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는 기분파? 부정적인 감정이 피부를 망친다!

스트레스, 불안, 우울 등의 감정적 요소가 피부 질환을 악화한다는 사실. 피부가 곧 감정을 말한다.

피부-감정 동기화
사소한 일에 울거나 화내고, 들뜨지 않는 ‘쿨’한 사람이 되고 싶다. 우울해지거나 화가 나서 괴로워지면, 차라리 이런 감정에 무뎌져서 어떤 동요도 하지 않기를 바란다. 매번 똑같은 다짐을 해도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 만큼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런데 뜻대로 되지 않는 건 마음만이 아니다. 피부 역시 의지와 상관없이 마음과 동기화된다. 당황하면 얼굴이 빨개지고, 긴장하면 땀이 나는 것처럼 우리 몸이 감정의 변화를 인식하면 신체생리학적 변화를 경험하는데, 이는 곧 피부에 물리적인 반응을 끌어낼 수 있다는 거다. 정신피부학(Psychodermatology)은 장과 뇌가 서로 소통한다는 ‘장-뇌 연결’ 이론처럼 피부와 마음의 연결 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생소한 개념이지만 사실 고대 그리스 히포크라테스가 저서에서 정신적인 문제와 피부 사이의 상관관계를 지적한 사례가 있었을 만큼 역사가 오래된 학문이다. 이후 1850년대에는 영국 외과의이자 피부과 의사였던 윌리엄 제임스 에라스무스 윌슨(William James Erasmus Wilson)이 저서 <피부의 질병(Diseases of the Skin)>에서 정신피부학을 심층적으로 소개했다. 그중 윌슨이 설명한 ‘피부 신경증(Skin Neurosis)’은 기질적 원인이 없는 정신장애로 인해 피부가 영향을 받는 질환으로 정의되기도 했다.

문제적 피부의 발상지
우리는 하루 종일 다양한 감정을 경험한다. 감정은 신경과 혈관, 면역계를 지나며 피부에 도달한다. 즉, 피부가 외부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처음 받아들이는 1차적 감각 기관인 셈이다. 뇌와 피부는 우리가 태아 이전의 배아일 때 같은 세포층에서 형성되었다. 이후 신경계와 표피층으로 분화되지만 근본적으로 서로 연결돼 있다. 감정은 감각기관을 통해 신경계를 거쳐 뇌 중심의 시상하부에서 만들어진다. 뇌에는 신경세포가 수천억 개 있는데, 신경세포끼리 정보를 전달하면서 의지나 감정, 행동이나 운동 등의 기능을 제어한다. 바로 여기서 정보를 교신하도록 돕는 기능을 하는 것이 신경 전달 물질, 호르몬이다. 문제는 호르몬이 피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 특정 감정이 극도로 부정적이 되거나 끊임없이 반응하면 이는 곧 피부로 나타나는데, 피부 세포는 이런 상호작용을 학습하고 기억한다. 학습된 기억 때문에 세포에 부정적인 감정이 지속되면 면역 반응이 과도해지면서 피부 문제를 야기하는데, 만성화될 경우 피부는 미세한 자극에도 취약해지고 염증 반응이 나타난다. 피부는 감정을, 감정은 다시 피부를 투영하며 피부 컨디션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빠지게 된다.

부정적인 감정이 피부를 망친다

1 피부, 감정의 거울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하여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끼는 기분’ ‘외부 자극에 대한 단기적·인지적 반응’. 감정을 사전적으로 정의하면 이렇다. 인간 의식 활동 대부분은 감정에 물들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자극에 노출되어 있고 자극의 특성에 따라 감정의 변화가 일어난다. 수많은 과학적 이론과 증거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감정을 신체와 연결해 생각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감정은 생존을 위해 진화한 움직임이다. 즉, 감정과 신경계와 내분비계, 면역 시스템은 모두 하나의 길로 이어진다.

2 아슬아슬 위험한 커넥션
문제는 이런 감정의 여파가 트러블, 민감성 피부, 조기 노화 등으로 이어진다는 것. 스트레스, 불안, 우울 등의 감정적 요소가 피부 질환을 악화하고, 이런 피부 질환이 부정적 감정 상태를 다시 유발한다. 대표적 예가 감정 홍조. 감정 기복으로 피부 혈관이 반응해 얼굴이 붉어지는 것으로 피부에 열감, 화끈거림, 가려움증이 동반된다. ‘감정홍조’라는 진단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 현상에 ‘감정’이 들어 있는 이상 피부과 치료와 함께 감정 해소가 병행되어야 붉은 피부 개선에 효과를 볼 수 있다.

