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케어의 넥스트 레벨, 뉴로더마 코스메틱
피부, 뇌, 신경세포까지 컨트롤하는 뉴로더마 코스메틱의 신세계.
어릴 적 트라우마로 남았던 동화가 하나 있다. 바로 카를로 콜로디의 <피노키오의 모험>이다. 그 시절 여느 동화가 그렇듯 <피노키오의 모험>에도 무서운 장면이 몇 가지 있었는데, 그로 인해 종종 악몽을 꾸고는 했다. 악몽 속 피노키오는 긴 코를 갖거나 커다란 고래에게 잡아먹히진 않았다. 다만 다리가 불에 탔다. 나무 인형인 피노키오가 뜨거운 난로 위에 두 발을 올려둔 채 잠이 들어 그의 나무 발이 무릎까지 타올랐기 때문이다. 온몸이 식은땀으로 범벅이 된 채 잠에서 깬 내게 엄마는 걱정하지 말라며 말했다. “나무로 만든 피노키오는 피부가 없으니 아픔을 느낄 수 없었을 거야.” 불에 닿았는데, 까맣게 재가 되었는데, 어떻게 안 아프겠느냐며 바락바락 대들고 울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피노키오는 통증을 느끼지 못한 게 맞다. 다시 말하자면, 다리가느끼는 통증이 뇌까지 전달되지 못했을 거다. 인간의 피부에는 통증을 느끼고 그 감각을 뇌로 전달하는 신경망이 분포되어 있다. 그 덕에 몸에 작은 상처가 생겨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신호체계를 갖추고 있다. 즉 움직임이 자유로운 피노키오여도 피부가 없다면 촉각과 압력, 통증을 느낄 수 없다는 거다. 몸을 둘러싼 껍데기 정도로 치부하기 쉽지만, 알고 보면 피부는 경이적인 기관이다. 인간은 오감을 통해 주위 환경을 지각한다. 눈(시각), 귀(청각), 코(후각), 혀(미각)의 정보는 몸의 국소 부위의 정보인 반면, 오감 중에서도 피부 감각(촉각)은 유일하게 전신에서 얻을 수 있다.
피부는 노출된 뇌다. 촉각과 온각, 통각 같은 체성 감각은 시각이나 후각과 달리 직접 뇌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피부 컨디션은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심리적·감정적 에너지를 관장하는 뇌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피부 진피층에는 신경 수용체와 신경세포가 존재하는데, 이는 외부 자극을 받아들이는 수용체이자 피부의 감각 시스템 기능을 한다. 외부 자극으로 인해 피부에 반응이 더해지면 뇌가 이를 인식하고 신경 수용체에 신호를 보낸다. 이로 인해 피부에 직접적 연관성을 띠는 호르몬을 분비해 피부에 결과가 반영되는 원리다. 다시 말해 뇌와 신경, 내분비에 대한 연구만 이용해 피부 개선에 영향을 줄 방법을 찾았다는 것.
글로벌 기업은 화장품의 기초 연구 단계에서 장기간의 임상시험과 세포 연구를 통해 노화의 비밀을 규명하는 등 피부 노화 연구에 매진해왔다. 피부의 신경계와 면역계를 직접 조절하는 물질을 화장품의 주요 활성 성분으로 사용하거나 피부세포, 생체 분자 단위의 바이오 연구를 바탕으로 고유의 피부 기초 이론을 확립하고, 제품 개발에 이를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항노화 작용과 개인 맞춤형 화장품, 피부과학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타깃의 발굴, 유전체 활용, 융합 기술 활용 화장품 등 다양한 형태의 트렌드가 새롭게 등장했다. 이모셔널 뷰티, 마인드풀 뷰티를 넘어 피부과학·신경과학·감성과학을 융합한 토털 사이언스 뷰티의 시대가 열렸다.
