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도 이중인격? #평균실종 주의보
두 개의 자아를 가진 하나의 얼굴. 얼굴 피부의 이중성을 고발합니다.
‘평균 실종’ 시대의 도래
올해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펴낸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 2023년을 ‘소득 양극화로 인해 평균이 사라진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대표적 트렌드 키워드로 ‘평균 실종’을 꼽았다. 그동안 우리는 평균 점수, 평균 나이, 평균 소득, 평균 체중 등 다양한 평균 개념 속에서 살아왔다. 평균은 최소한의 기준이나 수준, 보통의 의견, 그리고 하나의 집단을 대표하는 통상적인 수치로 여겨졌다. 그런데 평균이 사라지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평균이 무의미해진 것. 이런 현상으로 사회는 물론 개인과 삶의 가치관에서 당연시되던 ‘전형성’이 사라지는데, 이는 곧 ‘양극화 현상’으로 이어지며 불균형과 갈등이 심화함을 뜻한다.
이중인격 양극화 피부
양극화의 가장 큰 문제는 기존 전략이 먹히지 않는다는 것. 정형화한 데이터에서 벗어나 더 다양한 관점에서 보는 건 물론, 새로운 전략과 함께 선택과 집중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한다. 이런 불균형은 단순히 경제적 지표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스킨케어에서도 적용된다. 얼굴을 중심으로 위쪽(T존)은 지성, 아래쪽(U존)은 건성으로 양극화된 피부가 바로 그것. 게다가 이런 피부는 환절기에 더욱 두드러진다. 오픈서베이에서 실시한 ‘뷰티 트렌드 리포트 2022’ 설문 조사에서는 “한국 여성의 35.6%가 복합성 피부 타입”이라고 밝혔으며,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연구팀은 “국내 성인 여성의 89%가 계절이 바뀔 때마다 피부 타입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특명, 피부 평균을 맞춰라!
양극화된 피부는 관리가 가장 어렵고 까다로운 타입이다. 복합 원인에 의해 피부가 시시때때로 반응해 이마와 코의 피지 분비량을 신경 쓰면 양 볼이 수분 부족 현상을 겪거나 피부가 예민해져 피부 질환으로 번지게 된다. 상안과 하안을 나누어 관리하는 것 역시 위험한 방법이다. 피부 속은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과 큰 차이가 있는데, 실제로 해당 부분이 얼마나 건조하고 기름졌는지의 정도를 알 수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어떤 피부든 일시적으로 민감해질 수 있다. 바싹 메마르거나 피지가 과도하게 분비되며 트러블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현상이 동시에 나타난다면? 그리고 문제적 피부 양상이 계속된다면? 잃어버린 피부의 평균을 찾는 방법이 있기는 한 걸까?
1 반응성 피부의 극단적 말로
태어날 때부터 양극화된 피부를 가진 사람은 없다. 피부 건강 상태에서 유전적 요인을 모두 배제하기는 어렵지만 피부 양극화는 후천적인 환경이 가장 큰 요인이다. 피부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인은 7가지. 내분비와 대사 활동, 순환계 이상으로 인한 ‘생리적 요인’, 식습관을 비롯한 ‘영양학적 요인’, 자외선과 온도, 습도에서 오는 ‘환경적 요인’, 불안감이나 스트레스에서 영향을 받는 ‘심리적 요인’, 수면이나 피로도, 다이어트 등에서 오는 ‘생활적 요인’과 세제나 화장품의 오남용으로 생기는 ‘화학적 요인’, 마지막으로 특정 질환이나 임신, 출산으로 인한 ‘내과적 요인’이 있다. 제아무리 정상 피부를 가졌어도 후천적 요인으로 높은 반응성과 민감한 징후가 나타나며 피부의 말단 신경이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반응성 양극화 피부로 탈바꿈된다.
2 당신이 먹은 것, 곧 당신의 피부
그중 영양학적 요인이 생각보다 피부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서구화한 식사와 과잉 섭취, 불규칙적인 식생활, 영양 불균형 등으로 피부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아졌다. 오슬로 대학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가공하지 않은 신선한 채소의 섭취와 여드름 발병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평소 피부가 건조한 사람의 혈중 지방 농도가 증가할 경우, 피부가 양극화를 띠게 된다는 것. 탄수화물과 지방 식품의 과다 섭취는 피지의 분비량이 정상보다 많아져 얼굴의 피지선을 자극한다. 이 자극에 의해 인체 기관이 긴장 상태에 놓이면 남성 호르몬의 과다 분비를 초래하는데, 이때 상안과 하안이 각기 다르게 반응하며 피부 평균 밸런스를 잃는다.
3 평균을 위한 밸런스를 맞춰라
건강 상태와 마찬가지로 잦은 스트레스 역시 반응성 양극화 피부에 악영향을 준다. 사람의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겨내기 위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분비하는데, 이때 피지선을 자극하는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까지 함께 나와 피지 분비량이 증가한다. 자극과 스트레스 발생이 잦으면 피부 손상과 함께 활성산소량이 증가한다. 이는 곧 천연 보습 인자의 손실과 콜라겐, 엘라스틴 섬유의 분해를 촉진하는 원인이 되니 유의할 것. 망가진 피부에 울상을 짓긴 이르다. 양극화된 피부를 평균으로 돌리기 위해선 피부 내 밸런스를 정상 수치화하는 게 중요하다. 외부 환경으로 인해 양극화된 피부는 속부터 차근차근 균형을 맞추어 망가진 피부를 회복시키며 새롭게 받아들이는 자극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야 한다.
CHAPTER 1
속부터 탄탄하게 수분 채우기
적당한 유분은 수분 증발을 막고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피부 속 수분이 증발하면 피부는 건조함을 없애기 위해 더 많은 피지를 생산하기 때문. 과도하게 분비된 피지로 막힌 모공을 깨끗하게 정돈한 뒤 보습 성분을 더해 유수분 균형을 맞출 것.
CHAPTER 2
피부가 좋아하는 숫자 pH 5.5
약산성 피부는 가장 강력한 방어막이다. 피부가 알칼리성에 가까워지면 유해 물질이 침투하기 쉽고, 산성에 가까워지면 피지가 다량 분비될 수 있다. 무너진 산성도는 피부를 더욱 민감하게 만들어 트러블을 유발하거나 피부 자체의 재생력을 떨어뜨린다.
CHAPTER 3
자극 없이 피부 스트레스 아웃
스트레스에 취약한 피부는 피부 자체의 저항력과 복원력을 키워야 한다. 피부가 번아웃을 겪으면 지질막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해 회복하기 어렵다. 피부에 자극을 줄 성분은 피하고, 기본에 충실한 스킨케어로 민감성을 낮추는 데 집중할 것.
사진 김태선
모델 루자
메이크업 김부성
헤어 이영재
스타일리스트 문승희
도움말 김홍석(보스피부과), 문득곤(미파문피부과)
어시스턴트 도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