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세포도 디톡스가 필요해
내 피부가 망가진 건 세포에 독소가 쌓여기 때문이다? 오늘부터 #피부세포디톡스 하세요!
물, 대기, 토양. 우리가 살아가며 의도하지 않아도 필수로 맞닥뜨려야 하는 것들이다. 이미 수 세기 동안 수많은 오염 물질이나 화학적 독소에 노출된 것들이기도 하다. 요즘 신생아는 몸속에 평균적으로 화학물질 300여 가지를 가지고 태어난다. 육류 속 성장 촉진 호르몬과 살충제에 의해 조작된 환경호르몬 때문에 지난 40년간 사춘기 2차 성징의 시작이 약 12개월 빨라졌다. 통계적으로 매년 어린이 20명 중 한 명에게서 천식 증세가 나타난다고 한다. 일부 학자는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데 ‘독소 배출’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많은 질병은 체내에 쌓여 있는 독소로부터 온다”는 히포크라테스의 말처럼, 질병을 일으키는 1차적 원인은 바로 체내에서 배출되지 못한 노폐물 때문이다. 문제는 이 노폐물이 세포 안까지 쌓인다는 것. 지금 이 순간에도 유해 물질은 피부와 주요 장기, 혈액, 심지어 세포 하나하나에 차근차근 축적되고 있다. 물론 인체는 땀, 소변, 호흡 같은 생리 현상을 통해 스스로 독성 물질을 중화하고 외부로 배설하는 기능을 지녔다. 그러나 인체 내 독소 배출 기능이 생활에서 기인한 모든 독소를 배출하지는 못한다. 한계 이상의 노폐물이 쌓인 몸은 문제적 증상을 발현한다. 신진대사가 변하고 효소의 기능 장애가 생기며 영양 결핍, 호르몬 불균형과 림프 시스템의 손상을 초래한다. 곧 생리학적·심리학적 쇠퇴로 이어진다. 독소는 당연히 피부 손상과 노화의 주범이기도 하다. 나도 모르는 사이 유해 물질이 체내에 쌓이면 피부 재생력이 떨어지고 문제적 피부 고민이 반복된다. 이것저것 시도해보지만 피부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할 수도 있다. 피부를 감싸고 있는 세포의 메커니즘이 망가진 탓이다. 생각을 전환해보자. 유효 성분을 흡수시켜 피부 재생력을 높이기 전에, 유효 성분 흡수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세포 내에 잔존하는 독소를 비워내면 어떨까? 우리는 부족하기 때문에 경험하는 ‘불편’보다는 오히려 차고 넘치는 ‘풍요’로부터 오는 부작용이 더 많은 세상에 살고 있다. 피부도 별반 다르지 않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 먼저 1차 원인을 제거하는 것처럼 필요 이상 축적된 유해 인자를 하나씩 없애야 한다. 피부를 혹사할 것이 아니라 깨끗이 비움으로써 각각의 세포 감각을 깨우고, 피부 세포 본연의 순기능을 되찾아줄 솔루션이 필요하다.
