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이 피부를 붉게 한다?
얼굴이 자꾸 빨개지는 이유, 햇빛이 아니라 비타민 D 때문이라고?
S.O.S 대국민 결핍 상태
202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비타민 D 결핍 환자는 2017년 8만6285명에서 2021년 24만7077명으로 급증했다. 한 해가 지났어도 바뀐 건 없었다. 올해 초,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은 우리나라 남성 64%, 여성 77%가 비타민 D 결핍이라는 연구 결과를 전했다. 즉 국내 성인 여성 4명 중 3명 이상이 비타민 D 결핍 상태라는 것. 햇빛을 통해 체내에서 합성되는 비타민 D는 햇빛 비타민, 면역 비타민, 항암 비타민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데, 그만큼 우리 신체 곳곳에서 여러 작용을 하는 주요 영양소 중 하나다. 자외선을 피부로 흡수해 체내에서 생성되는 비타민인 만큼 신체 어느 기관보다 비타민 D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이 바로 피부다. 비타민 D는 기본적으로 여드름, 건선, 백반증, 알레르기, 두드러기 같은 피부 질환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하는데, 면역세포와 염증 유발 인자를 조절하고, 세포 재생 주기를 일정하게 유지하기도 한다. 비타민 D의 혈중 농도가 낮을수록 여드름과 염증성 피부 질환에 영향을 미치고, 아토피피부염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당연히 ‘결핍’만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때로는 비타민 D의 과도한 흡수가 우리 건강에 위협을 주기도 한다.
비타민도 밸런스가 필요해
에 녹아 몸 밖으로 쉽게 배출되는 수용성 비타민과 달리 비타민 D는 지방에 녹는 지용성이어서 몸속에 축적될 수 있다. 체내에 비타민 D가 너무 많이 쌓이면 장에서 칼슘 흡수가 촉진되는데, 이때 혈액 속 칼슘 농도도 함께 진해진다. 고용량 비타민 D를 흡수한 사람에게서 혈액을 체취하면 칼슘 수치가 높게 검출되는 이유다. 고칼슘혈증은 식욕 감퇴, 설사, 변비, 메스꺼움, 근육통, 피로 같은 증상을 유발한다. 혈중 칼슘이 인산염과 결합하거나 칼슘 침전물이 신장 조직에 달라붙으면, 신장이 손상되고 결석이 생길 수도 있다. 피부도 마찬가지다. 미파문피부과 문득곤 원장은 체내 비타민 D 함량과 로사시아(주사피부염) 발생의 연관성을 지적했다. “의학적으로 아직 명확하게 규명된 바는 없지만, 한 임상시험에서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높으면 로사시아 발생률이 높다고 보고되었습니다. 또 로사시아가 나타나면 피부가 그렇지 않은 정상 피부보다 비타민 D의 농도가 25%가량 더 높다고 밝혀졌습니다. 비타민 D가 지나치게 활성화하면 면역계의 비정상적인 염증 반응을 초래해 특정 항균 펩타이드를 발현하는데, 그로 인해 로사시아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추측됩니다”라고 덧붙였다.
DOCTOR’S ADVICE
일조량이 줄어든 겨울철엔 비타민 D가 결핍되었다고 착각하기 쉽다. 의약품이나 비타민 주사를 통해 비타민 D를 흡수할 때는 1일 권장량의 5배 이상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비타민 D 합성에 관여하는 자외선은 UVB이기 때문에 연관된 UV 파장을 지닌 태닝 램프 기기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 주로 실내에서 생활하는 사람이라면 거실이나 사무실, 방 안 등에 UVB 자외선 램프를 설치하길 추천한다. 비타민 D 요구량은 각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평소 연어나 달걀노른자, 간, 과일과 채소류를 충분히 섭취하면 굳이 비타민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
사진 김태선
도움말 문득곤(미파문피부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