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라운드를 시작하는 위아이
위아이가 자신만의 색을 찾아가는데 서로에 대한 단단한 믿음(과 끊임없이 주고받는 농담)이 큰 역할을 할 것 같다.
요한이 휴대폰전화로 찍은 마지막 사진은 대현의 ‘엽사’고, 용하가 휴대폰전화로 본 마지막 사진 역시 대현의 ‘엽사’다. 멤버들이 하나 되는 순간은 리더인 대현을 놀릴 때고, 멤버들이 하나의 뜻으로 모은 위아이의 규칙은 ‘게임에서 진 사람은 무조건 동한에게 딱밤을 맞아야 한다’는 거다. 덕분에 동한의 딱밤이 제일 아프다는 TMI도 알게 됐다.
이어지는 또 다른 TMI. “저희는 숙소에서 리얼리티 TV 촬영하는 것처럼 ‘고요 속의 외침’이나 ‘공기놀이’ 같은 게임을 자주 하거든요.” 그리고 멤버들이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하는 얘기는? 하품 나올 정도로 길고 긴, 서로에 대한 칭찬이다. 심지어 그들은 팀워크가 좋다는 걸 몇 번이고 강조하고 으스대듯 자랑한다. “이번 타이틀곡은 멤버들이 다 잘 어울려요.” (용하) “멤버들이 섹시함을 잘 표현하는 것 같아요. 아, 아련한 것도 잘해요.” (대현) “근데 귀여운 것도 잘하는데….” (준서) “다 잘하지만 그중 특히….” (석화) 저기요, 잠깐만요. “미안하지만 이 인터뷰는 좀 지루하게 보일 수도 있겠어요. 서로에 대한 칭찬이 너무 많아서요.” “근데 다 진심이에요. 진짜로요.”
여기에 다 싣지는 못했지만 위아이와의 인터뷰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애정투성이였다. 지루할 줄 알지만, 어쩔 수 없다. 거르고 걸러, 이 정도만 싣는다.
팀명이 ‘우리는 하나. 하나 된 우리만의 음악을 할 것’이라는 뜻이에요. 그 뜻을 체감하던 순간이 있었나요?
(동한) 저희끼리 숙소에서 한잔하다가 슬픈 얘기가 나오면 서로 공감을 많이 해줘요. 그럴 때 느껴요.
(석화) 평소에는 각자의 시간을 갖다가도 팀으로 작업할 때는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게 돼요. 그때야말로 우리가 하나라고 느껴요. 안무나 곡을 받고 뭔가를 결정할 때 의견을 모아보면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하더라고요. 누가 어떤 의견을 말하면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런 경우가 많아요.
(준서) 대현이 형을 놀릴 때 유독 위아이의 뜻이 하나로 모여요.(웃음)
우리와 나를 비교해본다면요?
(용하) 우리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더 든든해요. 요한 혼자 있을 때 좋은 점은 뭐든 빨리 끝난다는 거예요. 그런데 외롭죠. 멤버와 같이 있으면 즐거워요.
(준서) 꾸며낸 모습이 많았다면 여섯 명이 모였을 때 서로 오해하거나 부딪치는 게 있었을 거예요. 우리끼리는 서로의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줘요. 그래서 개인으로 있을 때와 팀으로 있을 때 큰 차이가 없어요.
(대현) 지금은 저 자신을 따로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제 모습이 우리 모습에 많이 스며드는 것 같아요.
스스로 팀워크가 좋다는 얘기도 많이 해요. 팀워크가 좋은 이유가 뭔가요?
(동한) 대현이 형이 그 얘길 많이 하더라고요.(웃음) 타 지역 출신 멤버가 많아요. 서울에 친구가 별로 없다 보니 다 같이 자주 놀면서 더 친해졌어요.
(요한) 그 부분을 빨리 자랑하고 싶었어요. 저희가 친하다는 걸 모르는 분이 많더라고요.
(대현) 멤버가 다 어른스러워요. 배울 점도 많고요. 이번에 미니 2집 앨범 준비할 때 멤버 각자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더 노력해야겠다고 느꼈어요. 1집 때보다 다들 연습을 많이 해서 감동받았어요.
