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향수를 유니크하게 즐기는 방법
5월과 그린 계열의 조합이 식상하다고? 뻔한 그린 노트를 반전시킬 새로운 향과 합.
유니크한 민트와 조우
햇살 가득 상쾌한 아침을 연상시키는 향긋한 민트 향이 특징. 자연에서 직접 얻은 원재료를 쓴 만큼 스스로 보존이 가능한 향수. 스피어민트를 주원료로 사용했는데, 알싸한 민트 향뿐만 아니라 달콤한 향이 공기를 깊이 감싼다. 이토록 개성이 강한 향수를 레이어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투명하거나 살냄새에 가까운 머스크 향을 뿌리는 것. 민트 향의 위트는 살리면서 본연의 냄새인 듯 오랫동안 지속되는 향을 만끽할 수 있다.
러쉬 솔리드 퍼퓸 더티 6g 2만2000원.
코튼 터치
유구한 전통의 이집트에서 유래했다. 인간과 신의 교감을 위한 매개체인 아로마 허브와 나무의 수액, 뿌리, 껍질이 풍기는 신성하고 매혹적인 향이 매력적. 고대 이집트의 색감이 화려한 사원 앞에 서 있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처럼 이국적 느낌을 자아내는 강렬한 그린 노트에는 뽀송하고 깨끗한 비누 향을 가득 머금은 코튼 내음을 한 스푼 더해보길. 포근한 잔향이 섞여 특색이 강한 향에 도전하길 망설이는 이들도 모든 향을 편안하게 느끼기 좋다.
아스티에 드 빌라트 르 디유 블루 EDP 30ml 28만원.
그린 더하기 그린
벌의 날갯소리와 토마토 초록 잎의 향기가 가득한 푸른 정원에서의 여유로운 시간을 재현했다. 토마토의 싱싱하고 풍성한 잎은 그린 향, 그린 만다린 과즙을 가득 머금은 프루티한 향, 꽃이 만개한 정원을 그리게 하는 제라늄이 조화를 이룬다. 이 그린 향을 배가하는 킥은 그린 노트를 한 번 더 사용하는 것. 비에 젖은 숲속의 촉촉한 향기를 떠올리게 하는 갈바넘, 쌉쌀한 허브 향이 감도는 베티버, 오묘하고 신비한 무드를 풍기는 아로마틱 허브 등 취향에 맞는 그린 향을 함께 뿌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농밀한 자신만의 그린 향을 완성할 수 있다.
메종 마르지엘라 레플리카 프롬 더 가든 EDT 100ml 21만5000원.
센슈얼한 반전
장미꽃이 주원료지만 줄기와 잎사귀 향이 바람을 타고 흘러오는 듯 강렬한 풀내음이 특징이다. 쌉쌀하고 강인한 그린 향에 향긋한 꽃향기로 대비를 이뤄보자. 은은하고 우아한 아이리스, 데이지보다는 존재감이 확실한 라벤더 등 매혹적인 플로럴 향을 사용할 것. 더욱 관능적이고 센슈얼한 반전 매력을 뽐낼 테다.
메종쥬 로자몬다 EDP 75ml 38만6000원.
워터리 향으로 강약 조절
어떤 그린 향료보다 신비한 매력으로 세련미를 뽐내는 카나비스. 이 향료에 반전을 더하고 싶다면 향의 강약 조절에 집중할 것. 카나비스의 강렬한 향에 산뜻한 워터리한 향을 블렌딩하자. 워터리 향은 목덜미, 귀 뒤, 손목 등 맥박이 뛰는 부위에 발라 지속력을 높이고, 짙은 그린 향은 최대한 빠르게 퍼질 수 있도록 머리카락에 뿌린다.
멜린앤게츠 카나비스 오일 9ml 5만3000원.
시간차 레이어링
이건 아로마틱 계열의 그린 향수다. 무거우면서도 깊이 있는 따스함이 온몸을 감도는 향이라 답답한 느낌을 줄 수 있는데, 그럼에도 싱그러운 5월의 봄날에 뿌리고 싶다면 프레시한 향과 함께하는 레이어링 순서에 주목하기를. 묵직한 향, 그다음 가볍고 프레시한 향을 뿌린다. 가벼운 향의 제품을 먼저 사용하면 야심 차게 조합한 향이 무색하게 날아가기 때문. 묵직한 향은 하체에, 가벼운 향은 상체에 뿌리는 것도 좋은 방법.
오르메 르 파상 EDP 100ml 39만원.
지극히 자연에 가까운 달콤함
정원의 꽃과 식물이 아닌 프랑스 텃밭에서 자라는 전통적인 채소와 과일 그리고 허브를 조합해 자연의 향을 담았다. 알코올이 없는 워터베이스 향수로, 뿌리는 즉시 풍성한 고유의 향을 온전히 느낄 수 있으며 피부가 건조해지거나 옷 등에 착색되지 않는 것도 장점. 그러나 당근, 토마토, 오이 등의 채소 향이 강해 사용하기 어렵다면 프루티 계열의 향을 레이어링해보길 추천한다. 채소 특유의 독특한 쓴 향은 잡아주고 달콤함은 더해 색다른 무드를 연출해줄 터.
오피신 유니버셀 불리 라 씨젠느 퍼퓨메 10ml×6개 22만5000원.
에너지 넘치는 시트러스
이타크는 파촐리를 사용해 그린 향을 더하고 활기찬 느낌을 풀었다. 이를 더욱 경쾌하게 담아내려면 시트러스 계열 향수와 섞어 뿌릴 것. 파촐리 향료는 풀잎 향과 함께 흙내음이 두드러지는데, 새벽녘의 수목원이나 젖은 땅을 떠올리게 해 자칫하면 무거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도 있기에 라임, 레몬, 오렌지 같은 산뜻하고 상큼한 시트러스 향으로 초록의 싱그러움을 한껏 끌어올리는 것을 권한다. 시트러스 향이 이타크의 달콤한 블랙키런트 향과 어우러져 에너지를 극대화하는 장점도 있다.
메모파리 이타크 EDP 75ml 36만원.
폭발하는 관능미
이른 새벽, 안개가 아스라이 깔린 차밭을 거닐다 딴 한 줌의 찻잎 향기랄까? 대부분 티타임, 휴식, 평온함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나무가 함께 연상될 것이다. 향수 레이어링을 통해 이를 향기로 형상화해보자. 먼저 따듯하고 묵직한 샌들우드 향을 선택해 그린 티 향과 믹싱한다. 초록빛 자연의 향기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향을 맡는 것만으로도 힐링의 순간을 가져다준다. 게다가 중성적 느낌을 물씬 풍겨 남녀 누구에게나 어울린다.
밀러 해리스 티 토니끄 EDP by 라뜰리에 데 퍼퓸 50ml 19만원.
사진 이기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