 습관을 들인다.

3 기억하라, ‘세콜지’ 삼총사
피부 표면 속 시멘트 역할을 하는 일명 세콜지(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자유지방산). 건조함이 심하고 피부장벽이 쉽게 손상되는 콜드 스트레스를 케어하려면 스킨케어 제품 역시 세 가지 성분을 함유한 제품을 쓰면 좋다. 성분마다 각각의 기능이 다르니 현재 피부 상태에 따라 처방받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편 미파문피부과 문득곤 원장은 “콜드 스트레스로 인해 각질이 일어나고 피부장벽이 무너진 상태라면 자극적이지 않고 수분감 많은 아이템을 사용해 피부에 자극을 가하는 차가운 요소로부터 피부를 철벽 방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설명한다. 아무리 수분 케어를 하더라도 수분을 가둬두지 않으면 수분이 쉽게 증발할 수 있기 때문에 밀폐력을 높이는 유분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 콜드 스트레스로 인해 모세혈관이 확장하거나 열성 홍반, 작열감 등을 동반할 때는 “비타민 K와 마치현 추출물, 비타민 B₁₂, 위치하젤 추출물과 비타민 E 등이 함유된 아이템을 더해 관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미파문 피부과의 문득곤 원장이 덧붙여 설명한다.

GET OUT! COLD STRESS

증상으로 알아보는 콜드 스트레스 신호.

“뺨과 코, 이마 및 턱 등이 붉어져요.” 열성 홍반
화상을 입지 않을 정도의 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일어나는 국소적인 피부 발적이다. 콜드 스트레스에 의해 진피에 있는 혈관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다 혈액이 급격하면 약해지고 파열되면서 피부가 붉어진다.

“혈관이 거미줄처럼 내비치면서 열이 올라요.” 모세혈관확장증
피부에 반복적인 자극을 가하면 혈관의 탄력도가 저하하고 피부가 늘어진다. 혈관이 스스로 수축하지 못하고 피부가 계속 붉어지는 것. 초기에는 가늘고 붉게 나타나지만 정맥혈이 역류해 점점 더 커지면 청색이나 자주색을 띠기도 한다. 주로 코와 콧방울에 나타나는 증상.

“엄청 가려운데 작열감, 찌르는 듯한 느낌을 동반해요.” 소양증
가려움증이라고도 한다. 긁는 행위에 의해 각질이 두꺼워지고, 이로 인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즉 신체의 면역체계가 이물질을 신속하게 제거하지 못해 염증 반응을 일으킨 것. 자칫 국소 부위나 전신에 발작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귀, 코, 뺨, 손가락과 발가락이 창백해지고 물집이 잡혀요.” 피부 동상
심한 추위에 노출되면 피부 조직 안에 있는 수분은 얼어붙는다. 피부 속 수분이 얼면 세포막이 파괴되고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데, 이로인해 피부가 창백해지고 통증 및 붉어짐, 저림 같은 증상과 함께 동상이 발생한다. 손상 정도가 심할 때는 조직이 죽고 물집이 잡힌다.

“계속 가렵고 붉은 반점이 나타나는데, 화끈거려요.” 동창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작열감을 동반한 홍색 또는 자색의 동창이 생긴다. 가려움증과 통증, 심할 때는 물집이 잡히기도 한다.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동창은 예방이 중요하다. 따뜻한 옷을 입고 가능한 한 피부가 춥고 찬 공간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게 한다.

“눈 밑에 없던 잔주름이 생겼어요.” 잔주름
피부 속 수분을 유지하는 기능이 저하하면서 피부는 거칠어지고 탄력이 떨어져 주름이 생긴다. 피부 재생 시스템이 둔화하고 표피층과 진피층을 연결하는 기저층이 평평해지면서 피부 속 수분을 가두지 못하게 되고, 진피층의 콜라겐, 엘라스틴의 양이 줄어들면서 잔주름이 생긴다.

“가려움과 동시에 두드러기가 생겨요.” 한랭 두드러기
찬 공기나 찬물 같은 차가운 물질에 노출된 부위가 붉게 변하면서 가려움증 및 두드러기가 발생한다. 발현 시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해 증상을 빠르게 완화할 수 있다. 심할 때는 전신이 가렵고 호흡곤란, 쇼크까지 일으킬 수도 있다.

“각질이 팔과 다리에 눈에 띄게 많아지고 가려워요.” 건성 습진
추운 환경에서 피부 표면에 지방분이 줄고 피부가 건조해져 생기는 습진. 피부가 메마르면 각질층의 수분량이 감소해 각질이 하얗게 일어나고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건성 습진을 빠르게 가라앉히려면 국소 스테로이드제를 도포하고, 수분 케어 아이템과 보습제를 바른다.

DOCTOR’S ADVICE
“세콜지 케어, 물론 중요합니다.하지만 세 가지 성분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나이아신아마이드는 밀폐제 성분으로 피부 속 수분을 유지할 수 있게 돕고, 피부 속 세라마이드와 지방산을 증가시켜줍니다. 글리세린이 함유된 스킨케어 아이템도 추천해요. 표피의 수분을 끌어당겨 수분막을 형성해줍니다. 레시틴 성분도 있는데, 혈류량을 높인 다음 보습력을 향상시킨답니다.” by 문득곤(미파문피부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