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굿샷! 골퍼를 위한 뷰티 플랜
찾았다! 골퍼의, 골퍼에 의한, 골퍼를 위한 뷰티.
한동안 연락이 뜸하던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올해 골프웨어 브랜드를 론칭해 바쁜 나날을 보냈다며, 그동안 연락이 없던 이유를 설명했다. 요즘 골프가 얼마나 핫한 스포츠인지를 잘 알고 있으니 “많은 카테고리 중 왜 하필 골프웨어야?”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중장년층의 사교 모임 또는 부유층의 취미 생활로 알려진 골프가 MZ세대를 사로잡은 건 코로나19의 확산 때문이다. 해외여행이 어려워지고 사람이 많은 공간에서 운동하기 힘든 요즘, 여윳돈을 색다른 스포츠에 투자하면서 골프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뀐 것.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장 이용객은 4670만 명으로, 4170만 명이었던 전년보다 11.9% 늘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연간 골프장 이용객이 연평균 약 5.4%씩 증가했다. 특히 3년 이하의 신규 골프 입문자 중 20~40세대가 65%를 차지했다.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 ‘골린이(골프+어린이)’를 검색하면 관련 게시물만 약 62만 개에 달한다. 이런 골프의 성장 배경에는 젊은 여성층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여성의 골프 라이프가 각광을 받자 그에 따른 골프 관련 비즈니스도 등장했다. 대부분은 전·현 프로 골퍼나 골프 전문 기업의 손에서 탄생한다. 일반 브랜드와 달리 골프 전문 브랜드에서 출시한 제품은 골프에 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발된다.
샤넬이나 펜디 같은 쿠튀르 브랜드에서 운동화를 팔아도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운동화 판매량을 이길 수 있겠는가? 대표적인 예가 골프웨어 브랜드다. 작년까지는 100개 정도였지만, 올해는 150개에 달한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그리고 또 하나가 바로 ‘골프 전문 뷰티 브랜드’다. 골프를 즐기는 젊은 층이 늘어나면서 피부 문제가 생긴 사람도 증가했기 때문. 와인피부과 김홍석 대표 원장은 골프로 생긴 피부 문제 때문에 병원을 방문한 사람이 20% 정도 늘어났으며, 대부분 색소침착 문제로 병원을 찾는다고 답했다.
STEP 1
READY TO GO
전 국가대표이자 현 국가대표 감독인 박세리의 맨발로 화제가 된 공익광고. 골프에 관심 없는 사람도 한 번은 본 적 있을 만큼 ‘레전드 영상’으로 꼽히는 명장면이다. 하얀 맨발과 대조되는 구릿빛 다리는 그가 햇빛 아래서 고군분투한 시간을 증명했다. 실제로 골프는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는 운동 중 하나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한여름에는 자외선을 피해 야간 골프만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 자외선은 골퍼에게 숙제 같은 존재다.
DOCTOR’S TIP 자외선은 피부 진피층의 콜라겐과 탄력섬유를 파괴한다. 강하지 않은 자외선이더라도 1시간 이상 노출되면 멜라닌세포가 활성화한다. 이는 색소침착이나 염증을 유래하고, 혈관을 확장시킨다. 야외로 나가기 전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건 필수. 모자와 마스크에 가려지지 않는 부위는 한 번 더 발라 꼼꼼하게 차단하고, 스포츠 마스크나 토시, 양산, 기미 패치 등 물리적 차단제를 사용하길 추천한다.
STEP 2
ON THE COURSE
4명이 18홀의 라운드를 모두 도는 데 필요한 평균 시간은 약 4시간 30분. 게다가 골프 코스는 주로 산 중턱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 햇볕 아래 지친 피부에 마스크까지 착용하니 제아무리 선선한 계절이라도 올라가는 피부 온도. 마스크 안으로 가득 차는 뜨거운 콧김은 또 어떻고? 달아오른 피부는 모공을 늘어뜨리고 주름을 만들 뿐 아니라 트러블까지 유발한다. 골프는 야외 운동의 단점을 골고루 가진 셈. 이제 막 재미가 붙기 시작한 골린이에게 잔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DOCTOR’S TIP 열로 인해 올라간 피부 온도가 장시간 지속되면 피부세포는 손상을 입어 노화를 유발한다. 피부가 건조해지거나 피부 탄력이 떨어지며 유분을 과다 분비시켜 피부 건강을 망치기도 한다. 골프를 하러 가는 날은 당일 날씨와 마스크 안의 온도와 습도까지 고려해 얼굴에 얹는 화장품 개수를 최소화하고 산뜻한 제형을 선택하자. 유분이나 밀폐력이 높은 제품은 피하는 게 좋다. 땀 때문에 체내 수분도가 떨어지니 운동하는 동안 물을 충분히 마셔 수분을 보충한다.
STEP 3
AFTER SKIN CARE
야외 활동 시간이 길어질수록 얼굴에 올라가는 건 많아진다. 피부가 마르지 않도록 수분 크림을 두껍게 바르고, 그 위를 자외선 차단제로 덮는다. 민낯이 두렵다면 파운데이션도 얹는다. 거기에 땀과 잔디, 흙, 미세먼지가 더해지고, 유분과 피지 같은 피부 잔여물까지. 하루 종일 야외에서 자극받아 민감해진 피부를 진정시키는 건 두 번째 문제다. 가장 먼저 할 일은 피부 위를 덮은 유해 물질을 깨끗이 씻어내는 것! 피부를 망친 건 ‘골프’가 아니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DOCTOR’S TIP 이 시기에 필드에 자주 나간다면 라운딩 후 바로 씻어내는 게 중요하다. 먼지, 땀, 모래도 한몫하지만 미세먼지가 모공을 막아 트러블이 생기거나 피부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 이때 세정 효과가 강력한 알칼리성 클렌징 제품은 민감해진 피부를 더욱 예민하게 만들 수 있으니 저자극 약산성 클렌징을 사용해 노폐물을 제거한다. 세안 후에는 보습과 항산화 제품으로 피부 손상 회복에 신경 쓸 것. 시트 마스크나 팩을 올려 피부를 진정시키는 것도 방법이
사진 김태선
도움말 김홍석(와인피부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