1 피부와 뇌의 은밀한 커넥션
피부는 우리 몸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기관이자 가장 넓고, 가장 무거운 기관이다. 피부는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많은 양의 정보를 교환한다. 피부는 인체의 정확한 정보를 담고 있어 우리의 육체적·정신적 상태를 반영한다. 나이와 체질을 짐작할 수 있게 하며, 내부의 질병을 표출하기도 한다. 그 때문에 피부에 접촉해 자극을 주는 행위는 마음과 몸, 양면에 영향을 끼친다. 또 피부에 분포하는 감각 수용기로 들어온 자극은 척수에서 간뇌를 거쳐 대뇌피질에 이르러 인지되는 한편, 대뇌변연계의 시상, 시상하부, 뇌하수체로 전달된다. 정신 신경 면역학이 발달함에 따라 이들 부위가 감정과 자율신경계, 면역계, 내분비계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새로운 화장품 개발이 본격화되었다. 뇌와 신경계 사이 신호 전달 프로세스를 토대로 특수 생체 활성 성분을 활용하는 ‘뉴로더마 코스메틱(Neuro-Derma Cosmetic)’이다.
2 과학 그 자체, 뉴로+더마+코스메틱
‘뉴로더마 코스메틱’은 신경과학과 피부과학을 뜻하는 ‘뉴로사이언스(Neuroscience)’와 피부과학(Dermatolog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더마테크놀로지(Dermatechnology)’를 접목한 말로, ‘뉴로코스메틱’이라고도 한다. ‘뉴로사이언스’에서 뉴로는 ‘신경 또는 신경계와 관계가 있다’는 걸 의미한다. 뇌에서 피부를 포함한 몸의 다른 부분과 메시지를 주고받으려고 뉴런으로 알려진 작은 세포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뉴로더마 코스메틱은 뇌와 세포 간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인체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물질인 ‘신경 전달 물질’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성분을 사용한 스킨케어 포뮬러를 가리킨다. 신경계와 면역계, 피부 및 내분비계 시스템의 메커니즘을 활용해 피부 스트레스와 관련된 염증 반응과 노화 징후를 다루는 현대 의학과 과학의 산물의 총합체다.
3 피부가 아닌 뇌를 향한 시그널
피부는 신경과 연결되어 있어 다양한 신경 전달 물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대표적 예시로 신경 통증 감각 수용체는 열, pH, 이온 등의 변화를 감지하고, 통증을 일으키는 화학 물질인 ‘P 물질’과 혈관을 확장하는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CGRP) 발현을 촉진해 신경성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이런 신경 유래 물질과 관련 수용체를 억제하는 기전의 ‘신경계 화장품’을 통해 피부 염증과 노화 발현을 조절할 수 있다. 또 피부 유래 호르몬이 가진 피부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기능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피부는 독립적 신경 내분비 기관이기에 필요에 따라 호르몬, 신경 전달 물질, 신경 단백질을 생산, 분비하고 이를 결합하는 수용체를 갖는다. 신경세포와 피부세포 간 신경 전달 물질의 이동을 통해 세포 활성을 조절해 각종 스트레스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거다.
4 뉴로더마 코스메틱은 뭐가 다른데?
우리 몸에는 신경 전달 물질이 200여 가지나 존재하는데, 그중 25가지가 피부에서 발견된다. 이 중 ‘뉴로 펩타이드’는 뇌세포에 의한 신경 전달 물질 또는 호르몬, 효소 등과 결합해 뇌와 피부 사이에서 소통하고 이를 통해 피부에 유용한 자극을 준다. 피부 신경계 활성 물질은 세포 수명을 연장하고 염증에 대한 반응을 절제하도록 피부 속 화학 물질을 조절하는 등 신경계와 뇌 사이 메신저를 활성화하거나 억제해 해당 부위의 신경과 기능을 컨트롤한다. 덕분에 피부 자극 없이 즉각적인 개선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피부가 민감하거나 특정 성분에 내성이 있는 사람뿐 아니라 염증이나 자극 위험이 낮으면서 민감성 감소, 항노화 효과, 피부 결 개선, 그리고 피부 자체에 생기와 광채를 더해주는 등 가시적 결과를 제공한다는 점 역시 큰 장점이다.
