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즈데이의 고스 글램 룩
‘퀭’할수록 더 ‘쿨’해요. 웬즈데이가 몰고 온 고스 글램 룩의 시대.
영화 <아담스 패밀리>가 팀 버튼의 손을 거쳐 리부트 시리즈로 개봉했고, 곧바로 전 세계를 강타했다. 개봉 12일 차에 조회수 7억5250만 시간을 기록하더니 28일 만에 조회수 10억 시간을 넘긴 세 번째 넷플릭스 시리즈가 됐다. 흥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웬즈데이>의 리부트가 곧 ‘고스 글램 룩’의 리부트가 된 것. 웬즈데이가 한 모든 비주얼이 그야말로 대세로 떠올랐다. 틱톡에서는 ‘#웬즈데이아담스메이크업 (#WednesdayAddamsmakeup)’이라는 해시태그가 조회수 4100만을 기록했을 정도. 중요한 건 우리가 알던 기존의 고스 룩과 살짝 다르다는 거다.
“팀 버튼 감독은 처음부터 드라마틱한 고스 메이크업보다는 일상 속 소녀 버전을 원했어요. 모티시아(웬즈데이의 엄마)가 글로시 고스 룩이라면 웬즈데이는 더 소프트한 버전인 거죠.” 제나 오르테가의 메이크업과 헤어를 담당한 타라 맥도날드는 1990년대의 지난 유행을 보여주는 오리지널 시리즈와 차별화를 주려고 ‘고스’에 ‘글램’을 추가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위노나 라이더, 니브 캠벨, 그리고 전 웬즈데이 아담스였던 크리스티나 리치를 연상시키는 짙은 음영의 90년대 고스 룩과 달리 속눈썹에 중점을 둔 것이 포인트. 시커멓게 어두운 입술 대신 방금 물어뜯어 핏기 어린 듯 그늘진 입술을 보여준 것 또한 신의 한 수였다.
웬즈데이 열풍은 런웨이 위에서도 볼 수 있다. 시커먼 눈매를 강조할 때는 입술에서 컬러를 빼고, 검붉은 립을 강조할 때는 눈썹을 비롯한 모든 메이크업을 생략하며 강약 밸런스를 제대로 조절해 고스 글램의 진수를 보여준 베르사체, 웬즈데이의 피그 테일을 힙하게 풀어낸 하드웨어 런던. 피를 머금은 듯 스머징해 표현한 립 메이크업의 코치를 참고한다면 좀 더 젠지스러운 고스 글램을 완성할 수 있을 거다. 창백한 피부에 짙은 버건디 컬러의 풀 립을 보여준 페라리를 비롯해 블랙 컬러의 립 메이크업과 베일로 포인트를 준 블루마린, 선글라스와 글로시한 블랙 립으로 쿨한 애티튜드를 완성한 아니예 레코즈(Aniye Records)까지. 일찍이 팀 버튼은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하나같이 핑크를 외치는 밸런타인데이가 지겹다면 신선한 시도를 해보는 것도 좋다. 완벽한 아웃사이더 룩이자 완전한 ‘인싸’의 길로 접어들 테니.
사진제공 www.launchmetric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