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면역력이 바닥을 칠 때, 치고 빠지는 스킨케어 처방

가렵고 울긋불긋한 데다 염증까지, 피부의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치고 빠지는 하이브리드 처방전.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의 싸움이 시작돼전 세계가 비상 사태에 돌입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방어가 아니다. 많은 이들이 이미 알고 있듯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일수록 세균 감염에 취약한데, 이럴 때 무작정 막는 것만이 해법은 아니다. 바이러스로부터 맞서 싸울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게 핵심이다. 피부 면역력도 같은 맥락으로 보면 된다. 우리의 피부 상태는 가장 쉽게 건강을 진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되어주기도 한다. 즉, 피부 면역력이 곧 우리 몸의 면역력으로도 이어진다는 얘기다.

어째서 피부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질까?
첫 번째는 잘못된 세안. 과도한 세안은 피부 면역체계를 관리하는 장벽을 무너뜨리고 천연 보습 인자와 피부 표면 내 상재균까지 함께 씻어내 피부 본연의 기능을 상실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무리한 각질 제거. 외부 자극이나 화학성분을 통해 억지로 각질을 제거할 경우 앞의 예와 마찬가지로 피부 장벽을 손상시켜 면역 기능까지 문제를 일으킨다. 세 번째는 불규칙한 생활 습관인데, 이 중 가장 큰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수면이다. 세포가 회복하고 재생하는 데 필요한 수면 시간이 부족하면 면역세포의 활동량도 떨어지기 때문. 마지막으로는 불안정한 실내 환경으로 피부는 예민하고 섬세해 주변 환경 변화에 의해 쉽게 반응한다. 특히 환절기에는 일교차가 크고 미세먼지가 심해 질병에 쉽게 노출되고 면역력이 저하되기 쉽다.

피부 면역력이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피부의 표피에는 면역력을 조절하는 세포가 존재하는데,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기면 피부로 침입하는 외부의 세균이나 오염물질을 감지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그러다 보니 쉽게 염증이 생기고, 이것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피부의 노화를 앞당기게 된다. 피부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먼저 기존에 사용하던 스킨케어 제품에 피부가 예민하게 반응하기 시작하는데, 면역체계의 손상 이유와 정도가 제각각이기 때문에 이에 맞춰 좀더 능동적인 스킨케어 루틴을 계획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하면 현재 내 피부의 면역력 상태를 파악하고, 그 이후 각각의 피부 상태에 맞는 맞춤형 하이브리드 스킨케어 루틴이 필수적이라는 것.

  CHECK LIST
피부 면역력 이상 자가 진단

얼굴 위 올라온 뾰루지! 내 피부 면역 상태에도 이상이 생긴 걸까? 아래 체크리스트를 통해 현재 내 피부 면역력은 어떤 상태인지 확인해보자.

LEVEL 1. 3~4개 피부 면역력 결핍 면역력 저하 초기 단계. 비타민 D로 피부 재생 주기를 회복시키고, 면역반응을 정상화시킨다면 다시금 건강해진 피부를 마주할 수 있을 거다.
LEVEL 2. 5~7개 피부 면역력 저하 갑자기 올라오는 피부 염증들이 점점 늘고 있지 않은가? 피부에 자극을 주는 성분들은 일절 배제하고, 유수분 밸런스를 맞추는 데 신경 쓸 것.
LEVEL 3. 8~10개 피부 면역력 이상 피부 면역력이 최악인 상태. 피부 장벽이 무너진 채 시간이 오래 지났을 가능성이 높다. 조만간 건선과 같이 피부 건조함이 극심한 상태나 일반적인 건조그 이상의 증상이 나타날지 모른다. 피부 장벽을 이루는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지방산이 적절한 비율로 섞인 제품을 꾸준히 사용해 피부 속부터 다시 재건하자.

피부를 통해 이상 물질이 들어와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경우다. 외부 자극이나 세균 유입으로 피부 속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증상. 즉 피부의 면역체들이 세균과 싸울 때 자연스레 열이 발생하거나 가려움을 동반하기도 한다. 피부 속 항체가 열심히 싸우고 있는 것이니 이럴 때일수록 피부 방어 기능을 높여보자. 과하게 스킨케어 루틴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피부 장벽 강화에 효과적인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다. 특별히 주의할 것은 없지만 피부가 예민해진 상태이니 조금이라도 자극이 될 만한 요소는 모두 배제할 것.

+ 더할 것 세라마이드, 판테놀 등 피부 장벽 강화에 효과적인 성분
– 뺄 것 피부 자극을 유발하는 것들(인공색소, 인공향료)

1 닥터자르트 세라마이드 크림 5가지 세라마이드 복합체가 피부 장벽을 보호한다. 50ml 4만5000원.
2 메이크프렘 시카프로 리바이탈라이징 크림 피부 자극을 유발하는 성분은 모두 배제한 저자극 크림. 50ml 2만3000원.
3 랑콤 뉴어드밴스드 제니피끄 프리&프로바이오틱스가 피부 균형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한다. 30ml 11만원대.
4 더뷰티풀 팩터 부스팅 미스트 피부 유산균 리포좀 워터 베이스가 피부 자생력을 키워준다. 100ml 3만5000원.

평소 아토피와 같은 피부 질환이 있는데 면역력까지 저하되면 피부가 쉽게 붉어진다. 소위 ‘피부가 뒤집어졌다’라고 하는 경우인데, 이럴 때 흔히 마스크 팩을 써서 피부를 진정시키려고 하지만 시트지가 오히려 자극이 될 수 있으니 피하자. 일시적으로 오른 열을 내리는 게 급선무. 알코올이나 멘톨과 같이 피부를 자극할 수 있는 성분은 없는지 꼼꼼하게 체크하자. 가벼운 수딩 젤로 피부 온도를 낮추고 수분을 보충할 것. 시카, 쑥과 같이 진정 및 함염 효과가 있는 성분의 크림을 덧발라도 좋다.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이니 제품 단계를 늘리기보다는 2개 정도에서 마무리하길 권한다.

