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를 정의하는 새로운 키워드, 공간

공간에서 영감을 받은 신상 향수 4가지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의 세탁소

리베르 스팀 글로스 EDP, 영화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
리베르 스팀 글로스 EDP 산뜻한 시트러스와 알데히드에 포근한 머스크와 앰버가 더해진 기분 좋은 코튼 향을 자랑한다. 무겁지 않아 요즘 같은 계절에 데일리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30ml 4만9000원.

1985년 개봉한 스티븐 프리어즈 감독의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는 두 청년의 로맨스를 중심으로 인종차별과 계급주의, 동성애 등 당시 영국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사회문제를 화면에 잘 녹여낸 영화다. 지금은 은퇴한 영국의 명배우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젊은 모습을 볼 수있어 더 특별한 작품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영화의 주된 배경은 세탁소. 세탁소를 생각하면 다리미가 뿜어내는 스팀과 깨끗한 빨래에서 풍기는 비누 냄새, 새벽의 찬 공기가 먼저 떠오른다. 차가운 동시에 따뜻한, 차분하지만 분주한 세탁소의 분위기. 이를 향으로 재해석한 것이 바로 스팀 글로스다. 두 주인공이 울고 웃고 사랑했던 영화 속 세탁소에서는 꼭 이런 향이 날 것만 같다.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침실

힌스 더 필로우 EDP,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힌스 더 필로우 EDP 섬세한 바이올렛과 베르가모트, 부드러운 스웨이드와 갈바넘이 조화를 이룬다. 피부에 남는 잔향이 매력적이다. 50ml 5만9000원.

전설적 오프닝 신부터 창가에 앉아 노래를 부르는 신, 쏟아지는 빗속에서의 뜨거운 키스 신 등 <티파니에서 아침을>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장면이 있지만, 에디터가 가장 사랑하는 장면은 다름 아닌 잠을 자는 신. 오드리 헵번이 아이코닉한 터키색 안대를 끼고 고양이와 늦잠을 즐기는 장면 말이다. 곤히 잠든 그의 모습을 볼 때면 바삭거리는 이불을 덮고 기분 좋은 바람을 느끼며 늦잠을 자는 주말 아침이 그리워진다. 힌스의 더 필로우도 그렇다. 리넨 커튼이 바람에 살랑거리는 아침 침실의 나른한 분위기에서 영감을 얻은 향답게 포근하고 부드러운 무드를 연출한다.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 여유로운 주말, 조금은 게을러지고 싶은 날 찾게 되는 향이랄까?

  <커피와 담배>의 카페

메종 마르지엘라 레플리카 커피 브레이크 EDT , 영화 커피와 담배
메종 마르지엘라 레플리카 커피 브레이크 EDT 커피와 밀크 무스 어코드로 따뜻한 라테를, 라벤더와 스피어민트로 입술에 묻어나는 푹신한 거품의 느낌을 표현했다. 100ml 18만5000원.

하루에도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카페는 도시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공간이다. 시끌벅적한 카페 안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중첩된다. 짐 자무쉬의 영화 <커피와 담배>는 짧은 이야기 11가지로 구성된 앤솔러지 형식을 취해 카페의 이런 특성을 잘 살려냈다. 도심 속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태우는 사람들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우리의 모습이 겹쳐 보이기도 한다. 메종 마르지엘라 레플리카 커피 브레이크의 출발점도 카페. 복잡한 도심의 작은 카페를 모티프로 해 탄생했다.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생활에 지쳤다면, 커피 브레이크의 묵직하지만 부드러운 향으로 바쁜 일상 속 잠깐의 여유를 가져보기를.

  <노팅힐>의 서점

카린 로이펠트 죠지 EDP, 영화 노팅힐
카린 로이펠트 죠지 EDP 갈바넘의 씁쓸한 우디 노트와 오크모스의 촉촉한 그린 노트 위로 재스민과 장미가 수줍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중성적 매력의 시프레 계열 향. 90ml 35만7000원.

세계적인 배우와 여행 전문 서점 대표인 평범한 남자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영화 <노팅힐>. 남자 주인공이 운영하는 작은 서점이 영화의 주요 배경이어서일까? <노팅힐>은 서점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다. 여기, 영화 속 서점을 빼닮은 향이 있다. 바로 카린 로이펠트의 죠지다. 실제로 카린 로이펠트가 연인과 함께 런던 뒷골목에 위치한 조용한 서점 뒤쪽의 작은 문을 열었을 때 맡은 향을 추억하며 완성했다고. 죠지의 향이 코끝을 스치는 순간, 바닥부터 천장까지 책이 빼곡하게 꽂혀 있는, 종이 냄새와 낡은 나무 바닥 냄새가 뒤섞인 <노팅힐>의 작은 서점으로 순간 이동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Similar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