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소년 재찬의 젊은 날의 초상

긴 겨울을 지나 봄에 꽃을 피우고 새로운 계절에 직면한 재찬, 그 젊은 날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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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 첫인상과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코끝을 맴도는 잔향이 계속 생각나요. 길을 걷다 이런 향기가 나는 사람과 마주친다면 뒤돌아볼 거 같아요.”

촬영 끝나고 보니 또 새롭네요. 요즘 바쁘죠? 어떻게 지냈어요? 화보 촬영하던 때보다는 덜 바빠요. 얼마 전 음악 방송을 끝으로 앨범 활동이 모두 끝났거든요. 라디오 같은 개인 일정을 소화하면서 적당히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웃음)

사회적 거리 두기도 끝났는데, 쉬는 날에 친구들을 만나기도 해요? 여럿이 모이는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별로 안 좋아해요. 쉬는 날엔 정말 친한 친구들 두세 명만 단출하게 모여서 잔잔한 음악을 듣거나 소소한 근황을 이야기하면서 보내고는 해요. 아! 얼마 전에는 두 달 만에 딱 하루 쉬는 날이 생겨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보고 왔어요. 영화 보는 걸 좋아하는데 바빠서 오랫동안 못 봤거든요.

올해 이룬 쾌거가 대단해요. 이제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지만, 사실 데뷔 3년 차죠? 재찬은 늘 그 자리에 있었는데 이제서야 마주친 기분이 들어요. 그렇다고 서운하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저는 모두에게 알맞은 ‘때’가 있다고 믿는 사람이어서요. 그냥 ‘항상 같은 자리에 서 있으면 언젠가는 알아주지 않을까?’라는 마음가짐으로 꾸준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거죠.

<시맨틱 에러>(이하 <시에러>)가 이만큼 잘될 줄 알았나요? 소속사가 반대했던 작품인데,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요? 지금은 이렇게 담담하게 말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정말 복잡한 심정이었어요. 활동은 계속해왔지만 스케줄은 없었고, 이 일을 계속할지 말지 결정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 있었거든요. 착잡하고 혼란스러운 마음뿐이었죠. 그래서 작품을 하고 싶다고 소속사에 적극적으로 어필했어요. 제안을 주셨는데 거절할 위치가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소속사에서도 아무래도 걱정이 섞인 우려는 하셨죠. ‘찾아주셨으니 감사한 마음으로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어요.

배우로 아는 사람도 있지만 팀에서는 랩을 담당하죠? 두 번째 디지털 싱글 앨범 수록곡 ‘뤼팽’ 무대가 인상적이었어요. 반대로 노래를 부를 때는 또 다른 매력의 목소리도 들리고요. 담백하게 부른 루엘의 ‘Painkiller’ 커버곡을 들었거든요. 랩과 노래 모두 좋아해요. 서로 매력도 다르고요. ‘Painkiller’는 그 두 가지 매력을 모두 가진 곡이라고 생각해요. 잔잔하면서도 리드미컬한 스타일의 음악을 좋아하거든요. 랩도 멜로디가 있는 음악에 녹이는 걸 좋아해요.

작사와 작곡도 한다면서요? 최근에는 어떤 이야기를 썼는지 궁금해요. 한창 바쁠 때는 못했는데, 요즘은 틈날 때마다 열심히 작업하고 있어요. 최근 작업물은 ‘힐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랑도둑’은 긴 휴식기를 끝내고 발표한 곡이에요. 데뷔 이후 코로나 때문에 팬들을 직접 만날 기회가 적었을 텐데, 갑자기 모든 게 바뀐 채로 활동을 시작했고요. 인기는 높아졌지만 팀명과 멤버들까지 바뀌었으니까요. 컴백 무대를 마치고 기분이 어땠어요? 무서웠어요. 좋은 기회가 찾아왔지만 제가 누리고 있던, 가지고 있던 것들이 아니었거든요. 모든 환경이 달라지니 스스로 확신이 없어졌어요. 팬들이 어떻게 봐줄지 감이 안 오더라고요. ‘이렇게 해도 될까?’ ‘저렇게 해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만 들었고요.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죠. 그래서 기대감보다는 두려움이 컸어요. 사실 아직 두려움이 다 사라졌다고 하기에는 부족해요. 차근차근 현실에 맞춰가는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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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슬리 퍼퓸 베르베르 포트레이트 사막을 자유롭게 오가던 베르베르인의 여정을 향기로 그려냈다. 몽환적인 오리엔탈 향을 베이스로, 포근한 우디 앰버와 달큼한 바닐라 발삼이 어우러졌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우아한 잔향이 매력적인 향수. 15ml 4만8000원.

