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물놀이가 피부를 망쳤다?
손끝이 퉁퉁 불 때까지 물속에 있었지만 바싹 마르고 민감해진 피부. 물 때문에 망가진 피부를 되돌릴 긴급 스킨케어 플랜이 필요하다.
신나게 여름을 즐겼다면 이제는 대가를 치러야 할 때. 하루에도 몇 번이나 더웠다, 습했다, 시원했다를 반복하는 변덕스러운 환경과 마주하는 피부는 망가질 대로 망가졌을 거다. 콜라겐 파괴, 수분 부족, 각종 트러블까지. 평소보다 땀과 피지 분비량이 월등히 많아 바싹 마른 피부 속 수분과 강한 햇볕에 장시간 노출됨으로써 입은 피부 손상 등 위험 요소가 큰 만큼 피부는 쉽게 자극받고 더 빨리 반응한다.
남은 해를 무사히 보내려면 하루 빨리 관리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여름이 끝나면 자외선으로 인한 피해만 생각하기 마련. 그러나 사실 ‘물’에 대한 피부 피해도 적지 않다. 바다나 수영장 등 물놀이와 땀, 잦은 샤워와 장마철 빗물에 시달린 피부는 예민 그 자체.
손끝이 물에 퉁퉁 불 때까지 물과 맞닿은 생활을 했지만 오히려 피부는 바싹 마르고 더 민감해졌다. 여름 후유증을 세게 앓고 있다면 주목할 것. 지금 피부에 필요한 건 피부 기운을 북돋우고 더 이상의 피부 손상을 막아줄 자체 방어력이다.
1 뜻하지 않은 물과의 전쟁
소금은 피부 세포 속에서 보습 및 순환을 활발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소금의 미네랄 성분이 피부에 영양분과 탄력을 줘서 피부를 더 부드럽게 해주고, 소금물 특유의 삼투압 효과로써 피부 속 노폐물을 제거함과 동시에 부기도 빼고, 혈액순환도 원활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바닷물에 포함된 염분은 우리 몸의 생리식염수보다 염도가 높아 역삼투압 현상이 나타난다. 오히려 피부의 수분을 외부로 배출하거나 피부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바다 수영을 단 10분만 해도 피부의 마이크로바이옴이 변할 수 있고, 이로 인해 감염성 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밝혀졌다.
2 따끔따끔, ‘물’ 때문이야!
수영장도 예외는 아니다. 수영장 물은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하려고 염소 및 브롬 등의 화학물질을 이용해 소독하는데, 피부가 예민한 사람에게는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할 수도 있다. 게다가 피부가 계속 젖어 있는 환경에서는 균이나 소독제에 대한 방어력이 약해진다. 미파문피부과 문득곤 원장은 “실제로 휴가철이 지나고 피부과를 내원하는 환자 중 대다수가 ‘물’로 인한 피해 증상을 호소한다”고 답했다. 오염된 물속 세균과 염소 같은 소독제가 피부를 자극하거나 젖은 의복이 계속 피부에 접촉해 생기는 수인성 모낭염, 접촉 피부염, 무좀, 사마귀, 농가진 등 전염성 피부 질환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난다고.
3 물 만난 피부는 괴로워
화학약품이나 염분이 없는 물에서도 피부는 망가질 수 있다. 또 잦은 샤워로 피부 유수분 균형이 깨지면서 피부건조증이나 가려움증이 생기기도 한다. “피부는 물에 오래 젖어 있을수록 자극에 민감해진다. 물러지고 피부 장벽이 약해져서 외부 물질이 쉽게 침투한다.” 창피부과 김창식 원장이 덧붙였다. 젖은 피부에 직사광선을 받으면 손상은 더 심화한다.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는 염증 발생 빈도 역시 잦아진다”는 것이 유앤영피부과 명동점 김지영 원장의 설명. 물로 인해 생긴 문제성 질환은 1~2주 후 특별한 치료 없이도 호전되지만, 기다려도 자가 치료가 되지 않는다면 즉시 치료가 필요하다고 권했다.
단계별 피부 회복 스케줄
각양각색 증상만큼 물로 인한 후유증도 다양하다는 사실! 물 때문에 망가진 피부를 되돌릴 긴급 스킨케어 플랜이 필요하다.
STEP 1
초기 진압, 씻어서 제거하라
염분이 피부에 지속적으로 닿거나 말끔히 씻어내지 못하고 남아 있으면 피부 탈수로 이어진다. 피부는 쭈글쭈글, 수분을 잃고 예민해지는데 물 접촉 자극으로 가렵거나 붉은 반점이 생길 수도 있다. 특히 수영장은 염소 살균을 하기 때문에 피부가 알칼리화될 수 있으니 약산성 클렌저나 순하고 자극이 적은 클렌징을 사용해 알칼리화에 따른 피부 장벽의 약화를 예방할 것.
STEP 2
수분은 채우고 진정은 빠르게
각종 물 접촉으로 인해 물러진 피부는 쉽게 수분을 잃고 건조한 상태가 이어진다. 정상적인 피부 컨디션이라면 보습제 하나만으로 가능하지만, 지금 피부는 초민감 상태. 이럴 때는 피부를 빠르게 진정시킴과 동시에 건조함을 해결할 수 있는 성분을 사용해 자극은 최소화하고 효능은 높여줘야 한다. 제형이 묽고 가벼운 제품을 빠르게 흡수시키는 방법을 추천한다.
STEP 3
차근차근 균형부터 맞춰요
건강한 피부는 각질층에 20% 정도의 수분을 품고 있다. 수분 함유량이 그 아래로 떨어지면 피부가 건조해지는 걸 막기 위해 유분이 과도하게 분비되어 염증성 트러블을 일으킨다. 피부 균형이 깨졌을 때는 아무리 좋은 화장품을 발라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니, 피부 세포를 결합된 상태로 잡아두고 피부의 정상적인 구조를 유지하며 피부 대사 기능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STEP 4
만렙으로 올려! 피부 방어력
문제는 피부 장벽의 붕괴. 자극적인 환경에 노출된 피부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피부 지질막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한다. 그 결과 세포 재생이 느려지고 활성산소나 박테리아, 독성 성분이 쌓이면 피부는 스스로 복원하는 힘을 잃는다. 항산화제가 풍부한 제품이나 농축된 포뮬러 성분이 피부층마다 작용해 피부 본연의 에너지를 깨워야 자극받기 이전의 피부와 최대한 가까운 상태로 회복될 수 있다.
사진 김태선
도움말 김지영(유앤영피부과 명동점) 김창식(창피부과) 문득곤(미파문피부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