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살 셀룰라이트

두툼한 발목, 솟아오른 어깨, 속이 쓰리고 붓는 증상까지, 이게 다 셀룰라이트?

제3의 살 셀룰라이트
바탕질이란? 지방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액체 상태의 물질. 피하지방층에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으며, 이것이 정체되거나 진득하게 굳어지며 셀룰라이트가 된다.

나는 코끼리 발목의 소유자다. 어릴 적부터 몸에 비해 두툼한 발목이 콤플렉스라 손으로 쥐어짜보기도 하고 폼 롤러로 사정 없이 밀어보기도 했다. 한때 40kg의 유아적 몸무게를 자랑하던 시절에도 튼실한 발목만큼은 변함이 없었다. 다이어트에 좋다는 ‘걸그룹 주사’도 맞아봤지만 효과는 제로. 그냥 날 때부터 통뼈인 셈 치며 외면했다. 그런데 린클리닉의 김세현 원장의 의견은 달랐다.

“잘못된 자세나 한쪽 근육만 과도하게 사용하는 습관, 높은 하이힐 등은 염증을 유발해요. 혈액과 림프의 순환이 더뎌지고 순환장애가 되면 염증이 더욱 심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죠. 이 증상들이 원인이 되어 생긴 셀룰라이트예요. 단순히 살쪘다고 오인하는 경우가 많죠”라고 설명했다. 결국 내 발목에 두툼하게 자리 잡은 것들은 잘못된 습관으로 생긴 부종이 셀룰라이트로 진화한 형태인 것. 겉보기와 달리 유난히 차갑고 단단하며, 손으로 쥐면 울퉁불퉁해지는 이유가 거기에 있었다. 그러니 유독 한 부위만 통통할 경우 ‘이게 정말 모두 살일까?’ 하는 의문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제 3의 살 바로 알기

살에는 3가지 종류가 있다. 제1의 살이 근육을 감싸고 있는 본래의 살이라면, 찌고 빠지는 지방질이 제2의 살, 그리고 셀룰라이트가 제3의 살인 셈. 사실 셀룰라이트는 여드름보다 흔한 증상이다. 18세에서 35세 사이의 여성 중 90%가 가지고 있으며, 한 번 생기면 멈추기가 쉽지 않으니 결국 대부분의 여자들이 평생 함께한다고 볼 수 있다. 지방은 운동과 식이 조절로 해결이 가능하고 근육은 보톡스의 힘을 빌려 크기를 줄일 수 있지만, 셀룰라이트는 시간과 집요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니 근육과 지방에만 쏠려 있던 미적 기준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오렌지 껍질처럼 울퉁불퉁한 모양새여야만 셀룰라이트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엄밀히 말하면 세포와 세포 사이를 채우고 있는 점액 상태의 물질인 바탕질이 진득해지거나 딱딱하게 굳어지며 생기는 증상이다. 피부 탄력이 떨어지거나 딱딱한 결절, 멍울이 잡히는 것도 셀룰라이트의 일종. 단순히 지방이 늘어나서 생긴 것이 아닌 바탕질의 변형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굶거나 운동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오히려 바탕질의 변성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해결 방법은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 바로잡는 것뿐. 그러니 자신이 어느 경우에 해당하는지 제대로 알아야 한다.

  비만형, 초기 셀룰라이트

흔히 살이 쪄서 지방이 늘어난 것을 셀룰라이트라고 믿는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건 셀룰라이트가 발생하는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일 뿐이다. 비만형 셀룰라이트는 살이 찌고 지방의 부피가 커지면서 순환 장애가 생겨 발생하는데, 많이 먹고 적게 움직이는 것이 원인이다. 주로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발생하며 사춘기 여성호르몬의 변화도 영향을 미친다.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은 몸에 유려한 실루엣을 만들어주는 반면, 지방을 생성하고 부종과 셀룰라이트를 유발하는 이중성을 지녔기 때문. 생리할 때 유독 몸이 붓고 답답해지는 느낌을 떠올려보라. 여자라면 누구나 보이지 않는 셀룰라이트를 지닌 셈이다. 손으로 만졌을 때 체온과 같이 따뜻한 편.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긴 것이 아니라 오로지 지방이 신체 순환을 방해해 생긴 타입의 경우 꾸준한 운동, 지방 분해 주사 등의 시술로도 금세 해결할 수 있어 비교적 케어가 쉬운 편이다. 참고로 피임약, 환경호르몬 등은 셀룰라이트를 더욱 심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니, 습관적인 약물 복용을 멀리하고 식습관을 철저히 관리하길 바란다.

  근육 과다 사용형

다리를 꼬고 앉는 버릇, 잘못된 걸음걸이 등 흐트러진 자세에서 비롯된 근육 과다형 셀룰라이트는 가장 치료하기 어려운 타입이다. 잘못된 자세로 인대와 힘줄에 무리가 가면서 염증과 부종이 차곡차곡 진행되어 발생하는데, 손으로 만졌을 때 단단하고 차가운 것이 특징이다. 신체 어느 부위라도 생길 수 있지만 발목에 가장 흔히 나타난다. 몸이 저리고 붓는 것도 이를 의심해볼 만한 이상징후. 서론에 언급한 에디터의 경우가 전형적인 근육 과다 사용형 셀룰라이트다.

이 경우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염증을 다스리는 ‘체외충격파’ 시술로 눈에 띄게 호전될 수 있지만 일시적일 뿐, 근본적인 원인을 바로잡지 않으면 수포로 돌아간다. 평소 엄지발가락과 새끼발가락, 뒤꿈치에 무게중심이 골고루 균형 있게 지탱하는 연습이 필요하며 어렵다면 맞춤형 깔창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또한 평소 귀와 어깨, 골반 중앙, 무릎, 복숭아뼈가 일렬로 정렬된 자세로 서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앉은 자세도 마찬가지. 거북목, 어깨가 활처럼 말리며 목 주위가 점점 두툼해지는 것 역시 셀룰라이트의 일종. 그러니 바른 자세, 올바른 걷기 등 태도 재정비가 필수!

  장 기능 저하로 인한 셀룰라이트

장 기능 저하가 셀룰라이트로 이어질 수 있다? 의아할 수 있겠지만 그 둘의 관계는 상상 이상으로 가깝다. 장이 독소와 노폐물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면, 나쁜 성분이 바탕질에 쌓여 제3의 살로 이어진다. 시도 때도 없이 속이 불편하거나 스트레스로 인한 만성 장염을 앓고 있거나, 툭하면 속이 쓰리고 붓는 경우 장 기능 저하로 인한 셀룰라이트를 의심할 수 있다.

해결책은 장내의 유익균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비타민 B, 프로바이오틱스, 프리바이오틱스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 이 경우 당도가 높은 과일이나 육류, 유제품, 가공식품은 장내 유익균을 없애는 항생물질이 들어 있어 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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