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 증상 잡아주는 호르몬, 아디포넥틴

극민감 피부 사이에서 피부를 살릴 키워드로 떠오른 아디포넥틴 호르몬에 대한 탐구.

브릴피스, 링키래버토리. 아디포넥틴 호르몬
이어커프 브릴피스, 이어링 링키래버토리.

  아디포넥틴과 피부의 상관관계

요즘 극민감 피부 사이에서 도는 소문이 하나 있다. 10년 차 뷰티 에디터인 나에게도 사뭇 생소한 내용인데, ‘아디포넥틴’이라는 호르몬이 피부의 민감도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는 것. 민감 피부녀 타이틀을 벗어나려고 히터도 안 틀고, 매운 건 일절 먹지도 않으며, 겨울이면 머플러로 피부를 꽁꽁 싸매고 다니는 이들이 주변에만 한 트럭인데, 그녀들의 가상한 노력을 대체할 만큼 아디포넥틴 호르몬이 민감 피부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까?

한동안 아디포넥틴에 대한 궁금증이 가시질 않았고, 평소 기사 작성을 위해 자주 자문을 구하는 피부과 전문의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아디포넥틴이 대체 뭐예요?”

미파문피부과 문득곤 원장이 말했다. “아디포넥틴은 간과 근육으로 이동해 지방산과 탄수화물, 당대사 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의 일종이에요. 체지방을 주원료로 사용해 탄수화물과 지방을 연소시켜 비만을 예방하고 혈관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아줍니다.” 음, 아직까진 아디포넥틴이라는 호르몬과 피부와의 연결 고리가 풀리지 않았다. 고개를 갸우뚱하자 문득곤 원장이 덧붙여 설명했다. “아디포넥틴이 피부에 결정적으로 관여하는 건, 아디포넥틴 호르몬이 부족할 때인데요. 아디포넥틴이 감소하면 근육을 움직이는 유기 화합물인 ATP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 피부 근육이 수축하거나 이완하는 등 비정상적인 활동이 잦아집니다. 그와 동시에 통증 전달 물질인 ‘CGRP’를 활발하게 생성해 통각의 수용체를 자극하고 따끔거림이나 가려움증, 작열감, 통증처럼 다양한 피부 민감 증세를 유발합니다.”

그제야 이해됐다. 아디포넥틴 결핍은 피부의 감각을 예민하게 만드는 요소였던 것. 와인피부과 김홍석 대표 원장 역시 추가로 새로운 정보도 알려줬다. “아디포넥틴을 비만 분해 유전자로만 아는 분이 많은데, 사실 피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아디포넥틴은 각질세포에서 피부 장벽에 미치는 지질의 합성을 증가시키고, 각질세포의 이동 분화에도 영향을 줘서 피부가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죠. 게다가 진피에 있는 피부 섬유세포에 작용해 히알루론산이나 콜라겐 합성을 촉진하고 다양한 면역세포에도 관여해 피부 염증 조절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토록 피부에 큰 역할을 하는 호르몬이지만, 치명적인 문제가 하나 있다. 나이 들면서 생성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 이로 인해 피부 면역력이 약해지고 피부 장벽도 무너져 작은 자극에도 쉽게 통증을 느낀다. 나이를 먹지 않을 수는 없는 만큼 아디포넥틴의 결핍을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그건 아니다. 벤자민 버튼처럼 세월을 거슬러 아디포넥틴의 감소를 막을 수는 없어도, 아디포넥틴이 감소하지 않도록 틈틈이 사수하는 일상 속 방법이 몇 가지 있다.

  아디포넥틴 호르몬 사수하기

아디포넥틴 유전자를 지키고 활성화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식단을 조절해 체지방이 감소하면 자연스레 아디포넥틴 호르몬이 증가한다. 저탄수화물식을 하거나 올리브나 아보카도 같은 단일 불포화지방산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되고, 견과류나 해조류 등으로 작성한 식단도 아디포넥틴 유전자를 활성화하는데 효과적이다. 문득곤 원장은 간헐적 단식 역시 아디포넥틴 유전자를 지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단식을 하면 우리 몸의 트리아실글리세롤의 양이 줄면서 이 신호를 받은 지방조직이 아디포넥틴의 생성 및 분비를 촉진합니다”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아디포넥틴 유전자를 활성화하는 데는 영양제의 도움도 얻을 수 있다. 오메가-3에 포함된 EPA는 아디포넥틴의 분비를 돕고, 마그네슘 역시 충분히 섭취하면 아디포넥틴의 분비량을 늘릴 수 있으니 아디포넥틴 호르몬을 지키고 싶다면 오메가-3와 마그네슘을 기억하자. 반면 아디포넥틴 유전자를 감소시키는 안 좋은 습관에는 어떤 게 있을까? 아디포넥틴을 지키는 법과 반대되는 행동을 하면 된다. 과식이나 운동 부족으로 인한 체중 증가는 피부의 민감 증상과 통증을 악화하는 원인. 김홍석 대표 원장은 “살이 찌고 내장 지방이 쌓일수록 아디포넥틴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평소 체중 관리에 신경 써야 합니다”라고 조언한다.

그뿐 아니라 불규칙한 식습관과 수면 습관, 육식 위주의 서양 식습관, 술과 담배 역시 아디포넥틴의 분비를 줄이니 이런 행동은 지양할 것. 매년 피부를 공격하는 외부 요소가 다양해지고 민감 피부가 증가하는 만큼 피부의 통증을 줄이는 아디포넥틴 호르몬에 대한 관심은 향후 점점 커질 것이다. 아직까지 아디포넥틴을 활성화하는 화장품이 개발되지 않았지만, 머지않아 민감 피부를 해결할 아디포넥틴 화장품도 등장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그전까지는 건강한 식습관과 함께 운동을 병행하는 것으로 피부 민감도를 조금씩 줄여보길. ‘뭘 바를까’를 고민하는 것만큼 무엇을 먹고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할지까지 고려해야 아디포넥틴을 지킬 수 있고, 나아가 ‘예민 보스 피부’라는 타이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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