(석화) 두 명이 의견을 나누고 있으면 무슨 얘기하느냐며 한 명씩 끼여들다가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다 모여 있어요. 얘기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안 맞는 부분이 없어져요. 저희는 “넌 이게 별로야, 이렇게 하지 마”라고 말하지 않고, “난 이렇게 느꼈는데 넌 어떻게 생각해?”라고 서로의 생각을 물어봐요. 저만의 생각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게 배려하다 보니 팀워크가 좋은 것 같아요. 장난으로 “우리 90주년까지는 가야지, 할아버지 돼서도 해야지”라고 말해요. 계속 생각하다 보면 이뤄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럼 멤버끼리는 어떤 얘기라도 할 수 있나요?
(석화) 네. 안 해본 얘기가 없어요. 궁금하지 않은 것까지도 얘기해요.(웃음) 가끔 “이걸 나한테 왜 얘기하는 거지?” 싶은 것도 많아요. 사소한 이야기부터 속 깊은 이야기까지 모든 것을 얘기해요.
의견이 안 맞는 부분도 있을 텐데, 그건 뭔가요?
(준서) 석화 형이랑 용하 형이 저녁 메뉴 고를 때 제일 의견이 안 맞아요.
(석화) 사실 제 음식 취향은 용하 형이랑 가장 비슷한데, 먹고 싶은 날이 달라요.
대현 씨의 곡 ‘도화선 (Fuze)’이 미니 1집에 수록된 것에 이어 이번 미니 2집 앨범에는 대현 씨의 곡 ‘모 아님 도’가 타이틀곡이 됐어요. 그 곡을 타이틀곡으로 결정한 이유가 있을까요? 앞으로 보여줄 위아이의 색깔과 관련이 있나요?
(준서) 강하고 어두운 곡이라 그런 분위기를 잘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1집의 ‘TWILIGHT’에서 청량한 모습을 보여줬으니까 이번엔 파워풀한 무대도 잘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대현) 아직 2집이라 저희의 색깔이라고 말하기는 힘들고요. 저희의 색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도전적인 모습을 담았어요. 사실 힘든 과정을 거쳐서 타이틀곡이 됐어요.(웃음) 공평하게 다른 작곡가의 곡도 들어봤고 멤버의 의견도 물어봤고요. 곡을 만들고 제일 눈치 보게 되는 사람은 멤버예요. 멤버가 좋아하지 않으면 제 곡이어도 버리는 게 맞아요. 저희에게 맞는 곡을 점점 찾아가야죠.
(석화) 1집에는 장르도 색깔도 다 다른 5곡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 반응이 좀 더 좋은 곡이 있더라고요. 우리 색을 찾아가는 중이라 그런 반응이 2집의 방향성에 도움이 됐어요. 저희에게 강렬한 모습이 좀 더 어울렸나 봐요. 모든 곡을 노력해서 만들지만 우리가 스스로 잘하는 것을 아니까 그런 자신감이 곡에 표현되지 않았나 싶어요.
데뷔한 지 4개월밖에 안 됐는데 두 번째 미니 앨범 발매를 앞둔 기분이 어떤가요?
(준서) 지금, 데뷔할 때만큼 떨려요. 다시 데뷔하는 느낌이에요. 이번 미니 2집 앨범이 저희 색을 찾아가는 도전인 것 같아서요. 해가 바뀐 만큼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대현) 저희 4개월밖에 안 됐어요? 멤버와 오랫동안 함께해온 것 같아요. 이번에는 저희에 대한 기대감이 좀 다르게 느껴져요. 그만큼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궁금해하는 것 자체가 저희에게는 큰 동기가 돼요. ‘모 아님 도’가 ‘도여도 한 걸음 가고 모여도 다섯 걸음이나 갈 수 있다’라는 뜻이거든요. ‘중간이 없는 것처럼 자신 있게 하자, 모여도 도여도 겁먹지 말자’가 처음 곡을 쓸 때 주제였어요. 지금 그런 심정이에요.
모든 멤버가 서바이벌 프로그램 출신이에요. 그만큼 이 시스템의 혹독함과 성취감을 알고 있을 텐데, 경쟁이라는 것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요?
(요한)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경쟁하면서 살아서 거기에 익숙해요. 스트레스라고 생각하면 계속 스트레스를 받게 되거든요. 지금도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는 이유가, 우리가 어떤 목표에 빨리 도달해야겠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그 목표에 미칠 때까지 계속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에요. 우리 위치에서 위아이의 것을 잘 보여주면 될 것 같아요. (동한) 남과 비교하면 조급해져서 실수가 생길 수 있어요. 저희가 열심히 하는 것, 저희가 잘하는 것만 생각하려고 해요.