3 피부 위 호르몬 전쟁
단기적인 부정적 감정의 문제라면 일시적인 생체 기능 조절을 통해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스트레스 반응 시스템의 증폭은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해 코르티솔, 에피네프린 등의 분비를 증폭시키는데, 이러한 호르몬의 공통점은 피지를 과잉 생산하고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활성화해 피부 면역 체계를 무너뜨린다. 외부 침입원에 대한 방어력이 감소하며 피부 스스로 회복하는 능력을 떨어트리고 피부를 긴장 상태에 빠뜨리며 스트레스를 높인다.

4 도미노 같은 감정의 여파
코르티솔은 피부를 누수 상태에 이르게 한다. 특정 감정에 노출되면 교감신경이 항진되고, 피부는 가슴부터 시작해 목, 얼굴까지 붉어지는 일종의 충혈 현상인 ‘상열감’을 느끼게 된다. 상열감은 말초동맥의 저항이 높아지면서 보상적으로 혈관이 확장하는 현상인데, 이럴 때는 피부 온도 상승과 동시에 교감신경의 톤이 높아진다. 창피부과 김창식 원장은 “피부 장벽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표피 지질과 구조 단백질 생산 감소, 각질층 수분 감소 및 수분 손실 증가를 일으키며 피부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인 콜라겐과 엘라스틴 성분의 생성과 분해 과정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피부 콜라겐을 분해해 전에 없던 주름이 생기거나 죽은 피부 세포가 쌓여 안색이 칙칙해지게 만들기도 합니다”라고 경고했다.

5 피부도 기분 전환이 중요해
부정적 감정으로 인한 면역 반응이 두렵지만 무조건적으로 감정을 억제해선 안 된다. 억압이란 감정을 의식에서 분리해 무의식의 영역으로 내쫓는 일이라 면역 체계도 통제력을 상실하게 된다. 결국 감정도 피부도 억제나 통제가 아닌 조절이 가장 우선적이다. 게다가 감정 표출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긍정적 감정이 촉발될 때는 엔도르핀이나 옥시토신, 세로토닌, 도파민 등이 분비돼 피부에 도움을 주기 때문. 미파문피부과 문득곤 원장은 “긍정적인 감정은 심신의 긴장감과 근육의 경직을 개선하고 혈액순환과 림프순환이 원활할 수 있도록 돕고, 피부를 자극하고 예민하게 하던 피부의 열을 개선하며 피부 스스로 회복하는 힘을 길러 면역 시스템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라며 마음가짐에 대해 한 번 더 강조했다.

6 성분으로도 케어할 수 있나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콜라겐과 히알루론산을 감소시킨다. 스트레스를 받아 피부가 더 빨리 늙고 건조해지는 이유다. 이런 연쇄 악화를 막을 수 있는 성분이 바로 붓꽃. 풍부한 항산화 성분을 함유해 피부 재생을 돕고 노화를 예방하는데, 특히 피지 분비를 조절해 모공을 수축시키고 염증을 가라앉힌다. 2019년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이 발견한 ‘쿠메스트롤’도 있다. 콩과 식물에서 추출한 쿠메스트롤은 칡잎 유래 성분의 긴장 완화 효능·효과 실험에서 발견되었는데, 코르티솔을 억제해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피부 장벽 장애를 낮출 뿐 아니라 코르티솔에 의해 억제된 각질형성세포의 분화를 정상화하여 피부 장벽 장애 정상화에 기여한다. 유앤영피부과 명동점 김지영 원장은 장미 향 보습제를 바르고 뇌파를 측정했더니 행복감이 더 올라갔다는 연구를 보여주며, “장미 향이 약해진 피부 장벽을 개선해줍니다”라고 덧붙였다.

  EDITOR’S PICK

피부는 사람의 심리를 나타내는 또 하나의 지표다. 즉각적인 감정은 피부에 반영된다. 하지만 지나간 감정에만 빠져 있다면 피부는 악순환을 거듭할 것. 지나친 감정 변화로 망가진 피부를 되돌릴 스킨케어 아이템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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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바 화이트 트러플 더블 모이스처 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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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나 잘못된 생활 습관으로 지치고 망가진 피부에 힘을 불어넣을 탄력 세럼. 기분 좋은 장미 향이 특징이다. 50ml 15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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