올해는 본격적으로 재찬과 DKZ를 알린 해이기도 하지만, 본인 입으로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른다고 말할 만큼 힘든 해였다고요? 물론 전과 비교하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죠. 하지만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불안한 마음도 커졌어요. 나름대로 3년간 열심히 활동해왔지만 누군가가 봤을 때는 갑자기 한순간에 등장한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었고요.

원래 가진 게 많을수록 잃을까 봐 걱정도 늘어나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재찬은 지금 양손 가득 성취한 결과를 쥐고 있고요. 손에 쥔 걸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기도 해요. 음악 방송 1위 후보에 올랐을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1위가 무척이나 하고 싶었어요. 예전 같았으면 후보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꿈 같은 일이거든요. 우리가 1위 후보에 올라 엄청난 아티스트들과 경쟁한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고요. 그래서 그냥 그 순간을 즐기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 마음을 비우려고 노력해요.

<시에러> 추상우의 상황과 비슷하네요. 늘 평탄하게 흐르던 일상이 흔들리는 게 말이에요. 상우는 재영이를 만나면서 점점 마음을 열고 변화를 이겨냈어요. 재찬에게는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재영’ 같은 존재가 있을까요? 늘 저를 감동시키는 팬들요. 이번 팬 사인회에서 “네게 받는 건 참 많은데 그만큼 주지 못해서 미안해”라는 말을 들었어요. 제가 팬들에게 느끼는 감정과도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같은 감정을 공유하는 거죠. 그래서 더 의지하게 되고요. 우리가 함께라면 더 잘될 수 있다고 믿어요. 서로가 서로의 원동력이 되는 거죠.

상우는 흔히 말하는 ‘아웃사이더’면서 무뚝뚝한 원칙주의자예요. 성격적인 부분에서 재찬과 상우의 싱크로율은 얼마나 일치하나요? 제가 연기한 캐릭터지만 상우와 완전 반대의 생각을 할 때도 많았어요. 잘 맞는 부분은 찰떡같이 잘 맞고요. 딱 반반 아닐까요?

그럼 패션 스타일은 어때요? 공대생 상우는 대부분 셔츠를 입더라고요. 하하. 이런 부분이 상우와 다른 것 같아요. 저는 셔츠를 사복으로 입은 게 1년 중 두세 번? 진짜 손에 꼽을 정도예요. 주로 후드 티셔츠나 트레이닝 슈트처럼 편한 옷을 즐겨 입어요.

촬영을 준비하면서 대중에게 이미 셔츠 입은 모습으로 각인된 상우, 아니 재찬이에게 이 옷 저 옷 다양하게 입혀보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어떤 옷이든 잘 어울릴 거 같았거든요. <뷰티쁠> 화보 중 특별히 마음에 든 착장이 있었나요? 마지막 컷 촬영 때 입은 옷이 기억에 남아요. 강한 프린트의 검은 티셔츠를 입었는데, 약간 악동 같은 느낌이 저와 잘 어울린 거 같아요. 언젠가 이런 콘셉트로 활동도 해보고 싶어요.