+ 더할 것 저자극 보습제, 진정 및 항염 케어, 프로바이오틱스(피부유산균)
– 뺄 것 마스크 시트 또는 패드 화장품, 알코올

1 히든랩 오픈 유어 아이스팩 -4.6°C 효과의 쿨링 수분 마스크. 100ml 1만8000원.
2 키엘 쿨링 수분 젤 크림 과잉 피지 분비를 케어해 피부를 한결 산뜻하게 만든다. 125ml 7만8000원.
3 엘리자베스 아덴 비져블 디퍼런스 리플레니싱 하이드라젤 콤플렉스 피부에 즉각적인 쿨링감을 더한다. 75ml 2만9000원.
4 앰플엔 히알루론샷 라이트 앰플 수분을 끌어당기는 7가지 히알루론산을 담았다. 100ml 5만9000원.

피부 면역력 저하로 턴오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 초반에는 피부가 칙칙하고 거칠어 보이는 정도지만 지속될 경우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먼저 피부 재생이 활발한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 반드시 숙면하자. 묵은 각질은 AHA나 BHA와 같은 화학적 각질 제거제를 사용해 최대한 자극 없이 제거해야 한다. 눈에 띄는 각질을 빠르게 제거하고자 알갱이가 큰스크럽제를 사용하면 면역체계가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 표면에 불필요한 피지와 각질만 제거하고 가벼운 토너나 에센스를 여러 번 발라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면 피부 상태를 금세 회복할 수 있다.

+더할 것 저자극 보습제, AHA, BHA과 같은 화학적 각질 제거제
– 뺄 것 물리적 스크럽제

1 일리윤 세라마이드 아토 수딩 젤 세라마이드로 피부 장벽을 강화시켜준다. 175ml 1만9900원.
2 리얼베리어 시카릴리프 젤 밤 칼라민, 마데카식애시드 성분이 트러블을 빠르게 진정시킨다. 50ml 2만8000원.
3 폴라초이스 스킨 퍼펙팅 8% 아하 젤 각질을 녹여 피부결을 매끄럽게 한다. 100ml 3만5000원.
4 아이소이 파하 퍼스트 토너 피부결 정돈과 동시에 각질, 피지, 블랙헤드를 3중으로 케어한다. 210ml 1만8800원.

면역 결핍 시 가장 흔히 발생하는 경우로, 스킨케어 단계를 늘리거나 무작정 제품을 바꾸기보다는 피부 면역력을 키우는 것에 포커스를 둘 것. 먼저 예민해진 상태를 달래기 위해서는 단일 성분이나 저자극 성분이 모두 배제된 보습제를 사용하는 게 좋다. 컨디션이 어느 정도 회복되었다면 피부 기초체력을 끌어올려줄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지방산 등의 성분이 함유된 에센스나 크림으로 관리하면 된다.

+더할 것 단일 성분 또는 최소한의 성분만 담은 보습제
– 뺄 것 피부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것들(인공색소, 인공향료, 파라벤, 옥시벤존 등)

1 AHC 미니멀 10 에이드 크림 시카 성분으로 피부 진정과 재생에 효과적이다. 50ml 3만2000원.
2 탬버린즈 타이거리프 100세럼 병풀추출물을 농축해 피부 진정부터 보습까지 한 번에 해결한다. 15ml 3만1000원.
3 빌리프 스트레스 슈터-시카밤 크림 자극 받은 피부를 즉시 진정시키는 민감성 전용 시카 크림. 50ml 4만5000원.
4 프리메라 리페어빈 시카 에센스 피부 속 건조를 막고 촉촉한 상태를 유지시킨다. 50ml 3만5000원.

피부 면역력이 떨어질수록 얼굴에 잡티가 올라오는데, 대개 순서는 좁쌀에서 화농성으로 이어지고 해당 경우가 지루성 피부염까지 이어지곤 한다. 이 경우는 특히 환절기와 같이 환경 변화로 인한 면역력 저하가 가장 큰 이유로, 유수분 밸런스를 맞춰주는 게 중요하다. 되직한 제형의 크림이나 페이스 오일은 가급적 피하고 항염작용을 하는 제품과 가벼운 제형의 보습제를 함께 사용하는 게 좋다. 염증을 짜내기 위해 손으로 만져 물리적 압력을 가하는 것은 절대 금물. +더할 것 진정 및 항염 케어, 약산성 클렌저 – 뺄 것 오일, 유분이 많은 보습제, 알코올

1 한율 산들박하 트러블 스팟젤 박하 성분이 예민해진 피부를 진정시키고 트러블을 잠재운다. 40ml 3만원.
2 쏘내추럴 오일 제로 픽스 젤 피지가 과도하게 올라오는 것을 억제시킨다. 30ml 1만6000원.
3 닥터밸머 클래리파잉 스팟 진정 앰플 민감해진 부위를 진정시키고 트러블을 빠르게 잠재운다. 22ml 2만5000원.
4 아크웰 AC 나이트 리페어 크림 AHA 성분이 불필요한 각질을 부드럽게 녹여 피부결을 매끄럽게 케어한다. 50ml 3만8000원.

사진 김태선 정주연
도움말 김홍석(와인피부과성형외과) 이동욱(에이스피부클리닉)
참고문헌 <피부과학> 이재남 구민사 <24시 약사 피부염 관리> 수지 코헨 조윤커뮤니케이션 <림프의 기적> 박정현 라의눈 <염증과 면역 이야기> 송현곤 북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