오래된 기차는 달리는 게 시원찮다. 엔진에 때가 껴서 덜덜거리고 시커먼 매연을 뿜어내기도 한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나이를 먹을수록 몸속 여기저기 때가 끼고, 세포와 조직의 기능이 예전만 못하다. 그렇다고 연식을 탓할 필요는 없다. 몸속에 노폐물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이다. 단 어떻게 관리하고 사용하느냐에 따라 성능이 천차만별이다. 중요한 건 구석구석 쌓인 때를 씻어내고 최대한 때가 천천히 쌓이게 하는 것이다. 다행히 피부는 우리 몸의 배설기관 중 하나다. 발한작용으로 모공을 통해 각종 노폐물이 배설될 뿐 아니라 피부 각질층의 죽은 세포를 탈락시키며 피부 상층의 독소를 배출하기도 한다. 문제는 피부 겉이 아닌 속, 피부 세포 단위에 쌓인 노폐물이다. 건강한 세포는 어떤 물질도 통과하기 쉬울 정도로 세포막이 부드럽다. 덕분에 모든 영양소가 세포 안으로 진입해 에너지를 전달하고 노폐물을 배출하기도 수월하다. 그러나 각종 독소로 세포막이 딱딱해진 세포는 물질 통과가 원활하지 못해 세포 안으로 일부 영양소가 전달되지 못한다. 또 노폐물 배출에도 어려움을 겪어 세포 안에 독소가 쌓인다. 세포에 독소나 활성산소가 축적되면 DNA, 세포막, 미토콘드리아까지 손상되는데, 말미엔 세포 기능이 저하하거나 상실되기도 한다. 세포 기능이 망가지면 피부 면역 시스템을 관리하는 랑게르한스 세포의 수가 현저히 감소한다. 랑게르한스 세포는 피부의 가장 강력한 항원 전달세포로 접촉 과민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 세포 수가 감소하면 곧 피부 장벽 손상과 피부 재생 능력도 떨어진다. 피부 염증이나 여드름, 색소침착 같은 문제적 피부 질환을 일으키고 만성 피부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럴 때 필요한 방법이 바로 ‘세포 디톡스’다. 피부 세포 본연의 자가 재생력과 자가 회복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며, 면역 시스템을 향상시키는 가장 쉬운 길이 디톡스기 때문. 여기서 말하는 세포 디톡스는 단순히 사용하는 제품의 양이나 개수, 빈도를 줄여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클린 주스와 절식, 산림욕만을 의미하는 건 더더욱 아니다. ‘생체 내 세포에서 유독한 물질을 무독한 물질로 바꾸는 일, 즉 생체가 작용이 적은 구조나 배설되기 쉬운 구조로 바꾸는 일정한 생화학 반응’이라는 디톡스의 사전적 의미와 가깝다. 오물과 쓰레기로 뒤덮인 집 안에 공기청정기와 디퓨저를 놓는다고 해서 오물과 쓰레기가 깨끗하게 사라지진 않는 것처럼, 세포 디톡스를 통해 독성 가득한 세포를 정화하고 세포의 기능 향상을 위해 근본적으로 청소하자는 의미다.
울긋불긋 얼굴 속 단풍놀이
DOCTOR’S ADVICE
얼굴 위 색소침착, 잡티, 여드름 등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면, 피부 독소의 문제로 항산화 시스템이 망가졌다는 뜻이다. 유앤영피부과 김지영 원장은 “글루타치온, 플라보노이드, 포도씨 추출물 등 항산화 효과가 좋은 성분이 함유된 아이템으로, 피부 속 산화 스트레스를 디톡싱해 피부 세포 자체의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다”라며, 최적의 세포 활성을 위한 세포 에너지 방어력에 대해 강조했다.
#림프 막힌 길 좀 뚫으세요!
DOCTOR’S ADVICE
체내 독소를 원활하게 배출하려면 세포막의 통로를 열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미파문피부과 문득곤 원장은 “체내 유해 산소 및 노폐물 배출에 도움을 주면서 정체된 순환 및 대사를 개선하는 것이 디톡스의 시작점입니다”라는 말과 함께 림프 순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림프절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줄 제라늄과 레몬, 사이프러스 같은 에센셜 오일이나 적당히 부드러운 자극을 주는 마사지 역시 도움이 된다고.
딱 붙어라! 피부 세포 접착제
DOCTOR’S ADVICE
정상적인 피부 장벽은 세포막을 생성하는 지질의 비율에 의해 좌우된다. 피부 세포 주변과 그 사이에 층을 형성해 튼튼한 피부 방어막을 만들고, 수분 손실을 방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 그뿐만 아니다. 피부의 항상성을 유지하려면 지질 사이에 틈이 보여선 안 된다는 사실! 견고한 피부 지질막은 세포막과 외부 단백질을 합성해 피부 보호층을 형성하고, 반응성 세포와 독소가 쌓일 틈을 내어주지 않을 거다.
사진 김태선
도움말 김지영(유앤영피부과 명동점), 문득곤(미파문피부과)
어시스턴트 조원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