손을 이용한 포즈를 잘하더라고요. 손이 예쁜 것도 있는데, 손끝과 선을 잘 사용한다고 할까? 춤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 제 몸이 예쁘게 보일 수 있는 각도를 찾기 위해 연구를 많이 했어요. 제 팔다리가 길고 손발이 큰 체형이라 춤을 추면 이상해 보이거든요. 허우적거리는 모습이랄까?(웃음) 행사장 앞에 있는 풍선 아시죠? 그렇게 보이는 거예요. 춤선을 다듬기 시작하면서 손끝, 발끝까지 신경 쓰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그런가? 별명이 ‘공주’예요. 공주 같은 스타일은 아니지만 손이 많이 가는 스타일인 건 맞아요. 하하. 멤버들이 항상 잘 챙겨주니까 자연스럽게 붙은 별명이 아닐까요? 별명이 ‘왕자’면 더 이상할 거 같아요.(웃음)

좋고 싫고에 대한 주관이 뚜렷하죠? 본인만의 색이 있고요. 그래서 공주가 아닐까요? 어릴 때부터 그랬대요. 좋아하는 건 한자리에 앉아서 4~5시간 동안 집중하는데, 하기 싫은 건 단 5분도 앉아 있지 못했대요. 그래서인지 부모님이 제가 싫어하는 걸 강제로 시키신 기억이 없어요.

하기 싫은 것 말고 하고 싶은 것을 이야기해볼까요? 버킷리스트에 ‘운전면허’가 있어요. 아직 면허가 없어요? 운전에 대한 소박한 로망이 있어요. 일과를 마치고 아무 생각 없이 드라이브하는 거요. 창문 살짝 열고, 스피커로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서 한강을 끼고 1시간 정도 마냥 운전만 하는 거죠.

드림카가 아반떼인 것도 재미있어요. 그냥 아반떼요? 아반떼 N 말고요? 네, 그냥 흰색 아반떼요. 전 시끄러운 차는 별로예요. 현실적으로 생각했을 때 아반떼가 ‘첫 차’로 가장 잘 맞는 것 같았어요. 초보일 때는 이리저리 많이 부딪치고 다닐 게 뻔하잖아요.

그전에는 다마스가 드림카였다고요? 다마스 귀엽지 않나요? 그런데 다마스를 운전하려면 수동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고 해서 포기했어요.

차에 대한 욕심이 없나 봐요. 보통의 ‘드림카’와 다른 대답이라 좋아요. 차 욕심은 없어요. 전 무조건 편한 게 좋아요. 사실 어떤 차든 괜찮아요. 그래도 이왕이면 하이브리드, 또 이왕이면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있으면 좋겠어요.

드림카를 물어봤으니 진짜 ‘드림’에 대해 물어볼게요. 꿈이 뭐예요? 이미 꿈을 이룬 거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자고 일어났는데 하루 아침에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될 정도로 바라던 걸 이뤄가고 있거든요. 모든 순간 감사하며 앞만 보고 달려가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새로운 꿈을 만들어야 할 시기라고 느끼던 참이었죠. 올해 안에는 새로운 꿈이 생기지 않을까요?

아직 꿈을 이야기할 수 없다면 다른 거라도 알려주세요. ‘스포요정’이라고 불리던데, <뷰티쁠> 6월호에 알려줄 수 있는 스포일러가 있나요? 곧 그룹 활동 컴백을 앞두고 있는데, DKZ 콘셉트의 큰 틀이었던 체이스 에피소드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꿈을, 그 다음으로 마음을 좇던 소년들의 마지막 이야기인 만큼 성장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이번 스포는 여기까지입니다.(웃음)

다음 작품은요? 초등학생부터 중학생, 고등학생을 거쳐 이번에 드디어 교복을 벗고 대학생 연기까지 해봤어요. 다음은 어떤 역할을 하고 싶어요? 대학생을 넘어 사회인요. 이왕이면 ‘빌런’으로요.

악역? 보기보다 센 역할을 원하네요? 네. 이제껏 맡은 역할이 모두 순둥순둥한 캐릭터였거든요. 모범생이나 과 수석처럼 바르게 자란 정석들이었고요. 그러니까 이제 서사를 곁들인 역할을 하고 싶어요. 빌런이지만 사연 많은 사람이 어떨까요? <펜트하우스>의 주단태 같은 역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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