5 미래를 지배할 차세대 성분
독일 브랜드 ‘레비덤’은 신경의 민감한 반응을 최소화하는 라인을 만들었다. 신경계에 직접 작용해 피부의 자체 보호 기능을 회복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 국내의 ‘뉴라덤’은 신경 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억제하는 펩타이드와 세포 투과 펩타이드로 구성한 독자적 성분 ‘엠바이옴 비티’를 개발했다. 미국의 ‘르뮤’는 항노화 신경 펩타이드를 활용해 반복적인 얼굴 움직임으로 생성된 주름을 완화하는 제품을 완성했다. 영국의 ‘피스앤퓨어’는 신경과학 연구로 탄생한 ‘피토뉴로 콤플렉스’로 피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생성을 차단하고 도파민 분비를 개선해 피부 재생과 토털 안티에이징 루틴을 제공한다. 이처럼 새로운 경험과 색다른 성분, 효과적 피부 고민 해결까지. 뉴로더마 코스메틱이 차세대 스킨케어 트렌드로 부상하는 이유다.
6 스킨케어, 그 이상의 넥스트 레벨
“우리의 목표 중 하나는 신경과 섬유아세포 사이의 건강한 의사소통을 재정립해 피부세포 재생을 돕는 거예요. 신경세포는 신경 변성, 즉 신경 노화가 진행되면서 피부를 늙게 만드는 건데요. 신경세포의 노화는 신경과 섬유아세포 사이 의사소통에 영향을 미쳐 콜라겐과 엘라스틴의 생성을 감소시키고 활성산소 증가로 이어집니다. 합성 및 식물 유래 신경계 활성 성분은 이런 뉴런과 섬유아세포 사이 건강한 의사소통을 재설정해 진피세포를 재생하고 콜라겐과 엘라스틴 합성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르뮤의 CEO 자넬 루의 설명처럼 뉴로더마 코스메틱은 피부만이 아닌 피부 속 세포와 구조적인 문제까지 다루는 전문성을 제시한다. 그리고 최첨단 기술로 탄생한 성장인자와 줄기세포, 펩타이드가 함유된 원료로 피부 재생 도움을 최우선으로 한다. 코스메틱의 한계를 뛰어넘은 새로운 차원에서의 스킨케어, 이보다 더 특별할 수 있을까?
붉고 예민한 피부도 CALM DOWN
약해지고 손상된 피부는 진정시키고, 피부에 충분한 수분을 유지시켜 피부 자체의 기초 체력을 올려야 한다. 피부 항상성을 조절하는 성분이나 피부에 자연적인 재생 프로세스를 활성화할 물질을 함유한 성분으로 피부에 연쇄적인 신호를 전달하자.
피부 스트레스 산화 반응 모두 OUT
노화 신호를 차단하고 섬유아세포와 소통을 재개해 피부 순환, 신진대사를 활성화하는 것이 최우선. 피부 스트레스로 인한 자극을 완화해 어떤 자극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피부 저항력을 키워 피부 노화 반응에 대응하는 신경 전달 물질을 찾아볼 것.
거칠거칠 문제적 피부 UPGRADE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활성화하면 외부 자극에 따른 예민도와 염증 반응도 증가한다. 이때 각질층의 응집력이 떨어지며 피부는 거칠어지고 장벽 기능이 저하한다. 피부를 보호하고 피부 재생을 위한 합성에 관여하는 핵심 성분을 겉으로 코팅, 속으로 흡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 김태선
모델 스완
메이크업 정지은
헤어 박수정
도움말 자넬 루(르뮤 코스메틱 CEO)
어시스턴트 조원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