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다음 날의 뱀뱀
헤어진 다음 날 아침, 뱀뱀에게 찾아온 허전함과 공허.
앨범 콘셉트 비주얼도 하나하나 꼼꼼하게 신경쓰는 스타일이죠?
예전엔 메이크업에 관심이 많았어요. 데뷔 때는 아이라인을 진하게 그리는 게 반응이 좋았고, 그 뒤엔 유행 따라 진한 블러셔 메이크업이나 버건디 컬러 메이크업도 했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좋더라고요. 요즘은 메이크업을 하더라도 자연스럽고 연한 게 좋아요. 메이크업을 덜어내니까 인기가 더 많아지는 거 같기도 해요.(웃음)
버건디 메이크업 때 인기가 없던 것도 아니잖아요.(웃음)
예전엔 진짜 귀엽다는 말만 들었어요. 아무리 멋있게 스타일링해도 돌아오는 반응은 ‘귀엽다’뿐이었고요. 그런데 이렇게 바뀌고 난 뒤부터 ‘청순하다’ ‘깔끔하다’ 그리고 제 입으로 말하기 쑥스럽지만 ‘잘생겼다’ 같은 다양한 칭찬을 들어서 기분이 좋았어요. 물론 귀엽다는 말을 아직 가장 많이 듣지만요.
이번 화보 콘셉트는 제가 뱀뱀의 인스타그램 속 한 사진을 보고 바로 떠올린 콘셉트예요. 말갛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한 채 검은 터틀넥을 입고 소파 위에 앉아 맥주잔을 들고 있는 사진요. ‘뱀뱀에게 이런 면모가 있었나?’ 싶었고요.
제가 원래 필름 사진을 잘 안 찍는데, 마케팅팀에서 추천해서 촬영한 거예요. “뱀뱀 씨는 자연스러운 모습이 제일 멋있어요. 일상 사진을 좀 더 찍어봐요” 하면서 찍어주셨거든요. 화장기 없이 힘 쫙 빼고, 흔히 말하는 ‘남친짤’에 도전해봤죠. 와, 그런데 남친짤 만들기가 어렵더라고요.
반응은 어땠어요?
마케팅팀 반응은 너무 좋았죠. 저도 그냥 편하게 올린 사진이고, 평소 모습 그대로라서 괜찮았어요. 그런데 다른 팀에서는 옛날 사람 같다고 하던데요?(웃음)
새 앨범을 위해 열심히 작업 중이라면서요. 작업하며 ‘와 나 좀 많이 늘었네’ 하는 순간도 있었나요?
작사한 작업물을 보면 바로 “어? 나 한국어 좀 늘었네?” 싶더라고요. 단어 선택 수준 자체가 달라졌어요. 음악적으로 어른스러워졌다는 느낌도 받았고요. 제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확실해진 거 같아서 기분도 좋았어요. 늘 어떤 방향으로 풀어야 할지 고민이 많았거든요. 해가 거듭될수록 저만의 스타일, 저만의 색깔이 확고해지는 거 같아서 뿌듯해요.
궁금한 게 있는데 작사는 무슨 언어로 해요?
그때그때 떠오르는 언어로요. 가이드나 데모는 그냥 입 밖으로 나오는 아무 언어로 먼저 녹음해요. 이럴 때는 대부분 영어고요. 앨범 키워드가 정리되면 녹음한 데모를 다시 가져와서 한국어로 정리해요. 당연히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서요. 이것저것 물어봐요. 이렇게 표현하고 싶은데 어떤 단어를 쓸지부터 이럴 때는 이런 식으로 써도 되는지까지요. 그래서 제 작사 작업물엔 제 이름 하나만 있는 곡이 없어요. 여러 사람과 함께 만들고 저는 그냥 정리를 주도해간다고 생각해요.
작년에 발매한 앨범을 ‘갓세븐’다운 앨범이라고 소개한 것이 인상 깊었어요. 솔로 앨범 ‘riBBon’은 대중에게 ‘뱀뱀답다’는 평을 들었고요. 그런데 두 앨범은 무척 달라요.
갓세븐 멤버 모두 열정적이에요. 팀이 오래되어서인지 호흡도 잘 맞아요. 갓세븐의 영역을 침범하고 싶지 않아요. 개인의 취향 때문에 갓세븐의 음악 스타일을 바꾸고 싶지도 않고요. 대신 솔로 활동하는 건 온전히 저만의 이야기인 거죠. 아무래도 혼자 음악을 하는 거 자체가 좀 더 어려워요. 음악이 어렵다기보다는 어쨌든 제가 해낼 역할이 큰 탓이에요. 하나부터 열까지 혼자서도 저를 잘 표현해야 한다는 게 쉽지 않네요.
갓세븐으로서의 뱀뱀,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뱀뱀, 또 <환승연애> 같은 프로그램에서의 새로운 뱀뱀의 모습이 제각기 다르다고 느꼈어요.
갓세븐 안에 있을 때 더 안심되는 건 사실이에요. 7명이 함께하는 거라 제 부족한 부분을 누군가가 가려줄 수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제가 맡은 역할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에 편해요. 그런데 혼자 활동하면 오롯이 저 혼자 모든 걸 채워야 하잖아요. 그래서 더 꼼꼼하게 준비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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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윤송이
메이크업 이은주
헤어 김태현
스타일리스트 안두호
어시스턴트 도혜수