많은 아이돌 그룹 중 위아이가 가진 차별점에 대한 고민이 있을 듯한데요. ‘아이덴티티’ 시리즈 앨범을 계속 내고 있는데, 위아이의 정체성은 무엇이 되어야 하다고 생각하나요?
(요한) 저희가 신인이기는 한데 확실히 신인의 풋풋함은 못 내거든요.(웃음) 위아이를 봤을 때 ‘풋풋하다’ 이런 느낌은 없잖아요. 이걸 단점이 아니라 장점으로 바꾸려고요. 노련한 그룹으로 성장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동한) 대현이 형이 작사와 작곡을 하고 있고 다른 멤버도 작사에 참여해요. 안무도 제가 짜고 있고요. 물론 그런 그룹이 많지만 그것 역시 하나의 차별점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석화) 대현이 형이 만들어가는 곡이 저희의 색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저희가 준비하고 노력한 것만큼 다른 아이돌도 똑같이 노력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차별화된 모습보다는 저희도 그만큼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해요. 다 다른 꿈을 품고 똑같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 우리도 다른 목표를 세워가고 있다는 것요.
(대현) 친구나 가족 같은 저희의 팀워크가 무대든 어디든 좋게 이어질 거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서로 배려하게 되니까요. 그게 차별화된 점일 수도 있어요.
(준서) 저희의 차별화된 비주얼요. 어디 가서 못생긴 그룹이라는 얘긴 한 번도 안 들어봐서요.(웃음)
가수가 돼야겠다고 결심한, 특별한 순간은 언제였나요?
(동한) 고등학교 1학년 때 우연히 들어간 댄스팀에서, 방탄소년단 선배님의 ‘상남자 (Boy In Luv)’ 영상을 봤는데 너무 멋있는 거예요. ‘나도 무대에서 노래하면서 춤도 추고 싶다’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어요.
(용하) 저는 몬스타엑스 선배님의 무대를 보면서 배웠어요. 그런 멋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더라고요. (요한) 전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순간이 있어요. 오디션 프로그램 첫 무대에 섰을 때 함성 소리를 듣고 소름이 끼쳤어요. 이 일을 해야겠다는 결심이 선 건 그때였던 것 같아요. 그전까지는 행복한 일이라는 건 몰랐어요.
(준서) 고등학교 1학년 때 저희 회사 오디션에 합격했을 때요. 공부를 해야 하나, 춤과 노래를 해야 하나 갈팡질팡하고 있었는데 회사 오디션 붙고 바로 결심했죠.
(석화) 어릴 때부터 음악을 좋아해서 가수밖에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그 사이에 여러 시련이 있었죠. 아티스트로서 멋있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느낀 순간은, 화사 선배님이 과거의 일을 언급하면서 “이 시대가 말하는 미의 기준에 내가 맞지 않는다면 내가 또 다른 기준이 돼야겠다”라고 얘기하는 콘서트 영상을 봤을 때였어요. 그 당시 연습생이었는데 친구들이 데뷔하는 걸 보면서 ‘나는 왜 안 되지?’ 하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그 영상을 보고 ‘나도 내 것을 열심히 하다 보면 나만의 것을 찾게 되겠지, 언젠가 내 사람을 찾겠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대현) 예전에 길거리에서 버스킹을 했는데, 가수가 되고 싶어서 한 건 아니었거든요. 그냥 재미있고 행복해서 한 거였어요. 그러다가 가수 제의를 받았는데 ‘내가 가수를 해야 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 결과물을 좇지 말고 널 알아주는 누군가를 위해 노력해’라는 글귀가 떠오르면서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날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서 더 큰 무대에 서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그 사람은 가족일 수도, 멤버일 수도, 팬일 수도 있어요.
스스로 멋있다고 생각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용하) 무대에서 땀 흘릴 때가 멋있더라고요. 네, 그러니까 모든 무대가 다 멋있다는 거죠.
(동한) 지저분한데.
요한) 샤워 좀 해야겠는데.(웃음) 전 칭찬을 받았을 때 그런 생각이 들어요. 방탄소년단 선배님의 ‘봄날’을 커버했을 때 “진짜 헤어진 사람 같다”라고 칭찬하는 댓글이 있었어요. 그런 댓글을 봤을 때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요.
(동한) 춤 연습하다가 제가 생각한 대로 동작이 나올 때요.
(석화) 노래할 때마다 ‘내가 뭘 잘하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스스로 애매하다고 생각해 혼란을 겪을 때 대현이 형이 저만의 보컬 스타일이 있다면서 만들어준 색이 있거든요. 그게 곡에서 잘 표현됐을 때 멋있게 느껴져요. 형이 저희한테 맞춰서 곡을 쓰다 보니 제 장점을 알고 잘 살려주려고 해요.
(대현) 오묘하게 뒷박을 타는 석화만의 멋이 있어요. 스스로 멋있다고 느껴야 멋있는 곡이 나오니까요.
(준서) 저는 결과물을 볼 때보다….
(석화) 거울 봤을 때?
(준서) 제가 이렇게 팀에서 자기애가 높은 역할을 맡고 있어요. 오늘처럼 화보 찍을 때 “와, 나 완전 멋있어”라고 일부러 생각하는 편이에요. 사실 결과물에는 멋있는 부분만큼 아쉬운 부분도 있잖아요. 현실적인 피드백은 저 혼자 하고, 촬영할 때는 일부러 멋있다고 생각해요.
(대현) 전 자존감이 낮은 편이라 스스로 멋있다는 생각을 안 해요. 제가 저를 힘들게 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애들에게 괜찮으냐고 많이 물어봐요. 오늘도 일어나서 물어봤고, 아까 화장실에서도 물어봤고요.
(석화) 오늘도 오늘이지만 대현이 형이랑 방을 함께 쓰면서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괜찮아?”라는 말을 들어요. 괜찮다는 말을 들으려고 일부러 묻는 거냐고 물어봤을 정도예요. 그 정도로 걱정이 많아요. 근데 괜찮다고 해도 안 믿어요. 모든 사람이 다 동의해야 인정하는 스타일이에요.
(대현) 이렇게 걱정을 할 때가 제일 멋있는 것 같…. 근데 이건 아니잖아요?(웃음)
이제 시작인데, 앞으로 꿈꾸는 모습은 뭔가요?
(석화) 팬들과 함께 성장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제가 그랬듯 많은 사람이 저희 음악으로 치유받았으면 해요. 그리고 음악으로 뭔가를 이루는 게 가장 큰 목표예요. 상을 타더라도 음악적인 면에서 받고 싶고 인정을 받고 싶더라도 음악적인 면으로 받고 싶어요.
(용하) 저는 복근을 가져보고 싶어요. 태어나서 아직 제 복근을 본 적이 없어서요.
(동한) 콘서트 때 상탈(상의 탈의)?
(용하) 네. 상탈이 목표예요. 그래서 몬스타엑스 선배님 무대도 봤고요. 근데 좀 걸릴 것 같습니다.
(동한) 환갑 넘어서 다 같이 디너쇼를 해보고 싶어요. 건강하겠습니다.
(요한) 지금처럼 춤은 못 추겠지만 여섯 명이 다 함께 앉아서 노래라도 부르면 좋을 것 같아요.
잡지 이름이 <뷰티쁠>이라서 물어보고 싶은데요. 최근에 가장 아름답다고 느낀 건 뭔가요?
(요한) 전 최근에 아름다운 드라마 <아름다웠던 우리에게>를 찍어서요.(웃음) 제목부터 아름다워요. 학창 시절에 누구나 겪었을 법한 풋풋한 사랑 있잖아요. 그게 얼마나 아름다워요.
(동한) 줄거리 이야기하는데?(웃음)
(용하) 최근 본 것 중 가장 아름다운 건 위아이의 아름다운 미모입니다. 동한이 형이 자고 있을 때 하얀 피부가 진짜 아름다워요.
(동한) 저는 새벽에 요한이랑 과자 사러 편의점에 갔다가 별을 봤는데, 정말 아름다웠어요.
(용하) 새벽에 끓여 먹은 라면이라고 말할 줄 알았는데.
(동한) 그게 별보다 더 아름답기는 해.
사진 박현구
인터뷰 김나언
헤어 이에녹
메이크업 정수연
스타일링 노경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